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소나타
달빛이 비취는 백색 건반 위에서
너의 가냘픈 손길이 펼쳐진다
우리는 눈을 감고
선율을 따라 가을여행을 한다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에서 정지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일까
너의 몸짓으로
내 가슴은 찢어지고
너의 침묵으로
내 청춘은 산산조각이 났으니
하여 사랑은 불꽃이어라
얼음같은 눈꽃이어라
강물에 잠겼던 달이
아주 선명한 빛으로 떠오른다
차가운 눈물을 떨어뜨리며
내 가슴을 쥐어짜는 소리
지금 이 시간
사랑은 차라리 침묵이어야 한다
네가 없는 빈자리에
물안개가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