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4-2)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오피스텔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었다. 물론 그 오피스텔에는 번호키뿐 아니라, 안에서 잠그는 별도 열쇠를 두 개나 추가해놓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표 회장은 인맥을 관리하기 위하여 서울 근교에 별장을 구입했다. 그곳에서 표 회장이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 사업가를 초청해서 바비큐파티를 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자 여자의 숫자를 맞추었다. 일종의 소개팅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표 회장은 별장에서 초대된 사람들의 이름이나 직업, 나이, 사는 곳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기로 했다.

 

오직 표 회장만 실명으로 밝혔다. 그리고 별장에의 초대시간은 언제나 해가 진 저녁 어두울 때로 했고, 별장 안에서의 모든 조명은 매우 어둡게 해서, 사람들을 정확하게 알아보기 어렵게 했다.

 

처음에는 별장 안의 밀실에서 남녀 간의 애정행위를 허용했으나, 좋지 않은 소문이 날까 봐 그 후에는 별장에서 조금 떨어진 모텔과 계약을 체결해서 별장에서 파티를 여는 날 저녁에는 밤 9시부터 12시까지는 다른 손님은 일체 받지 않도록 하고 전속사용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 손님들은 철저한 보안이 유지된 상태에서 파트너와 모텔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갔다.

 

표 회장은 이곳에서 만난 파트너에 대해서는 상호 간에 핸드폰도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못하도록 했다. 별장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들은 핸드폰과 지갑을 표 회장 관리인에게 보관하여야 했다. 수첩이나 필기구도 소지할 수 없었다.

 

특이한 것은 별장에는 그 어디에도 거울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별장은 사방을 높은 담으로 둘렀다. 그 담 위에는 또 철조망까지 쳐놓았다.

 

별장 출입문을 들어서면 문 바로 앞에 커다란 나무 몇 그루가 있고, 그 밑으로 지하통로를 만들어놓았다.

 

외부에서 초대된 손님들은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곧 바로 지하통로로 별장 안 지하실로 들어가기 때문에 신원노출이 되지 않았다.

 

손님들은 지하실에서 특별히 준비된 복장으로 갈아입고, 가슴에 번호표를 달았다. 남자는 청색, 여자는 분홍색의 번호표를 달고, 그곳에서 사전에 맞추어진 파트너가 같은 번호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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