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게슈탈트 심리치료> 해설 (21)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사는 여자가 어린 딸을 데리고 열심히 살고 있다가 어는 날 다른 남자와 연애에 빠진다.
그 여자와 어린 딸 사이의 특별한 융합관계는 깨지게 되고, 어머니는 딸이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딸은 어머니와의 융합관계의 변화, 또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상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어머니를 원망하거나 어머니가 싫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융합(confluence)이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간에 차이가 없다고 느끼도록 묵시적으로 합의하는 현상을 가르킨다.
이러한 융합상태도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유기체인 인간이 대상과 접촉하는 경계에서 겪는 <접촉경계 혼란>의 한 가지 형태로 본다.
융합은 두 사람 사이에서 나타난다. 그것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아주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족 같은 관계> <사랑하는 사이>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너>도 행복하게 느껴야 하고, 아니, 느낄 것으로 믿고, 실제로 그런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고통을 겪거나 불행해지면, <너>도 당연히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느끼게 되는 관계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융합상태에 있는 사람은 내면적으로 독립한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며,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지하는 문제가 있다.
부부 사이나 연인 사이에 이와 같은 묵시적인 암묵적인 합의가 내면적으로 존재한다. 이와 같은 합의는 <명시적>인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두 사람 모두 이를 잊어버리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거나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묵시적인 합의> <암묵적인 약속>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어떤 혼란상태를 야기시킨다.
두 사람 사이의 융합관계에 위협적인 상황이 닥치면,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한 죄책감이나 짜증,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
펄스는 융합관계가 위태롭게 될 때,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흔들리도 도전을 받을 때, 나타나는 <짜증이나 불평, 불만>은 융합관계를 위반하거나 깨뜨린 사람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타내는 감정이라고 한다.
이에 반하여 융합관계를 고의 또는 과실로 깨뜨린 사람은 상대방에 대하여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이러한 <융합> 때문에 개인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두 사람 사이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지 못함으로써 혼란에 빠지고 개인의 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결국 중대한 <미해결과제>를 내면에 쌓아두고 살아가야만 한다.
융합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두 사람 사이는 항상 아무런 변화가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만들어놓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서로가 대화를 통하거나 상의를 해서 의견을 조율하거나 문제를 해결한 역량이 부족하게 된다.
두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사람 사이의 원래의 융합관계 또는 융합상태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두 사람 사이의 융합관계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세계로 도피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융합관계가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고, 지나치게 강력하거나 비정상적인 경우에는 융합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자신감을 상실한다. 또한 융합관계에서 벗어나 혼자 있는 것은 불안하기 때문에 개인은 자신의 주관과 주체성을 포기하고 상대방에 의존하고, 상대에 흡수 동화되려고 한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경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필요하다. 아무런 경계가 없이, 두 사람 사이가 완전히 융합되어 있으면, 좋을 때는 좋지만 관계가 흔들릴 때, 어떠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두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혼란상태에 빠지면, 각자 죄책감을 느끼거나 상대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계속하고 짜증을 낸다. 유기체인 인간의 접촉경계혼란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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