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41)
명훈 아빠는 파김치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공황상태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검찰에 의해서 구속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변호사도 특별한 대책을 세워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상대방과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일체 연락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명태주식회사 사장도 전혀 협조를 하지 않고 있고, 뇌물 혐의를 받는 시청 공무원에 대한 조사도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검찰의 특별수사를 받을 때 피의자로서 가장 난감한 것이 공범과 말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에서는 나중에 공범 상호간에 말을 맞추려고 했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뇌물사건에 있어서는 그렇다.
요새는 사람들이 많이 약아져서 뇌물이나 부정한 돈을 주고 받을 때 은행계좌이체를 하지 않는다. 수표도 주지 않는다. 그것은 나중에 명확한 증거가 잡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세상 물정이 어둡거나 뇌물 받아먹는데 심취해 있어 뇌물사건수사나 재판에 관한 신문기사를 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여전히 수표를 받거나 서로 만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은행계좌이체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거액의 상품권을 받아 사용하면서 백화점 고객 장부에 사용내역이 기재된 것 때문에 뇌물죄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검찰에서 특별수사를 통해 공무원이나 뇌물을 준 업자의 장부나 은행계좌, 전화통화내역 등을 샅샅이 뒤지면 어떤 형태로든 증거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뇌물사건이나 배임수재사건 등의 수사에 있어서 검찰은 당사자 쌍방 간에 증거를 인멸하거나 말을 맞추어 범죄를 부인하는 상황을 예상하고 이를 추적하는 것이다.
회사 비자금을 5억원 만들어 사용했다는 부분도 검찰에서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속이 무서워서 도망갈 수도 없다.
도주하면 곧 바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위험이 있다. 증거를 인멸한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주 외국으로 피해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러면 회사는 부도난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 사건 수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밤에 잠도 못자고, 혼자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자신은 구속되어 징역을 몇 년 살고, 회사는 부도나고, 신문에 나면 명예는 추락한다. 앞으로 관청 일은 더 이상 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이 너무 허망하게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었다.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운명> 소설 쓰기 (0) | 2020.11.24 |
---|---|
작은 운명 (42) (0) | 2020.11.23 |
작은 운명 (79) (0) | 2020.11.20 |
작은 운명 (78) (0) | 2020.11.20 |
작은 운명 (40) (0) | 2020.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