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에서 너는 멀리서 오고 있다. 기차소리가 들린다. ‘봄비’ 노래도 들린다. 물안개 피는 호수에서 너를 맞으러 나간다. 백조 한 마리가 떠있다. 사랑을 입에 물고 물가로 다가온다. 잔잔한 물결이 너의 미소 같다. 너는 밤새 달려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동안 흘렸던 눈물을 말리러왔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깊이 박혔을까? 떠오르는 해 앞에서 삶의 가시를 빼내어 동해 바다에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