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5-6

‘2017년 12월 3일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명동성당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참석했다. 추기경은 낙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끔찍한 폭력이자 일종의 살인행위라고 말했다.’

TV기자가 보도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은영은 정말 낙태를 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가졌다.

‘낙태는 살인이다. 내가 돈을 받고 낙태를 하면 살인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은영은 친구들에게 말했다. “절대로 낙태는 없어.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를 거야. 명훈씨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아.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은영과 헤어지고 나서 정자는 곧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성균을 만났다. 성균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싸움을 잘해 깡패생활을 했다. 그렇다고 아주 큰 폭력조직에 속한 것은 아니었다.

운동을 잘 하고 체격이 크고 인상이 험상궂게 생겼다. 그래서 감방에도 한 번 갔다 왔다. 다행이 돈 많은 이혼녀를 만나서 애인으로 만들었고, 그 여자의 돈으로 노래방을 차려서 지금은 제법 살만해졌다. 정자와 한때 연애를 했었는데, 정자가 마음 잡고 결혼하자, 진정으로 정자가 잘 살기를 바랬다.

정말 의리 있고, 멋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정자가 결혼생활에서도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만나서 술을 사주면서 위로해주고, 참고 살라고 도닥거려주었다. 정자는 성균에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박기사의 건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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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5-5

은영은 고민이 많아졌다. 일단 현재의 모든 상황을 명자와 정자를 만나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상의했다. 정자에게도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 박기사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하는 수 없어. 박기사를 상대하지 말고, 직접 명훈 아빠 회사를 찾아가서 난리를 피도록 해. 아니면 명훈 엄마 약국에 가서 난리를 펴. 결혼시켜 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낙태할 테니까 3억 원을 달라고 해. 빨리 결판을 져야 해. 이제 6개월이 다 되니까.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결혼은 절대로 할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냥 돈을 받고 수술하는 게 좋겠어.”

“아니 그 박기사가 그렇게 나쁜 인간이 되었어! 그냥 둘 수가 없네. 나한테까지 해코지를 하려고 한다는 거지. 좋았어. 내가 손을 볼테니까 연락처를 줘. 은영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를 낳아.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 돼. 명훈네 돈이 많다면서.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돼. 그리고 남자란 일단 아이를 낳으면 완전히 달라져.”

은영은 두 친구와 이야기를 해도 아무런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식당에서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식사를 하는 젊은 부부가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는 인형처럼 귀여웠다.

은영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우리 아이도 저 애처럼 이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울 거야.’ 그러면서 아이를 낳아야지, 도저히 낙태를 해서 죽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서 켜놓은 TV에서는 마침 낙태죄폐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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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5-8

“제가 잘못했어요. 형님! 살려주세요. 안 그럴게요. 은영씨 사건에서 손을 뗄게요.”

“너 같은 X은 죽어야 해. 인간쓰레기야. 왜 사냐? 그만 살 수 없어. 이 나쁜 XX야!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몰라서 그래. 옛날 같으면 너는 사시미칼로 손을 봤을 거야. 지금은 내가 마음 잡고 조용히 살아서 그래. 근데 아무리 나쁜 인간이라도 왜 하필 돈 없고, 불쌍한 여자 아이들만 상대로 돈을 뜯어내려고 그러냐? 돈 있는 인간들한테 뜯어내지 않고, 은영은 정말 불쌍한 아이야. 이 나쁜 XX야!”

성균은 무릅을 끓고 아파서 신음하는 박기사를 훈계하다가 갑자기 또 정의감이 솟구쳐오르자 구두발로 무릅을 짓밟았다. 그리고 주먹으로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박기사의 눈에서 불이 났다.

또 손날을 세워 목을 내리쳤다. 목이 휘청거렸다. 박기사는 땅에 머리를 바고 엎드렸다. 오늘이 제삿날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임자를 만났다.

