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93)
미경은 강교수에게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했다. 좋지 않은 이야기는 모두 빼고, 그냥 평범한 이야기, 열심히 살아온 이야기, 현재 최고경영자과정 다니면서 느끼는 보람 같은 이야기만 했다. 이혼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강교수를 존경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강교수는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미경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었다. 그리고 술이 너무 과한 것 같으니, 그만 집에 가라고 했다. 그리고 대리기사를 불렀다.
강교수는 자상하게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미경의 차에 같이 타고 미경의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주었다. 미경이 차 안에서 술 때문에 강교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도 강교수는 가만히 받아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강교수는 미경에게 가끔 전화를 해서 시간이 되면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어떤 때는 휴일에 강교수 차로 드라이브도 나갔다. 강교수의 매너는 너무 깨끗했다.
미경은 이처럼 지적인 남자는 처음 만나는 것이었으므로 곧 자신의 마음을 주고, 몸을 주었다. 강교수가 미경과 가까워진 이유는 미경에게 매우 독특한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미경과 대화를 해보면, 그녀의 솔직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미경은 지금까지 남자를 전혀 모르고 살아온 여자같이 강교수에게 느껴졌다. 강교수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여자들과 연애를 해보았지만, 미경처럼 속궁합이 잘 맞는 여자도 드물었다. 그래서 강교수는 더욱 많은 시간을 미경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강교수를 찾아왔다.
“당신은 교수로서 어떻게 남의 애인을 빼앗아 가로챘는가? 가만 두지 않겠다. 지금 당장 각서를 써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그렇지 않으면 학교를 찾아가서 개망신을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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