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참 인생을 시작하는 나이였다. 취직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젊은 꿈이 있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차를 운전하고 교차로를 지나게 되었다. 그는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속도를 줄이고, 지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신호를 위반한 택시가 좌측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들이닥쳤다. 그는 그 택시와 부딛혔다. 그리고 차를 세우려고 오른 쪽으로 붙였는데, 세운 다음에 보니 택시는 없는 상태였다. 그는 부근에 있는 경찰서로 갔다. 그러다가 나중에 택시가 나타났고, 그는 뺑소니로 몰렸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그는 억울하다고 주장했으나, 택시 기사와 그 택시에 탔던 승객의 진술, 그리고 목격자라고 하는 화물차 기사의 진술에 의해 완전히 일방적이 신호위반을 했고, 사고가 난 후 즉시 정차해서 피해자들을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
현장조사과정에서도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극구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자신의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진입했으며, 사고후 현장을 이탈했다는 자백을 했다. 그리고 그는 긴급체포되었다. 그래서 구속되었다.
그는 택시 기사와 승객에게 700만원을 물어주고 합의했다. 그리고 변호사를 선임한 후 1심재판에서 벌금으로 석방되었다. 다시 변호사를 선임해서 항소했으나 항소기각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을 상고했다.
그는 결단코 자신은 신호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다. 택시 기사가 신호를 위반했으며, 택시 승객이라는 사람도 조작된 증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화물차 기사도 실제 목격한 사실이 없는데 꾸민 증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입증이 어려웠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법은 어디까지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그는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신호위반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엄연한 피해자다. 피해를 당한 사람이 거꾸로 범인으로 몰려 처벌을 받고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보았다면, 그는 평생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겠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나는 그의 결백을 밝히는데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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