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제대로 잠을 못자는 등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어제 밤에는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더니 오늘 아침에는 늦게 일어났다. 서둘러 출근을 했다. 그냥 학교로 갈까 하다가 사무실에 들러 간단히 일을 보고 학교로 갔다. 방학 중이라 오랫동안 연구실을 비워놓았다.


12시부터 식사를 하면서 전체회의를 했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3시간 동안 장시간 회의를 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효율적인 조직의 운영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일을 보고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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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정도에 걸친 긴장감이 다소 풀어진 탓인지 몸이 무거웠다. 빈둥빈둥 하다가 오후에 차를 운전하고 대성역 부근으로 향했다. 중간에 남양주에 있는 가구점에 들렀다. 국산가구점인데 가죽은 이태리에서 수입해서 만든다고 한다. 잘 만든 가구라고 생각되었다.


대성역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낙지볶음으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이 무척 막혔다. 잠실대교 부근에 오니 서산에 지는 해가 너무 아름다웠다. 강변 차안에서 바라보는 해는 남산타워 바로 위로 지고 있었다. 해는 아주 크게 보였고, 붉은 기운이 서쪽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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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날씨가 좋아졌다. 궂은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게 마련이다. 그만큼 외부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가 사람이다. 한강물은 여전히 흙탕물이다. 그래도 물은 약간 줄은 것 같다. 저 흙탕물이 언제나 맑은 파란색을 띠게 될까?


점심 식사를 하고 하얏트 호텔로 갔다. 로비라운지에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전만 좋은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았다. 2시부터 한남동에서 회의를 했다. 4시반경 회의를 마쳤다.


금요일 오후의 편안함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청계산 산행을 했다. 6시가 다 되어 산행을 시작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무척 힘이 들었다. 땀도 많이 났다. 그래도 쉬지 않고 매봉까지 올라갔다. 원터골쉼터까지 내려와도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밤 12시가 되어 동대문시장으로 갔다. 중간에 소나기가 심하게 내렸다. 2시까지 구경을 하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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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적절한 처신


                                                      가을사랑


살아가면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고위 공직자들의 사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면 그렇다. 공직자에 대한 사회의 기대수준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행동하다가 비판의 대상이 되면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공직자가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어떤 위치에 있던 간에 사람은 자신의 지위와 환경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평소에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태도와 습관을 가지지 않으면 실수를 하게 되고, 심각한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된다. 한번 밖으로 표출된 말과 행동은 주워 담을 수 없다. 한 번의 실수로 그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명예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사회적으로 매장된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공무원들은 적은 뇌물을 받아도 문제가 되면 사직을 해야 한다. 대학교수들도 말 한마디 잘못해서 성희롱교수가 되어 학교를 떠난다. 부부간에도 부적절한 행동으로 상대방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심지어는 이혼까지 당하게 된다.  


평소 자신의 생활을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 얼마나 많은 위험한 일을 하고 살아왔는가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무심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타성과 관행에 젖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살아왔던 부분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이 그런 사소한 문제로 얼마나 많은 타격을 받게 되는가 하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일, 사업을 하면서 탈세를 하는 일, 법에 금지되어 있는 많은 일들을 하는 것 등이 자칫 인생을 망가뜨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게 되고, 자신과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불명예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언론에 그렇게 많은 사건들이 보도되어도 자신도 똑 같이 불법과 탈법을 되풀이하고 있다면 얼마나 어리석을까? 남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오늘 한번쯤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비장한 각오를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을 통해 나는 항상 세상사를 배워가며 살고 있다.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을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서 간접적인 경험을 쌓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구속되는 사람들, 싸움사건에서 상처를 입거나 가해자로 처벌되는 사람들, 간통사건으로 파경에 이른 젊은 부부들 모두 한 순간의 잘못으로, 아니면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경우다. 


그러므로 평소 자신에게 형성된 잘못된 습관을 고쳐 나가도록 해야 한다. 남의 욕을 잘 하는 사람, 남의 말을 여러 사람에게 잘 전하는 사람, 무조건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고, 중간에서 말을 왜곡시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 입이 싼 사람, 약속을 쉽게 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위선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 이 중에 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모든 부분에 해당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나 스스로 이중 많은 잘못을 저지르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 밤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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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름 전부터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본연의 업무를 열심히 하다 보니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운동도 거의 못했다. 그냥 일만 했다. 일에 빠지다 보니 내 마음의 감성도 무척 무뎌져 버렸다. 시를 쓰는 일도 전혀 하지 못했다. 내가 맡은 일의 중요성 때문에 모든 일들은 뒷전으로 우선순위가 밀렸다. 그래서 휴가일정도 아직 잡지 못했다.


아침에 출근길에 88올림픽도로를 이용했다. 역시 서울은 서울이다. 언제 그렇게 깨끗하게 도로를 청소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88도로가 아주 깨끗했다. 한강물은 흙탕물로서 수위가 여전히 높았다. 고수부지는 모두 물에 잠겨버려 보이지도 않았다. 모처럼 비가 그치니 기분도 좋아졌다. 차들은 예전처럼 많아졌다.


