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의 숙박계약의 성질
가을사랑
* 여관의 숙박계약이란 대가를 받고 여관 객실을 상대방에게 일시적으로 사용케하는 일종의 임대차계약이라고 할 것이다.
* 숙박계약에 있어서는 장기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 통상의 주택 임대차와는 달리 여관의 객실 및 관련시설, 공간에 대한 모든 지배는 오로지 여관 경영자가 하는 것이다.
* 고객은 여관경영자가 투숙중인 고객에 대한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신뢰하고 여관에 투숙하는 것이므로 여관 경영자에게는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할 주된 의무가 있는 외에 나아가 고객이 여관에 투숙하고 있는 동안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할 부수적인 보호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여관 경영자가 고객에 대한 위와 같은 부수적인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비록 그가 고객에게 본래의 계약상 의무인 객실제공의무를 이행하였다 할지라도 그 이행은 결국 채무의 내용에 따른 것이 아닌 것으로서 소위 불완전이행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 원심은 위와 같은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서도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것만을 주장, 입증하면 족하고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입증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전제를 내세우고 나서, 피고에게 화재발생에 있어서 의무위반 내지 과실이 없었다는 주장입증이 없고 화재발생후의 구조과정에서 투숙객의 보호를 위하여 비상벨로써 투숙객들에게 화재발생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투숙객들의 출입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아니함으로써 투숙객의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들어 피고는 망인 및 그 유족에게 망인이 위 화재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거친 증거취사과정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에 소론이 지적하는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은 없다.
* 공중접객업인 숙박업을 경영하는 자가 투숙객과 체결하는 숙박계약은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숙박을 할 수 있는 객실을 제공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으로부터 그 대가를 받는 일종의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계약이다.
* 여관의 객실 및 관련시설, 공간은 오로지 숙박업자의 지배아래 놓여 있는 것이므로 숙박업자는 통상의 임대차와 같이 단순히 여관의 객실 및 관련시설을 제공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객실 및 관련시설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의무는 숙박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인 의무로서 숙박업자가 이를 위반하여 고객의 생명, 신체를 침해하여 동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다.
* 숙박업자가 객실의 고객에 대하여 부담하는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고객이 사망하였음을 원인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입증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할 것이다.
*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한다는데 불과하고 숙박업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까지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