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의 사랑학 (5)>
그러나 사랑은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된다. 사랑을 하려면 많은 긴장이 필요한 데 사람은 누구나 오랜 시간 같은 강도로 긴장을 유지할 수 없다. 주기적으로 긴장을 해소가 되며 완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우선적으로 적응하려고 노력을 하다 보면 사람의 존재와 가치는 초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인식되고 그 중요성은 만성화되어 현저하게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것이 사랑의 공범이론이다. 필요적 공범인 사랑은 바로 공범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나타나는 역할의 분담, 책임의 공유, 내부적 관계의 불완전성 등등을 필연적으로 겪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항상 변화될 가능성이 있고, 서로가 변하기 때문에 관계는 수시로 변경되어야 한다.
게다가 애정관계는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특수한 합일체의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된다. 서로의 자존심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도 안 되는 특수한 관계이다.
애정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제3자가 그 관계에 끼어드는 것이다. 외부의 적인 제3자에 의해 애정의 성(城)은 갑자기 붕괴되거나 서서히 함락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면 안 되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당사자는 극도의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본래의 애정관계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다.
어쨌든 애정관계가 어느 한쪽의 변화로 인해 깨어지는 경우 양 당사자의 입장은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사랑학에서 이런 경우 먼저 깬 사람을 변심의 가해자로, 그 상대방을 변심의 피해자로 분류한다.
피해자는 대단한 심리적 충격을 받고 현실적인 고통을 받게 된다. 그에 비해 가해자의 입장은 다르다.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한 책임감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서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마음이 맞아야 하는 것이고, 시간이 가면 변할 수 있다는 논리를 고집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면서, 애정 없이 계속 관계를 끌고 나갈 수 없고, 그렇게 해야 나중에 서로가 후회하고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건 궤변은 아니다. 매우 진실에 가까운 말이지만, 그 본질은 사랑에 대한 무책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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