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의 사랑학 (4)>

변심(變心)이란 애정관계의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관계가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심리적 변화에 의해서 관계가 단절되거나 애정이 상실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이란 살아 있는 유기체다. 사랑은 남자와 여자의 정신적 교감에 의해서 배태된다. 이러한 태아기간을 거쳐 하나의 생명체로서 출발한다. 이것이 사랑의 탄생과정이다.

큐피드의 화살에 맞아 서로가 어쩔 수 없이 사랑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한쪽의 적극적인 노력과 구애의 표시에 대해 상대방이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이는 부작위(不作爲)로써 사랑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사랑이 태어난 이후 서로가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이와 같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은 남녀 간의 조화를 전제로 해서 서로가 좋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감 없이 진행된다.

이때 두 사람은 애정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사랑의 아름다운 측면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 기간 동안이다.

사랑에 빠질 때, 그리고 사랑을 이루어 나갈 때 두 사람은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서로가 서로를 보충하면서 합일화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위대한 힘(power)을 인식하게 된다. 외롭고 험한 세상에 서로가 다리가 되어 준다.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낯선 세계에서 영원한 타자가 되어 항상 태아 속의 존재, ‘즉자적 존재(卽自的 存在)’로 회귀하고자 하는 무의식은 사랑의 상대를 만나 그에 준하는 무의식에 빠지게 된다. 그럼으로써 평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생명과 같은 가치를 갖게 되고, 최소한 자신의 생명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때문에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을 생명과 동가치로 인식하기도 한다. 사랑 때문에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행동은 바로 이런 점에서 이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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