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17)

 

원홍이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그러니까 영색은 대학교 1학년 말에 두 사람은 마침내 첫의식을 치루기로 했다. 보름 전에 원홍은 날짜를 잡아서 알려주었다. 그때까지 영색에게 여러 가지 준비를 하라고 했다.

 

영색 역시 몹시 긴장이 되었다. 이미 사귄 지 오래 되었고, 남자가 마음에 들고, 장차 때가 되면 결혼까지 할 약속이 되었기 때문에, 남자가 원해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은 대학교 1학년이고, 부모님들의 결혼승낙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영색은 원홍과의 순수한 관계를 영원하게 가기 위해서는 원홍의 뜻대로 처녀를 바쳐야 한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물론 그때까지 영색은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서 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들었고, 인터넷을 통해 공부도 많이 했다. 하지만 실제 경험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다소 두렵기도 했다.

 

특히 첫 번째는 심한 진통을 겪어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장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처녀막에 대해서도 연구를 했다. 첫 번째 성관계 시 파열되고, 그 때문에 약간의 출혈이 있다는 것도 정확하게 알았다.

 

영색의 입장에서는 이런 성의식에 대해 누구와 상의할 성질은 못되었다.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미리 알릴 수가 없었고, 더군다나 부모님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그러면서 영색은 원홍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들었고, 이상하게 느꼈다. 주변에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애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고 술을 마시고 모텔을 가거나 차 안에서 갑자기 행위가 이루어지거나, 남자 친구의 방에 따라갔다가 묘한 분위기에 휩쓸려 행위가 진행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식의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닌 연애 단계에서 마치 신혼여행 스케줄을 잡아놓은 것처럼 보름 전에 행사일정을 잡아놓고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영색은 워낙 원홍이 믿음직스러웠고, 독실한 크리스찬인데다가 명문대 의대생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믿고 따르기로 했다. 마침내 D-day가 다가왔다.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두 사람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 와인을 마시고, 건배를 했다. 서로의 행복을 기원했다. 그리고 작은 케이크를 잘랐다. 그런 다음 중급 호텔로 갔다.

 

모든 것을 원홍이 사전에 예약을 해놓았다. 원홍은 행사 도중 그때그때 사진을 모두 찍었다. 기념사진이었다. 장미꽃도 손에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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