“너 마음대로 해. 지금 가서 경찰에 신고를 하든가, 아니면 은영을 만나 사과를 하든가. 알았지? 그리고 이건 은영이 나에게 시킨 건 아냐. 나는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손바닥처럼 다 알 수 있어. 너에 대해서는 사실 한달 전부터 내가 뒷조사를 하고 있었어. 알았지? 이 쓰레기야.”

성균은 분이 풀리지 않아서 침을 박기사 얼굴에 몇 번 뱉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박기사는 무척 아팠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입장은 아니었다.

박기사는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며칠 동안 출근을 하지 못했다. 사장에게는 핑계를 댔다. 갑자기 지독한 감기 몸살이 들어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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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5-7

“박기사는 내 애인이었는데, 내 친구인 은영을 강간하고, 그래서 나와 헤어졌어. 그런데 그 후 은영이 아이를 가졌는데, 그 아이 아빠인 명훈네 집에서 박기사가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어. 그러면서 가운데서 은영의 약점을 잡고, 주인집에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고, 은영에게는 1억 원 중 절반만 준다는 거야. 그리고 은영을 만나 나에 대해서도 해코지를 하려고 한 대. 정말 나쁜 인간이야. 그렇다고 내가 만나면 나도 피해를 보게 돼.”

“응. 알았어. 정자야. 걱정하지 마. 내가 처리해 줄게.”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 성균은 박기사를 만났다. 그러면서 자신은 은영이 친척이라고 소개했다.

“내가 은영을 보호해야 하니까. 당신은 빠져. 알았지!”

“뭐라고! 내가 누군지 알고 당신이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그러면 당신이 은영이를 강간한 것을 내가 고소하도록 할 거야. 그리고 당신 사장을 만나서 내가 당신 비행을 알릴 거고.”

“마음대로 해. 나는 이미 감방도 갔다왔고, 아무 것도 잃을 게 없는 사람이야. 당신도 나를 협박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거고.”

“나도 감방 갔다왔어. 감방 갔다온 게 무슨 훈장받은 거냐? 좋은 말로 할 때 들어. 신상에 좋을 거야.”

성균은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같아 커피숍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박기사가 성균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먼저 공격을 당하자 성균의 본성이 드러났다. 곧 평소 익힌 무술로 박기사를 때렸다.

박기사는 싸움에는 약했다. 성균을 당할 수 없었다.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박기사는 무릅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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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는 살인이다. 내가 돈을 받고 낙태를 하면 살인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은영은 친구들에게 말했다. “절대로 낙태는 없어. 아이를 낳아서 잘 기를 거야. 명훈씨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아.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은영과 헤어지고 나서 정자는 곧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성균을 만났다. 성균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싸움을 잘해 깡패생활을 했다. 그렇다고 아주 큰 폭력조직에 속한 것은 아니었다.

운동을 잘 하고 체격이 크고 인상이 험상궂게 생겼다. 그래서 감방에도 한 번 갔다 왔다. 다행이 돈 많은 이혼녀를 만나서 애인으로 만들었고, 그 여자의 돈으로 노래방을 차려서 지금은 제법 살만해졌다. 정자와 한때 연애를 했었는데, 정자가 마음 잡고 결혼하자, 진정으로 정자가 잘 살기를 바랬다.

정말 의리 있고, 멋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정자가 결혼생활에서도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만나서 술을 사주면서 위로해주고, 참고 살라고 도닥거려주었다. 정자는 성균에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박기사의 건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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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어. 박기사를 상대하지 말고, 직접 명훈 아빠 회사를 찾아가서 난리를 피도록 해. 아니면 명훈 엄마 약국에 가서 난리를 펴. 결혼시켜 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낙태할 테니까 3억 원을 달라고 해. 빨리 결판을 져야 해. 이제 6개월이 다 되니까.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어.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결혼은 절대로 할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냥 돈을 받고 수술하는 게 좋겠어.”

