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긍정

사랑은 일단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따르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없거나, 그 사람의 말이 수긍이 되지 않으면 사랑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긍정이다. 때문에 강한 사랑은 강한 긍정의 힘을 가진다.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태도가 사랑의 기초를 이룬다.

특히 사랑의 초기 단계에는 상대방에 대한 즉각적이고 맹목적인 긍정의 태도 때문에 사랑으로 인한 환희를 느끼고 행복해진다.

롤랑 바르트도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의 긍정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랑에는 두 종류의 긍정(Affirmation)이 있다. 우선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즉각적인 긍정, 나는 모든 것에 대해 예라고 말한다.

그 뒤를 잇는 긴 터널. 나의 첫 번째 긍정은 의혹으로 찢겨지고, 사랑의 가치는 끊임없이 평가 절하될 위험에 처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동문선, 46쪽에서 -

험하고 외로운 세상에서 의지할 곳은 결국 사랑뿐이다. 사랑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는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고,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우리가 숨을 수 있는 나뭇가지다.

‘하아 ~ 힘든 세상/ 어디 하나 기댈 데도 없는 이 세상/ 너 뿐이다, 트로트/ 갈대처럼 휘고 잡초처럼 밟힌 내 인생살이/ 술 한 잔에 울고 노래 가락 속에 웃는 내 인생아/ 나의 트로트’
(에픽하이, 트로트, 가사 중에서)

그러므로 사랑하려면, 일단 긍정하라. 부정하지 마라. 상대를 믿고, 의지하라. 자신이 먼저 상대에게 믿음을 주고, 상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슴에 품어라. 그래야 진정한 사랑이 굳건하게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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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승철 씨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맞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또 있을 수 없다. 절대로 없는 법이다. 왜 그럴까? 그런 사람이, 똑 같은 사람이 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에는 개별성과 주관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개별성과 주관성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랑은 모두 다르다. 그 어떠한 사랑도 동일할 수 없다. 사랑처럼 무한광대한 개념의 외연을 가진 존재는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포괄한다. 사랑의 조류는 너무나 많다. 아가페 사랑부터 에로스 사랑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간의 소유하고 향유하려는 사랑의 개념은 한계가 없다. 심지어 자기애의 경우에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철저한 이기심마저 사랑의 특수한 형태로 이해되려고 애쓰고 있다.

 

사랑의 일대일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남자와 여자라는 서로 다른 두 개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은 오직 사랑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정신적 육체적 작용이며 현상이다. 때문에 사랑은 일반적인 보편성과는 거리가 멀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개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이다. 그 어떤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비대체성을 가진다. 한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대체성을 가진다고 하면 사랑은 아주 쉬운 문제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랑은 절대로 대체성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경험에 의해 입증된 상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따라서 죽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면 끝내 그 사람을 잊지 못해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가벼운 사랑은 대체성을 자랑할 수 있다.

 

바람둥이의 경우가 그렇다. 아니면 애정 없는 섹스를 의미하는 성매매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은 어디까지나 가볍고, 가치가 없는 사랑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사랑은 결코 상대방을 바꿀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개별성은 각 개인이 갖는 존엄과 가치를 전제로 한다. 독특한 인격과 매력을 기본으로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름대로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어딘가 끌리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런 매력도 없고 특징도 없는 사람이 사랑을 가지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잘 나면 잘 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누구나 장점이 있고, 매력이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이끌려 이루어진 사랑은 그로 인해 강한 개별성을 갖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천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랑 또 없을 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 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

 

사랑의 개별성은 사랑의 주관성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 사랑은 객관화될 수 없다. 사랑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상대방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다른 사랑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신의 눈에 딱 맞는 상대방을 다른 사람들이 비판을 해도 그 비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사랑의 주관성이다. 이런 사랑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그래서 슬퍼도 행복한 것이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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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육체만을 탐했다>

 

“사랑해요. 나의 모든 것을 드릴게요. 당신은 나의 첫 남자이예요.”

“그래, 영원히 변치 않을 거예요. 우리 사랑은 별에 남을 거예요.”

 

이렇게 사랑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주었던 여자는 시간이 가면서 남자의 애정이 식는 것을 몸으로 확인했다. 첫사랑이 주는 감동은 배신으로 바뀌었고 자신의 몸을 얻은 남자는 또 다른 여자와의 신선한 느낌을 찾아 헤매는 동물과 같이 보였다.

 

배신을 당한 여자는 그래도 쉽게 첫 순정의 남자를 잊지 못하고 붙잡으려고 집착을 한다. 오랜 고통을 겪은 다음 그 여자는 남자란 여자와의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몸을 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인 것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여 다른 남자들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의심하고 신뢰를 하지 않는다.

