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미국 출장을 다녀오다
사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일기는 보관하기도 간단치 않다. 블로그에 저장해 놓으니 아주 편하고, 수시로 수정 보완도 가능하다. 블로그에 시와 수필을 써보았다. 내가 블로그를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시를 쓰는 일을 완전히 중단했을지도 모른다.
2005년 4월부터는 등산을 열심히 했다. 산악회에 가입하고, 시간이 나면 서울 근교 청계산, 북한산, 검단산 등을 찾았다. 미사리 뚝방길도 자주 갔다. 그래서 걷는 일에 자신이 생겼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걸으려면 귀찮고 힘이 들었는데, 등산에 본격적인 취미를 갖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2005년 9월 25일 경주로 가서 보문관광단지를 한바퀴 돌고나서 불국사로 갔다. 토함산불국사라고 씌어 있다. 토함산이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다. 절을 둘러보았다. 관광객들이 많다. 불국사 주변에는 나무들이 아주 좋다. 입구에는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불국사는 신라 23대 법흥왕 15년에 창건되었다. 현 석조물은 경덕왕 때 김대성에 의해 조성되었다. 다보탑은 국보 20호이고, 삼층석탑은 국보 21호, 연화칠보교는 국보 22호, 청운백운교는 국보 23호, 비로자나불은 국보 26호, 아미타불은 국보 27호다. 불국사 입장권 뒷면을 보니, 법구경 글귀가 쓰여져 있다. '악한 일을 하지 말고 선한 일을 두루 행하여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 법구경 183번)‘
석굴암에 갔다. 차가 매우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그런지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는 15분 정도밖에 안걸린다. 주차장에서 석굴암에 가는 길이 경치가 참 좋았다.
2005년 10월 28일 금요일 오전 9시 반경 인천공항으로 갔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말과 달리 평일은 비교적 덜 붐빈다. 공항 서점에서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소설을 샀다.
대한항공 Lounge로 갔다. 비행기는 11시 30분경 이륙했다. 뉴욕까지는 14시간 걸린다. 예전에는 알래스카 공항을 경유하거나 로스앤젤레스에서 환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직항노선이다.
비행기 안에서 소설을 다 읽었다. 아주 재미있다. 자살을 몇 차례 시도했던 여자 주인공이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를 만나러 다니면서 느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소설에서 사형수는 끝내 사형집행을 당한다. 뉴욕까지 가면서 완전히 소설에 몰입했다. 작가와 함께 생각하고 느끼면서 14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지루함을 달랬다. 작가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옆 좌석에는 뉴욕에 사는 재미교포가 앉았다. 중국 출장을 3주간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대화를 했다. 낯선 사람과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피곤하다.
비행기 안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14시간을 혼자 앉아 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번 출장은 First Class로 가는 것이었는데, 약간 좌석이 편하다고 해서 비행시간이 고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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