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80)

이번 시장 선거는 초반부터 매우 뜨거웠다. 기존에 시장을 하던 사람은 삼선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막판에 정당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me too에 연루되어 물의를 일으켰다. 시장으로 있을 때 유부녀인 시청 과장과 사이에 스캔들이 루머로 확산되었다.

그 유부녀 과장의 남편이 지역 언론에 폭로했다. 그 유부녀 과장은 남편과 사이가 나빠 별거하고 있었는데, 시장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자주 만나게 되고, 가깝게 지내자 남편이 의심을 하고 시장실에 찾아가 행패도 부렸던 모양이다.

시장과 유부녀 과장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었지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시내 모텔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일요일 오후 시간에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시장과 과장의 수상한 만남에 대해서는 김민첩 사장이 늘 하던대로의 추적감시망에 걸려서 입수된 것이고, 이 사진은 김 사장이 돈을 받고, 그 유부녀 과장의 남편과 시장 부인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그러자 유부녀 과장의 남편이 이 사진을 가지고 시장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려고 하였지만, 시장은 아무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장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 돈을 주게 되면 더욱 불륜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돈을 줄 수도 없었다.

시장 부인의 입장에서는 비록 그런 불륜이 사실이라고 해도, 늙은 시장이 부인과 평소 관계도 하지 않고 지내고 시장으로 당선이 되어 돈만 벌어오고 자신은 시장 부인으로서 폼을 잡고 살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자 적극적으로 시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시장 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남편은 결혼한 다음부터 지금까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사실은 전혀 없다, 오직 부인과 일밖에 모른다. 자신은 남편을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남편의 결백을 주장했다.

유부녀 과장도 시장과는 업무상 만난 것이고, 교회일을 상의한 것일뿐 남녀관계는 전혀 아니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런 스캔들은 선거판에서 상대 라이벌에게 교묘하고 무자비하게 악용되었다.

연일 지역 언론에서 난리를 쳤고, 그 때문에 마침내 현 시장은 소속 정당의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시장은 물론 유부녀 과장과는 깊은 관계에 있지 않았지만, 평소에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과 연애를 했다.

원래 시장이 되기 전에 그 지역에서 건설회사 사장으로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고급 술집의 젊은 마담은 늘 사장의 애인이었다. 사장은 본인의 건설회사에서 짓는 오피스텔 몇 개를 회사 이름으로 해놓고, 마음에 드는 애인으로 하여금 공짜로 살게 해주었다.

그러다가 그 애인과 헤어지면 자연스럽게 회사 직원을 시켜 오피스텔을 명도받았다. 새 애인에게 다시 그 오피스텔을 사용하게 해주었다. 가구도 다 셋팅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자는 그냥 몸만 들어가면 되었다. 아주 편리했다.

오피스텔 전기료와 관리비 역시 모두 회사에서 자동이체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핸드폰도 회사 명의로 해서 애인으로 근무하는 동안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애인과의 조건은 ‘절대로 끝까지 달라붙지 않는다. 임신은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생활은 각자 한다. 사장의 가정은 지킨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장이 63세가 되도록 이런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연애조건을 크게 위반한 여자는 그 지역에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재수 없게 나이 들고 얼굴도 별로이며, 아무 관계도 없는 유부녀 과장과 억울한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고, 망신만 당했다. 그것이 너무 억울했다.

그 때문에 영광스러운 민선 시장 3선의 고지 바로 앞에서 처참하게 미끄러지고 말았다. 또한 그 지역에서 자신의 여자 실력을 잘 모르는 일반 대중은 시장의 여자보는 눈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줄 알고 실망할 것이 걱정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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