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픔>

이별 앞에는 언제나 눈물이 따른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 그 눈물은 마른다. 사랑이 소멸한 다음, 아픔도 세월이 약이라고 덜해진다.

"그때 당신이 내게 한 말 기억해요? 우리는 정말 잘 맞지만 더 이상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말, 그 말이에요. 그건 맞는 말이었어요. 우리 사랑은 너무 아팠어요. 서로 꼭 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잖아요. 그래서 당신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마음이 아파요. 내가 당신을 붙잡았어야 하는데, 당신을 떠나보내서는 안 되었던 건데......”

사랑은 아주 우연한 상황에서 소멸할 수 있다. 그때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독하게 마음먹고 붙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은 이별을 맞이했다. 그 아픈 이별 때문에 남자는 눈물을 흘린다. 여자도 울고 있다.

겨울밤에는 유난히 많은 이별이 강물 위에 던져지고 있다. 눈꽃처럼 사랑스러운 이별의 아픔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바람에 날리던 연들이 똑 같이 아픈 마음으로 이별의 꽃들을 바라보고 있다.

‘하얗게 흐려진 그림 속 추억의 책장 속 우리 그저 스쳐간 안녕/ 돌아와 끝내 말 못하고 시간 틈새로 흘러 점점 멀어진 기억/ 몇 번의 계절 지나 마주한 두 눈동자 아무 말도 못하고/ 가슴이 차가운 남자가 울어요/ 이별에 모질던 그녀도 우네요’(TRAX, 가슴이 차가운 남자,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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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

사랑은 가슴에서 잉태된다. 정신으로 성장한다. 눈물로 소멸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별이다. 이별은 사랑이 긴 여정을 마치고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별은 종착역에서 두 영혼이 갈라서는 것이다.

하얀 눈이 가득 쌓여 있는 설원(雪原)을 지날 때 기차는 행복했다. 꿈속에서 달리는 것처럼 눈꽃을 바라보며 가슴 설레이는 시간을 보냈다. 창밖에 펼쳐지는 무지개빛 환상들을 가슴에 품고 마시던 한 잔의 커피는 지상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런 사랑이 어느 날 사라진다. 어디론가 증발된다.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는 여자를 찾아 다시 눈이 쌓인 곳으로 떠난다. 눈 속에서 길을 잃고 끝내 다시는 도시로 돌아오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별의 안타까움을 노래한 고려 가요가 있다. ‘가시리’라는 이 노래는 귀호곡(歸乎曲)이라고도 한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셰라/ 셜온님 보내압노니 나난/ 가시난 닷 도셔 오쇼셔 나난> (가시리 가사 중에서)

가시리는 헤어지면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애통함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떠나가는 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고려 시대의 가요인 가시리의 전통을 이어 받아, 김소월도 이런 이별의 한을 진달래꽃에서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2AM이 다시 ‘죽어도 못 보내’라는 노래로 이별의 안타까움을 강렬하게 노래하고 있다.

‘어려도 아픈 건 똑같아/ 세상을 잘 모른다고 아픈 걸 모르진 않아/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2AM,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에서)

일찍이 임희숙은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에서 이별의 슬픔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임희숙,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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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

 

안개비의 촉감이 대지를 적시고 있다. 겨울인데도 포근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겨울사랑의 감흥이 아스팔트 위에 떨어지고 있다. 겨울의 외로움이 눈이 내리지 않는 오후에도 서울에 머물고 있다. 서울이 안개비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아름답다. 생명체가 내뿜는 열기는 대지를 뜨겁게 달군다. 꽃보다 아름다운 생명을 담은 존재! 그것이 바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지상의 빛이다. 가장 아름다운 소망이다.

 

‘정말 갈 거라면 거짓말을 해/ 내일 다시 만나자고 웃으면서 보자고/ 헤어지잔 말은 농담이라고 아니면 난/ 그 많은 시간을 함께 겪었는데/ 이제 와 어떻게 혼자 살란 거야 그렇겐 못해 난 못해’(2AM, 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에서)

 

그들의 시간은 항상 행복을 의미했다. 한 잔의 커피만으로도 행복은 넘치고 넘친다. 어두움은 서서히 내리고 있었다. 빗방울이 창가에 부딪히고 있다. 겨울의 하얀 무대에 어리석은 욕망들이 눈사람처럼 멍청하게 서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절망하고 있다.

 

<누가 곤륜산옥을 잘라

직녀의 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직녀는 견우님 떠나신 뒤에

시름하며 허공에 던져 두었네>

- 황진이, 영반월(詠半月) -

 

밤하늘에 반달이 외롭게 떠있다. 황진이는 그 반달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고 있다.

 

은은하게 떠있는 반달을 마치 하나의 빗이라고 상징한다. 그것은 견우가 떠나자 직녀가 자신의 머리를 단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빗을 버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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