 

“당신을 사랑해요. 결혼해서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고마워요. 결혼을 승낙해주서 정말 행복해요. 이제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 거예요.”

 

결혼하면 평생 행복하게 잘 해줄 것 같은 남자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변하기 시작했다. 가정생활이 주는 일정한 범위의 구속조차 견디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핑계대고 밤늦게 귀가하고 술집에 다니며 와이셔츠에 루즈나 묻혀오곤했다.

 

아내와 대화도 줄어들었고, 성실성은 애당초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었다. 매우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남편에게 아내는 질식할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연애할 때 육체에 대한 욕구만을 충족시키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행을 따라 함께 부부가 된 것에 불과했던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고, 아내는 남편의 아파트를 가압류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받기 위한 준비절차였다.

 

“사장님, 변하지 않을 거지요. 그냥 사장님만 믿고 한 평생 살아갈 거예요.”

“그럼, 내가 왜 미스 박을 버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사람인데.”

 

이랬던 정 사장은 3년 만에 마음이 식었다. 꽃다운 나이의 미스 박도 3년의 세월이 지나자 별로 새로운 느낌이 없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 그렇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정 사장은 평생 책임진다던 미스 박에 대해 생활비를 주는 것도 아까워졌다. 미스 박의 오피스텔을 찾는 것도 뜸해졌다.

 

미스 박은 억울했다. 정 사장을 믿고 좋은 남자들을 마다하고 첩으로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 자신의 신분이 불안해졌다. 먹고 살 일도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남자란 왜 이렇게 신의가 없는 것일까?

 

정 사장 덕분에 매달 100만 원씩 생활비를 받았고, 직장도 그만두고 꽃꽃이 학원이나 다니고 헬스클럽이나 다니던 미스 박은 요새 우울증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남자의 변화에 속상해 한다. 일부 남자들이 여자의 육체만을 탐하고 진실한 사랑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프리섹스를 주장하면서 서로 즐기면 되는 것이지, 무엇 때문에 상대에게 많은 것을 바라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의 본질은 결코 육체의 유희에 있지 않다. 서로가 정신적으로 사랑하고, 아끼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육체의 분리 앞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육체만을 탐하는 남자들 앞에서 통곡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에는 에로스 사랑과 아가페 사랑, 그리고 필리아 사랑이 있다. 육체만을 탐하는 에로스 사랑의 끝에는 허무와 죽음만이 있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타적이고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아가페 사랑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서로의 육체를 결합하고 정신적 만족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발휘하는 필리아 사랑의 승화된 차원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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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의 파멸 위기 ①

몇 년전 어떤 여자로부터 들은 말이 떠오른다.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해서 오직 남편만을 사랑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녀는 그렇게 15년을 살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혼하고 혼자 외국에 나가 고생을 하면서 사업에 성공했다. 10년간 사랑을 철저히 외면한 채 고독 속에서 오직 사업만을 했다. 사업에 성공한 후 딱딱하게 굳었던 자신의 마음이 뜨거운 감성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다가 어떤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여자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 때문에 헌신적인 사랑을 했다. 여자는 남자의 태도가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을 했다. 결혼식도 치루고 혼인신고도 했다. 그렇게 3년을 살았다.

그러나 이미 서로 다른 환경에서 오래 살아온 두 사람은 각자의 껍질을 가지고 있었다. 험한 세파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인 이 삶의 껍질은 나이가 들수록 너무 딱딱해져 각자 그 안에 들어가 안주하기는 쉬웠지만 그 껍질을 깨고 부수고 나와 서로의 부드러운 삶의 연약한 부분을 서로 어루만져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진실한 사랑은 껍질이 부딪치는 데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연체물질이 서로 합쳐져서 하나의 새로운 형상을 창조하는데 있는 것이다. 껍질이 깨어지지 않는 한 두 존재는 서로가 합일성을 찾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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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위험에 대한 반론

‘재혼한 커플은 다시 갈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쓴 적이 있다. 그러자 몇 분이 즉각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자신의 주변에는 재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재혼한 커플이 많이 갈라선다는 주장은 아무 근거 없다‘는 취지다. 물론 이 분들의 주장은 맞다. 내가 어떤 구체적인 통계나 자료를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내 말의 진의는 이렇다. “재혼하는 사람들은 이미 애정의 쓴맛, 단맛을 다 본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몸과 마음에 딱딱한 껍질이 이미 생긴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가슴 속에 연약한 사랑의 싹을 받아들이고 심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이혼한 사람들은 두 번째 이혼하는 것에 크게 망설이지 않는다. 이혼해도 별 것 아니고, 싫어진 사람과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의 경험 때문에 쉽게 갈라 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하는 질문이 가능하다. 내 말은, “재혼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재혼할 때 한번 더 생각해 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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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의 위기

자신의 껍질이 깨어지지 않는 것을 자학하게 되며, 상대방의 껍질이 완전히 깨어지지 못하는 것을 탓하게 된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껍질이 완전히 깨어저 다른 사람의 껍질 안으로 들어가 합쳐지는 것 역시 사랑은 아니다.

