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9)
선희는 직장 상사의 딸을 낳은 다음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면서 혼자
살았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아이를 키우는 맛에 다른 데 신경을 쓰지 않았다
.
직장 생활도 하지 않고, 아이 아빠가 주는 생활비와 양육비를 가지고 비교적
넉넉한 생활을 하면서 지냈다. 처음에는 선희 부모님은 선희가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 먹은 사장 아이를 낳고 말하자면 첩생활을 하는 것을 보
고 속이 상해 난리를 쳤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결국 지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선희가 알아서 하라
고 하고 손을 뗐다.
그러나 선희 고등학교 친구들이 나이 먹어도 결혼하지 못하고 혼자 살고 있
는 것을 보든가, 아니면 일찍 좋은 남자 만난 신났다고 하면서 결혼식을 화
려하게 하고 내노라 하고 잘 살던 여자 아이들이 아이 낳고 몇 년 지나지 않
아서 이혼하고 나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그 중에는 이혼하면서 남편이 돈이 없어서 돈 한푼 받지 못하고 몸만 쫓겨나
오기도 했다.
어떤 친구는 건달과 결혼해서 독한 성병만 남편에게서 옮고 남편이 바람핀다
고 바가지 긁었다가 가정폭력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고, 고막이 파열되고, 친
정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 친구들을 생각하면 선희는 천만다행이었다. 아이 아빠는 그래도 재력도
있고 사회적 능력도 있었고, 특히 여자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심이 있었다.
비록 기혼자라 결혼은 하지 못해도 선희가 아이와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
와주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다음 선희는 이런 식으로 살아봐야 남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정보회사를 통해서 남자들을 만났다. 선희
는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결혼정보회사를 통해야 남자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돈을 내고 상대를 소개받았다.
남자들은 여자를 만날 때 너무 많은 것을 따지고 있었다. 우선 외모를 많이
따졌다. 그 다음 사회적 능력을 따졌다.
직업이 있는지, 돈을 있는지를 따졌다. 말로는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오직
인간성만 보고, 성격만 본다고 해놓고 막상 실전에 들어가서는 외모와 능력
만을 따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희는 여러 남자들을 만나면서 실망하고 남녀간의 진정한 사랑은 없
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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