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0)

남편을 복상사로 잃은 영순(63세, 가명)은 시간이 가면서 세상이 몹시 허망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인생은 대단히 짧고, 그 짧은 인생 연애도 못하고, 자식 때문에 속이나 썩으면서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음식 잘하는 식당이나 다니고, 분위기 좋은 커피숍이나 다니고 있던 중에 공철을 만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던 것이다.

공철이 영순과 연애를 한 것은 공철이 35살 때였다. 무려 28살이나 차이가 나는 남자와 여자가 연애를 했던 것이다. 공철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력이 좋았다. 나이 든 여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두 사람은 그래서 자주 만나 잠자리를 했다. 공철이 영순과 연애를 한 것은 영순의 돈을 보고 한 것은 아니었다. 공철은 영순이 비록 나이는 많았지만, 남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공철이 잠자리를 하고 골아떨어지면, 영순은 잠을 자지 않고 앉아서 공철의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었다. 그런 영순의 자상함과 따뜻함에 공철은 감동을 받았다.

진정으로 공철을 위해주고, 걱정하고, 이해해주는 여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공철은 영순이 나이 든 여자로서 공철과의 성관계에 탐닉하는 것을 보고 영순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더 많은 시간 헬스장에 가서 체력단련을 했다.

더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헤어스타일이며, 옷패션에도 신경 쓰고 향수도 프랑스 향수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영순의 핸드폰에서 어떤 남자가 보낸 이상한 문자를 보게되었다. ‘왜, 요새는 전화를 제때 받지 않아?’라는 문자였다.

공철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영순을 만나 사실대로 이야기하라고 다구쳤다. 영순은 갑자기 당황하면서 모르는 사람이 잘못 보낸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공철은 영순을 뺨을 때렸다. 너무 잘못 때려서 영순의 왼쪽 고막이 파열되었다. 몇 대를 더 때렸다. 영순의 코에서 피가 터졌다. 얼굴에 멍도 들고, 영순이 악을 쓰고 달려들자, 공철은 그 자리를 피했다.

일주일 동안이나 서로 일체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이런 관계가 되자 영순이 더 견딜 수 없었다. 공철은 영순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에 만났던 일식당 종업원으로 같이 일하던 30살 먹은 젊은 여자와 정사를 벌이는 사진을 찍어서 영순의 핸드폰으로 보냈다.

영순은 그 사진을 보고 돌아버렸다. ‘아~ 이 젊은 놈이 나를 완전히 가지고 놀았구나! 절대로 가만 둘 수 없다.’ 영순은 일단 공철에서 문자를 보냈다. ‘빨리 그 여자를 정리하고,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공철은 공철 나름대로 영순이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러한 문자를 무시했다. 그러면서 다른 젊은 여자들과 연애를 하러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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