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랑>
오래 전부터 나는
가을색을 좋아했다
너무 푸르지 않고
삶의 고뇌와 성숙한 표정을 닮은
가을의 순수를 보고 싶었다
너에 이르기까지
나의 마음은 가을이었다
가을색과 가을의 순수
그런 가을을 위한 사랑을 했다
바람이 낙엽을 싣고
강을 지난다
물새 한 마리가
곧 사라질 흔적을 남기며
창공을 난다
뜨거운 가슴을 대고
타오르는 단풍을 보면
가을을 물들인 사랑은
외줄 타는 곡예사처럼
진한 감동을 남긴다
가을사랑
Autumn Love
내 영혼을 바쳤던
사랑이 미완성의 장을 내린다
더 이상 간직할 수 없기에
더욱 소중했던 사연들
이제 가을에 보내야 한다
아주 먼 우리의 별에
고이 묻어 두기 위하여
우리는 가을에 떠나야 한다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가을사랑을 기억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