서초동에 있는 e 병원에 갔다. 오전에 건강진단을 받았다. 혈압을 재보더니 정상 수준이라고 한다. 내 혈압기로 재보면 높은데 무슨 영문인지 잘 모르겠다. 피검사와 심전도 검사 등을 했다. 단체로 받는 정기진단이다.


점심 시간에는 구수회에 참석했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한달에 두 번 만나는 모임이라 한번만 빠져도 한달에 한번 보게 된다. 부산에서 어떤 분들이 나를 만나러 올라왔다. 멀리서 올라온 성의를 봐서 열심히 상담을 해드렸다. 그 멀리서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모습을 떠올렸다. 억울한 일들을 당한 사연을 들었다. 세상에는 참 억울한 사람들이 많다. 5시에는 부동산회의를 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꾸준히 참석하는 회원들이 고맙다.


세상을 살면서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공연히 쓸데 없는 말을 했다가 그것이 문제가 되면 아주 고생을 한다. 다른 사람에 관한 말은 꼭 필요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괜히 잘난 척하고 불필요한 말을, 그것도 다른 사람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는 건 공연히 화를 불러올 뿐이다. 아무런 실속도 없이 신경만 쓰게되는 일을 피하는 게 현명한 처사다. 침묵은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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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세상을 덮고 있다. 물기에 가득찬 도시를 헤매고 있는 기분이다. 빨리 장마비가 그치고 햇살을 보아야 할텐데, 비구름이 뿌연 하늘을 덮고 있다. 전국이 비피해로 난리다. 이럴 때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보니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같은 한국 사람이 아닌가?

 

임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우선 우리 법인에서 KBS 방송국으로 수재의연금 100만원을 보내기로 했다. 비피해를 당하지 않은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자는 뜻에서였다.


오후에 내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어느 장학회에 제출할 교수추천서를 작성해 주었다. 추천서를 받으러 우리 사무실까지 온 학생은 손에 음료수 박스가 들려 있었다. 왜 그런 것을 들고 다니냐고 가벼운 잔소리를 했다. 어려운 형편에 교수를 찾아오는데 선물을 사들고 오는 성의야 고맙지만, 몹시 안쓰러워 보였다.

 

3학년인데, 열심히 사법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창동에 있는 경기학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가을학기에 학교 연구실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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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가 났다. 오후 3시경 차를 운전하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가 올림픽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로 갔다. 한강대교 부근에서 운행이 통제되었다. 영등포로타리 쪽으로 돌아 경인고속도로를 탔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었다. 무려 세 시간이 걸린 것이다.


흙탕물로 수위가 높아진 한강은 위험해 보였다. 강원도 지역은 아주 난리다. 안양둑이 10여미터 무너졌다고 한다. 자연재해는 그처럼 예상치 못하고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대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역시 초라하고 연약하다. 강한 폭우에 25명이나 목숨을 잃고 수천명이 이재민이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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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지혜


                                                      가을사랑


며칠 동안 내가 담당한 사건 때문에 몹시 바빴다. 사건을 변론하는 일은 무척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거의 매일 밤 12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 몸도 피곤을 느낀다. 수면 부족현상도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글도 전혀 쓰지 못했다.


비가 많이 내렸다. 장마철이다. 빗속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세상은 무척 촉촉한 느낌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건 때문에 애를 태우고,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조사를 하는 사람들은 직무상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고생을 한다.


많은 사건에 있어서 결정적인 물적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사람들의 진술에 의존해 수사가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이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사람의 말에 다른 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 세치 밖에 안 되는 혀에 따라, 한 사람이 몇 십년 동안 쌓아온 명예가 추락하고, 징역을 가게 된다.


과연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 그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누가 판단하는 것인가? 사람은 자기의 이해관계, 입장,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할 수 있고, 과장할 수 있다. 때로는 오래 된 일에 대해 정확한 기억이 없으면서 자신있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불확실한 말을 가지고 형사처벌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면서 가급적 그와 같은 분쟁에 휘말려들어가지 않도록 사전에 조심을 하는 일이다. 나쁜 사람들과 불필요한 교제를 하지 말고, 사람을 잘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까마귀 노는 고을에 가급적 발을 들여놓지 않는 일이다. 돈을 좋아하지 말고, 공짜로 얻어먹는 일을 삼가야 한다.


왜 다른 사람들이 대접을 하겠는가? 다 숨은 의도가 있다. 공직자에게 돈을 쓰는 사람들은 그 몇 배의 이익을 노리고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그런 의도를 나타내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속마음을 모르고 어울려 다니다 보면, 나중에 탈이 나게 된다.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 때가 늦은 것이고, 모든 것은 끝나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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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의 생활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삭막하지 않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절대로 필요하다. 일에 쫓기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다 보니 감성은 저 혼자 외롭게 내팽개쳐져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동네에 있는 내과병원에 들렀다. 혈압이 걱정이 돼서 혈압검사를 하고, 피검사 소변검사를 했다. 음식을 짜게 먹지 말고, 운동을 적당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일단 혈압이 높아졌으면 더 이상 내려가지는 않으니 약을 먹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다.