“아니 그 박기사가 그렇게 나쁜 인간이 되었어! 그냥 둘 수가 없네. 나한테까지 해코지를 하려고 한다는 거지. 좋았어. 내가 손을 볼테니까 연락처를 줘. 은영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를 낳아.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 돼. 명훈네 돈이 많다면서.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돼. 그리고 남자란 일단 아이를 낳으면 완전히 달라져.”

은영은 두 친구와 이야기를 해도 아무런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식당에서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식사를 하는 젊은 부부가 아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는 인형처럼 귀여웠다.

은영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우리 아이도 저 애처럼 이쁘고 사랑스럽고 귀여울 거야.’ 그러면서 아이를 낳아야지, 도저히 낙태를 해서 죽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서 켜놓은 TV에서는 마침 낙태죄폐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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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4

 

“글세 그게 통할까?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한다고 공갈죄로 고소하지 않을까? 아니면 집 앞에 가서 일인시위를 할까? 아빠 사무실에 찾아가서 피켓 들고 서 있을가? 엄마 약국에 가서 드러누울까?”

 

“아냐 일단 기다려 봐. 곧 무슨 연락이 올 거야. 그 남자 집안이 막 사는 사람들이아니니까.”

 

명훈 엄마는 명훈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한심했다. 그리고 그 여자들이 너무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40살이나 처먹은 주부가 어린 애들 노는 이태원 클럽에 가서 22살 된 어린 아이와 같이 모텔에 갈 수 있냐? 처음부터 계획적인 꽃뱀이 틀림 없어. 그리고 하지도 않았다는데 그냥 가면 되지 친구를 불러서 때리고 강압적으로 각서를 받는 건 정말 악질이야. 근데 경찰에 신고하면 어떻게 될까?’

 

명훈 엄마는 지금 상황이 아빠 사무실에 압수수색이 들어왔고, 곧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아빠에게 이 이야기까지 할 처지가 못 되었다. 아빠가 불쌍했다. 그래서 명훈 엄마는 혼자 해결하려고 개인적으로 아는 여자 변호사를 만났다.

 

“우리 아이가 꽃뱀에게 걸렸어요. 어떻게 하지요?”

“큰일 났네요. 빨리 합의해야 해요. 고소를 하면 구속될 수도 있고, 집행유예라도 받으면 성폭력범죄 전과자가 되어 골치 아파요.”

 

“아이는 술에 취해 어떻게 모텔에 갔는지도 모른다고 해요. 그리고 폭력을 행사한 것도 없고요. 실제 성교도 하지 못했대요. 그런데 이 여자가 밖으로 끌고 나와서 친구와 함께 억압으로 강요해서 사실확인서를 써주고 왔대요. 그 사실학인서는 부르는대로 썼는데 지금 그 여자가 가지고 가서 아이는 어떤 내용을 썼는지 잘 기억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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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이야기

 

처음에는 가볍게 몇 가지 사건에 관해 쓰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해놓고 보니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사랑의 모진 운명>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그런 사건들을 소재로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당사자들은 어떤 심리상태에 있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상대와 싸우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나 자신 글을 쓰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아! 정말 사람이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법이란 이렇게 불완전하며 위험한 제도며 도구구나!’ ‘사람이 나쁘게 마음 먹으면 이렇게까지 악할 수 있구나.’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렇게 당하게 된다.’ 등등...

 

검사생활을 16년이나 하고 변호사생활을 오래 하고 있는 나도 이렇게 느낄 정도니 일반 사람들은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가상의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비추고 있는 거울과 같다.

 

글 중에 나오는 많은 나쁜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 욕을 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 그렇게 될 수 있고, 특히 자녀들은 그런 악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이 언제나 있다.

 

그러므로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약간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러한 글에 대해 좋은 의견이 있는 분들은 가끔 댓글에 의견을 달아주시면 고맙고, 소설을 쓰는 데 반영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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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3-26

“알았어요. 내가 명훈이와 상의해서 알려줄게요.”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영과 명자는 불편한 자리였지만, 워낙 고급스러운 호텔 일식당에서 최고급 사시미와 사케를 먹고 좋은 대접을 받아 기분은 좋았다.

