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것일까

지금은 저녁 시간이야
밤이 깊어가고 있어
어디선가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
그 선율에 나를 실어보냈어

술에 취해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아
너의 이름도
너의 미소도
모르겠어
나 자신도 모르겠어

우리가 사랑했던 것일까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
같이 걸었던 남산 길
같이 울었던 그 술집
모두 희미해지고 있어
아무 기억도 남은 게 없어

다시 태어나도
너를 선택하진 않을 거야
너무 아프니까
너무 힘들었으니까

이젠 혼자야
밤이 깊어가고 있어
커피도 식었고
달도 기울었어

네가 남긴 건 이거야
한 때 나를 사랑했다는 거
내게 의지했다는 거
그것 밖에 없어

이젠 떠나도 돼
이젠 사라져도 괜찮아
나는 홀로 설 수 있어
네가 없어도
네가 남긴 그림자만 붙잡으면 돼

걱정하지 마
너를 사랑했던 건
너 때문이 아냐
내가 살기 위해서였어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였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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