 

운동은 비교적 많이 하는 편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닌데, 음식은 짜게 먹는 습관이 있다.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하니 고민스럽다.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니 좀 버터볼까 싶은 심정이다.

 

병원에서 나와 사무실로 가는데 비가 계속 내렸다. 테이프를 트니 배호의 노래다. 배호의 노래는 내가 참 좋아한다. 듣기도 많이 들었다.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배호, 최진희, 나훈아, 남진, 이미자 등의 가수 순이 아닌가 싶다.


젊었을 때 왜 그렇게 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듣고 다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들의 구성진, 애달픈 노래가사와 멜로디 때문이었을 것이다. 패티김의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노래는 잘 적응을 못하고 있는 편이다.

 

남진이 원래 부른 노래를 배호가 부른 게 나왔다. "이 생명 다 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 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가사를 들으면서 웬지 가슴이 찡했다.


이젠 사랑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가슴을 짓누를 때도 지났는데, 비가 내리는 잿빛구름을 보고 있어서 그런가? 나는 그런 센치한 분위기에 빠져 오래동안 멍한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목숨을 다 바쳐 죽도록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순정을 다 바치고 평생 믿고 살아갈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의 지상에서의 최대 행복이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아무 하고나 하는 건 더욱 아니다. 사랑을 줄 수 잇는 상대가 있어야 하고, 그 상대는 목숨을 바칠 정도로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노래 가사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슴 아프게 겪었던 사랑의 아픔을 처절하게 느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와닿는 가사를 만들 수 있다. 사랑을 뜨겁게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이 쓴 가사는 가벼운 리듬만을 들을 뿐이다.  


밤늦게 하남시에 가서 바람을 쐬다가 신장재래시장 안에 있는 전주생막걸리집에 들렀다. 막걸리 한 주전자(3통)에 만원, 안주는 공짜라는 글씨에 호기심이 생겨 들어갔다. 공짜라면 웬지 보고 싶고 구미가 당기는 것은 나 또한 어쩔 수 없다. 사실 공짜를 줄 리는 없는 게 세상 이치인데도 공짜라는 단어를 내밀면 마음이 끌린다. 그게 인지상정인지 모른다. 공짜를 좋아해서는 안 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실제로 안주는 공짜였다. 막걸리 3통을 한 주전자에 담아내놓고, 안주는 야채 멸치 등등을 주는데 모두 만원이라고 한다. 공짜로 내놓는 안주만 먹어도 막걸리 한 주전자는 실컷 마실 수 있었다. 너무 싼 집이다.

 

물론 추가로 시킬 수 있는 안주가 몇 개 있기는 했다. 나는 홍어 만원 짜리를 추가로 시켰다. 그리고 막걸리를 마셨는데 맛이 좋았다. 체인점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장사가 되는 게 용하다. 막걸리를 마시고, 시원한 밤바람을 쐬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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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산지석


                                                            가을사랑


지난 수요일부터 매일 저녁 6시부터 사무실에서 9시 내지 10시까지 일을 했다. 장시간 대화를 하고,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나 때문에 직원들도 덩달아 고생을 한다. 그래도 일이 몸에 뱄기 때문에 그런지 일을 하고 늦은 시간에는 무언지 모르게 뿌듯함을 느낀다. 회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늦은 때와는 많이 다르다.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초조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항상 세상을 배우는 자세로 생각한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평소에 무심하게 세상을 살다보면 뜻하지 않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이 쳐놓은 덫에 걸릴 수 있다. 그때는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다. 땅을 치고 원망 탄식을 해봐야 혼자 바보되고 고통을 겪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자기 혼자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만큼 사람은 고독한 존재다. 생사병로의 고통을 안고 태어난 존재다. 외로운 길을 혼자 걸어가는 인생은, 나름대로 철학을 세우지 않으면 동물처럼 비참해지고 황폐화될 위험성이 있다.


특히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돈에 미쳐서는 안 된다. 돈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 된다. 모든 것이 돈에서 비롯된다. 모든 고통과 시련은 돈을 우상으로 삼아, 자존심을 버리고 돈을 쫓아 다니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삶의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가끔은 생활환경을 대청소할 필요가 있다. 학교 다닐 때 대청소시간이 있다. 주기적으로 대청소를 하면 교실이 깨끗해진다. 기분도 좋아서 공부도 잘 된다.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삶의 공간을 주기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쁜 사람, 의리 없는 사람, 퇴폐적인 사람을 가려서 자신의 공간에서 배제해야 한다. 사악한 질병을 전염시키는 바이러스 같아서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청정한 계곡의 맑은 공기처럼, 우리의 삶에 찾아올 아름다운 인연을 찾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아무런 인간적인 애정이나 관심이 없는 삭막한 사막에서 오로지 물질만을 유일한 오아시스로 추구하는 사람은 곧 비참한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위험성이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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