사업을 쉽게 생각하지 마라
가을사랑
북한산 대남문에 오래 된 사찰이 있다. 그 이름은 문수사다. 등산할 때 무척 힘을 들여 올라가야 문수사를 구경할 수 있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이 절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올라갈 수 없는 절이기에 부처님을 모시고 수도정진하기에 좋은 곳이다. 나는 문수사 주지스님을 오래 지냈던 혜정 스님을 오래 동안 알고 지냈다. 많이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그 스님이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 그 후에는 문수사를 방문한 지도 오래 되었다. 지금도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어디엔가 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들뿐이다. 스님을 생각하면 인생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후 문수사에서 보살로 공양보시를 하는 분을 만났다. 그 높은 절에서 물도 있어야 하고, 전기가 있어야 하는데, 전기는 다행스럽게 아무 걱정이 없다고 한다. 다만 물이 귀해 고생을 하는 편이다. 김장을 할 때 모두 산 아래에서 싣고 올라가야 하는데, 보통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시켜 운반을 해야 한다. 쌀이고, 무와 배추 모두 밑에서 가지고 올라가야 한다. 인부를 시켜 운반을 하는데, 30킬로그램을 기준으로 한번 올려가는데 수당을 10만원 준다. 그냥 올라가기도 어려운데 그 높은 산을 30킬로그램의 짐을 지고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고생일까? 그래도 어떤 사람은 하루에 세 번이나 올라가서 수당을 30만원이나 벌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아예 60킬로그램을 한꺼번에 가지고 올라간다. 40킬로그램을 두 번 가지고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그 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일까? 헬리콥터로 실어나르면 간단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실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누구나 고생을 하지만 육체적인 고생은 직접적인 고통을 주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렵다. 그리고 잘못하면 몸이 망가진다. 허리를 다치고 관정을 다치게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육체적인 노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얼마나 현재의 환경에 감사해야 하는지 모른다.
남대문에서 오래 동안 신발 장사를 한 분이다. 요새 불경기라 신발장사가 별로 돈을 벌지 못한다고 한다. 호빵과 만두를 팔아 돈을 번 사람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돈을 버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돈이 쉽게 벌리는 법이다.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장사를 하든, 사업을 하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충분한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 경솔과 무경험은 곧 바로 망하고, 비참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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