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3-10

명훈은 은영이 울면서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정말 내가 재수 없이 악질을 만났구나! 큰일 났네! 영숙이도 잃어버리게 생겼어. 아빠도 난리를 칠 거고. 이걸 어쩌지?’

그러면서 겉으로는 은영을 생각해주는 척 은영의 어깨에 손을 댔다. 순간 은영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은영은 이 상황에서도 명훈이 자신의 어께에 손을 대주니 고맙고 행복했다. ‘역시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고 있어. 안 그러겠어? 애 아빤데.’

그런데 명훈은 전혀 달랐다. 은영에 대한 애정은 이미 끝났고, 오직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인지에만 골몰하고 있었다.

“빨리 산부인과에 가서 애를 떼자. 내일 같이 가. 돈은 내가 낼게. 그리고 몸보신하게 200만 원 줄게. 요샌 나도 돈이 별로 없어.”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명자가 갑자기 명훈의 뺨을 연거푸 세게 쳤다. 그리고 주먹으로 명훈의 복부를 강타했다. 태권도로 다져진 주먹이라 벽돌 같았다.

명훈은 고꾸라졌다. 명자가 발로 몇 번 짓밟았다. 명훈은 명자의 위력을 느끼고 전혀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잘못 대항했다가는 2대 독자가 집안의 대를 끊어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훈은 이런 상황에서도 여자로부터 받는 수모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애를 지우지 않고 있는 은영이 미친 여자로 보였다. ‘정말 잘못 걸렸어. 어떻게 하려고 이럴까? 만일 애를 지우지 않고 끝내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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