“차 안가지고 왔지요? 내 차로 모시도록 할 게요. 나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여기 좀 더 있다가 갈 게요.”

“아니예요. 저희들끼리 가겠습니다.”

“아니 타세요. 나는 어차피 여기 더 있어야 하니까. 우리 기사가 모셔다 드리도록 할 게요.”

곧 벤츠 차량이 왔고, 은영과 명자는 거의 강제로 떠밀리다시피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차는 출발했고, 명훈 엄마는 손을 흔들고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술에 많이 취했는데, 누구를 또 만난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양복을 깔끔하게 입은 기사가 물었다.

“강남역으로 가주세요. 고맙습니다.”

기사는 친절하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런데 이것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명훈 엄마의 자가용을 운전하는 기사는 바로 그 남자였다. 친구 정자의 남자 친구! 은영을 강간했던 그 나쁜 X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얼굴을 보자 마자 은영은 대번 알아봤다. 그러나 기사는 은영을 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은영은 가슴이 뛰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아냐 저 X이 나를 알아보면 낭패야. 모른 척 하자.’

은영은 명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 이름을 부르면 안 돼. 내가 아는 사람이야.”

강남역에서 내리면서도 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둘러 내렸다. 기사와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애썼다. 은영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명자에게 그 기사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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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3-25

“그렇게 잡아떼봤자 소용 없어요. 내가 다 알아봤으니까. 어쨌든 우리 명훈이와는 어울리지 않고, 결혼은 절대 못하는데 아이는 빨리 떼어야지, 어떻게 하려고 해요? 도대체 원하는 게 뭔지 말해봐요. 내가 생각해볼 게요.”

“어머님. 저는 지금 명훈씨 아이를 가진 상태이고, 오직 명훈씨만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지난 과거는 잘못한 것도 없지만, 과거는 따져봤자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러니까 제가 아이를 낳고, 명훈씨는 대학 마치고 자리 잡으면 결혼하게 해주세요. 제가 열심히 할 게요. 어머님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거예요.”

“글세. 우리 집에서는 이미 결론이 난 상태예요. 명훈이가 한때 어린 나이에 실수한 거고. 아가씨는 나이 먹고, 그동안 이 남자 저 남자와 마음대로 연애하고 지내다가 순진하고 세상 전혀 모르는 명훈을 붙잡고 늘어지려는 거라는 거 절대 용납 못해요. 다만, 우리 명훈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돈으로 보상할 게요. 천만 원을 줄테니 빨리 수술하도록 해요. 그리고 서로 맞는 좋은 남자 새로 만나도록 해요. 자꾸 말도 되지 않는 상황 만들어놓고 공갈치고, 명훈이를 괴롭히면 우리도 하는 수 없이 법으로 할 거예요.”

옆에서 술만 마시고 듣고 있던 명자가 갑자기 큰소리로 말했다.

“아니 아주머니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무슨 증거가 있다고 그래요? 증거를 대세요. 흥신소를 시켜서 뒷조사를 한 거면 내가 고발할 거니까. 왜 없는 일을 만들어 가지고 생사람을 잡아요? 그리고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인가요? 명훈이가 뭘 어려요? 22살인데. 그리고 지금 5개월짼데 어떻게 수술을 해요? 그리고 왜 과거 얘기를 해요. 요새 처녀로 시집 가는 여자 있는 거 봤어요? 명훈이는 총각으로 은영이 만난 건가요? 돈이 그렇게 많으면 100억 원을 주세요.”

명자의 언성이 높아지자, 명훈 엄마는 조용히 하라고 했다. 단골로 다니는 일식당에서 창피했기 때문이다. 명훈 엄마는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돈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고, 은영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보통 문제가 이닌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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