결국 그 여자는 질식할 것 같은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 번째 이혼을 했다. 첫 번째 결혼생활은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처녀 총각이 만나 삶의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결혼생활은 더 이상 운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선택의 착오였다. 판단상의 과실이었다. 그리고 시간낭비였고, 자신의 삶에 불필요했던 오점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오직 후회의 대상일 뿐이었다.

사람에 대한 불신과 실망, 환멸만 가중시킬 뿐이었다. 지금 혼자 남은 그 여자는 또 다른 사랑을 희망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까지나 내적 추구일 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게 사랑일 거라고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여자에게서 나는 사랑의 환상과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여자는 사랑의 진단을 제대로 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랑에 대한 진단을 전혀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맡기고 자신의 영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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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진단하는 법 ④

그러나 사랑은 그 자체가 운명이 아니고, 그런 사고와 믿음이 운명일 것이다. 맹목적으로 끌려가던 많은 사람들이 어느 날 그 운명에서 순식간에 뛰쳐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걸 보면 운명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것이 사랑이 아닌가 싶다.

사랑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대상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조건 믿고 방치하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살아가면서 가끔 분석하고 반성하고 자기진단을 하는 것은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받지 않고, 사랑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순수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계산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으나, 그런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순수하게 하되, 사랑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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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진단하는 법 ③

이성적인 사고와 분석이 어렵다. 그냥 감성적으로 육체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사람을 살리는 생명수의 역할도 하기도 하지만, 마약처럼 사람을 중독에 빠뜨리며, 잘못된 사랑은 파멸의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

인간을 방황하게 하기도 하고, 악의 늪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삶의 가치를 뒤바꾸어 놓기도 한다. 대단히 막연한 말 같지만, 사랑을 그때그때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날 때 그 사랑이 정당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애당초 잘못된 사랑은 아닌지, 그 사랑의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사랑이 깊어지는 길목에서도 잠시 사랑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정말 서로가 사랑하고 있는지, 상대방은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일단 시작된 사랑은 숙명이므로 그냥 끌려가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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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진단하는 법 ②

모든 동물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자기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종족을 보존하는 냉정한 법칙만이 존재할 뿐 동정이나 연민, 필요 이상의 성적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포식하면 더 이상 먹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성욕을 충족시키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그것으로 생명은 유지된다. 그 목적을 다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신비스러운 사랑이 등장한다. 사랑이 중간에 개입하고 있다. 그 사랑은 단순한 존재 그 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랑 없이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은 냉정한 현실 속에서 태양을 차단시켜 주는 그늘과 같은 존재다. 그늘 속에서 태양을 바라볼 때 태양은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그늘을 통해 태양의 강렬함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그늘 안에서 자신의 삶을 부드럽게 바꿀 수 있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뜨거운 가슴을 지키며 살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에 집착한다. 뜨거운 사랑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이 사랑은 삶의 본질과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냉철한 자기진단이 불가능하다. 단지 감각적으로만 느끼고 판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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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진단하는 법

태양은 삶의 원천이다. 낮을 만들고 모든 생명체로 하여금 성장하게 하고, 빛을 준다. 모든 생물은 태양을 향한다. 그러나 태양에 직접 노출되는 것은 위험하다. 생명이 소멸될 수 있다.

사막 위를 계속 걷고 있으면 그 생명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진다. 여름 한낮에 계속 밖에서 있으면 일사병에 걸린다. 모든 생물은 태양을 원하지만 그 태양을 가릴 수 있는 그늘이 필요하다. 숲이 필요하고 동굴이 있어야 한다.

자연적인 그늘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움막을 만들었다. 그속에 들어가 태양의 직사광선을 피한다. 태양은 현실이고, 사랑은 그늘이다. 강렬한 태양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정한 현실을 의미한다.

그늘은 얼어붙은 심장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뜨거운 사랑을 의미한다. 태양이 차갑고, 사랑이 뜨겁다는 것은 지독한 모순 같지만 분명한 진리다. 세상 환경은 매우 냉정하다. 아주 과학적이고 기계적이다. 철저한 논리 속에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우주의 구조 자체가 그렇다.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면이 개입되면 우주는 대혼란이 일어난다. 별들이 서로 충돌하게 되고, 지구는 멸망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냉정한 우주의 구조, 성격은 생명체에 그대로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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