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20)

 

원홍은 백미에 대한 짝사랑에 빠졌지만, 백미가 원홍을 이상하고 정신병자 취급을 하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혼자서는 백미를 끊지 못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학교 공부도 엉망이 되기 시작했다. 친한 친구인 종범과 해성과도 사이가 나빠졌다.

 

원홍은 백미를 잊을 수가 없었다.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정확하게 몰랐다. 그야말로 이상한 이끌림이었다. 온통 백미의 얼굴, , 체취, 동작, 음성에 사로잡혀 있었다.

 

주기적으로 백미를 멀리서나마 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백미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백미 집 부근과 백미의 캠퍼스를 쫓아다녔다.

 

이른바 스토커로 전락한 것이었다. 원홍은 그런 자신이 싫었다. 어떤 때는 죽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자신이 명문대 의대생으로서 왜 이렇게 추락했는지 몰랐다.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모님께도 미안했다. 하지만 아무런 해결방법이 없었다.

 

어느 날 원홍은 또 백미의 집 골목에서 백미가 귀가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시간 넘게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에서 종범과 함께 내리는 것이었다.

 

종범은 백미의 허리를 껴안고 부축하고 있었다. 백미는 완전히 술에 취한 상태였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저런 나쁜 O! 내 여자를 술에 취하게 하고, 껴안다니!’

 

갑자기 뛰어나가 종범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종범은 즉시 반격했다. 두 사람은 인정사정없이 서로 때리고 차고, 죽기살기로 싸움을 했다. 백미는 울면서 땅에 주저앉았다.

 

밖에서 소동이 벌어지자 집안에서 백미의 오빠가 뛰어나왔다. 오빠는 이 어이없는 싸움을 말린 다음, 두 사람을 집으로 끌고갔다. 백미와 종범, 원홍은 오빠 앞에서 모두 죄인이 되었다. 오빠는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백미에게 말했다.

 

이런 나쁜 인간들은 절대로 만나지 마라. 만일 앞으로 이 인간들을 만나면 너는 집에서 쫓겨날 줄 알아라.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계집애가 무슨 남자를 안다고, 그것도 두 놈이나 끼고 돌아다니냐?”

 

그리고 너희들은 친구라면서 한 여자를 놓고 할 일이 없어서 삼각관계로 결투나 하고 있냐? 이 한심한 자식들아!”

 

오빠는 너무 화가 나고, 동네에서 창피해서 그런지 피도 나고, 상처도 입은 종범과 원홍을 닦아줄 생각도 하지 않고, 곧 바로 내쫓아버렸다.

 

다만, 두 마리의 인간을 동시에 내보냈다가는 또 백미의 집 앞이 석양의 무법자두 명의 결투장이 될 것이고, 동네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해성을 먼저 내보내고, 10분 있다 원홍을 나가도록 했다.

 

법정에서도 범인과 피해자를 재판이 끝나고 동시에 나가도록 하면 법정을 나가자 마자 두 사람은 고함을 지르면서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운다.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순차로 내보내진다. 오빠는 이런 상황에서도 두뇌가 명색해서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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