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
바닷가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출렁이는 물결 때문에
우리는 살아있음을 덩달아 느낀다.
바다 속에 있는 물고기는 볼 수 없다.
오직 갈매기만 보인다.
영원 앞에서
너무 짧은 시간 속에
너와 내가 있다.
존재는 오직 의식해야 인식된다.
멍한 상태에서
조개들의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사랑은 언제나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간다.
남겨진 것은 파도가 할퀴고 간
모래 위의 주름들
삶의 애환이 모든 틈새를 채운다.
바다 위로 둥근 달이 떴다.
달빛에 젖은 두 마음이
꼬옥 껴안은 채
술을 마신다.
<바다를 보며 사랑을 찾는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했다. 사랑 때문에 아팠다.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래도 사랑은 떠나지 않았다. 떠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갈매기 한 마리가 고독을 물고 높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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