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맞으며>

 

 

봄비가 내린다

밖으로 뛰쳐나가 비를 맞는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고독이라는 우비를 입는다

 

너를 사랑했던 것일까?

너를 미워했던 것일까?

알 수 없다.

사랑과 미움은 같은 것이니까

 

사랑해서 미워했다

미워해서 사랑했다

너를 껴안았을 때 사랑했다

너를 껴안았을 때 미워했다

 

빗물은 모든 것을 적신다

사랑도 미움도 모두 적신다

봄날이 가고 있다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의 부재는 네게서 유래한다

 

너 때문에 봄날은 간다

너 때문에 사랑은 없다

너도 없고 나도 없다

빗물이 눈물처럼 흐른다

벚꽃이 젖은 채로

아름다운 신음소리를 낸다

 

봄비가 내린다

밖으로 뛰쳐나가 비를 맞는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고독이라는 우비를 입는다

 

너를 사랑했던 것일까?

너를 미워했던 것일까?

알 수 없다.

사랑과 미움은 같은 것이니까

 

사랑해서 미워했다

미워해서 사랑했다

너를 껴안았을 때 사랑했다

너를 껴안았을 때 미워했다

 

빗물은 모든 것을 적신다

사랑도 미움도 모두 적신다

봄날이 가고 있다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의 부재는 네게서 유래한다

 

너 때문에 봄날은 간다

너 때문에 사랑은 없다

너도 없고 나도 없다

빗물이 눈물처럼 흐른다

벚꽃이 젖은 채로

아름다운 신음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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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 3>

 

 

해질 무렵 홀로 들판에 선다

한낮의 고독이 소음과 같이 매몰된다

너 역시 사라지고

남는 것은 도시의 어두움뿐이다

 

봄날은 목련을 따라 와서

벚꽃을 눈처럼 날리고 있다

떨어진 꽃잎 가운데서

실종된 사랑의 언어를 찾고 있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밤

우리는 작은 동굴 안에서

서로를 껴안고 울었다

무의미가 망각의 강을 건너고

허망함이 풀밭에서 뒹굴 때

서러움이 북받쳐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다시 새벽이 부활처럼 찾아오면

차가운 사랑의 실루엣을 더듬고

낯선 미소마저 침묵을 지킨다

그곳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빛바랜 언약이 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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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을 보며>

 

 

그땐 왜 그랬는지 몰라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났어

네가 가슴속에 들어왔기 때문이야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어

오직 너의 미소만 보였어

 

가을이 깊어갈 때

우리는 끝없이 걸었어

눈을 감고 비틀거리면서

강변을 따라 걸었어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우리는 밤새 울었어

 

이룰 수 없었던 건 아냐

넘을 수 없었던 것도 아니었어

껴안을 힘이 없었어

거센 파도 앞에서

한없이 초라했던 나

작은 배는 침몰하고 말았어

 

다시 4월이 왔어

너는 라일락으로 다가올 거야

처연하게 피어난 꽃잎으로

사랑이 실종된 공간을 채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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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던 자리>

 

 

그림자만 스쳐 지나갔다

빈 공간에는 아무도 없었다

봄날은 벌써 왔는데

네가 있던 자리에는

꽃도 피지 않았다

 

사랑은 사랑으로 머물고

함박눈은 눈꽃으로 정지하고

빗물은 눈물이 되어야 한다

 

꽃이 핀다고 잊혀지는 건 아냐

꽃이 진다고 사라지는 건 아냐

너는 그대로 있어

나도 그대로 있고

꽃은 언제나 꽃이고

낙엽은 언제나 낙엽인 거야

 

낯선 침묵이 흐르고

철새가 어디론가 떠나면

남겨진 존재는

차가운 모닥불 앞에서

작은 신음소리를 낸다

 

# Rodrigo Aranjuez <Played by: Pablo Sainz Villegas>

이 노래를 들으면서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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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호숫가에 물안개가 피어날 때

희미한 모습에 들떴지만

너는 보이지 않았어

봄날이 왔을 뿐이야

 

오래 기다렸던 건

꿈속에서도 갈망했던 건

너의 마음이었어

함께 걷고 싶었던 거야

같이 울고 싶었던 거야

 

벚꽃이 바람에 날릴 때

꽃잎을 모아서 밤새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어

너의 미소를 그리려다

너의 음성을 담으려다

끝내 잠이 들었어

 

그리움은 물 위에 떠돌고

연한 새싹 사이로

무거운 슬픔이 가라앉고

텅빈 가슴에는

너의 이름만 맴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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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켜질 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네가 없었던 시간으로

아주 처음으로 돌아갔다

 

오랫 동안

너 때문에 가슴이 뜨거웠다

머릿속은 텅 비었고

너에게로 가는 길에서 만난

작은 새는 비틀거렸다

 

봄날이라 아팠다

벚꽃이 떨어져 쌓인 벤치에서

실종된 사랑의 언어를 찾아

밤새 헤맸다

 

너라는 존재 앞에서

삶은 빙점으로 추락하고

통토를 건너가는 순록처럼

슬픈 촛불이 강변에 켜진다

 

# 이 시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썼다.

Speak Softly, Love · David Davi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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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는 온다고 했지>

 

 

겨울 기차가 떠나는 시간

너는 손수건을 건네주었어

고드름 같은 정을 남기고

뜨거운 눈물을 숨긴 채

봄날을 기약했어

 

라일락이 피면 온다고 했지

밤을 새우면서 기다렸어

커피와 함께 등불을 켜면

꽃향기에 젖은 네가 올 거야

 

목련꽃 때문에 변치 않을 거야

그리움에 물들은 옷깃을 여미고

너의 미소를 떠올리고 있어

가슴이 아픈 건

봄바람 때문이야

손끝이 아린 건

너 때문이야

 

네가 없는 곳에

물안개가 가득 피었어

네가 앉았던 풀밭에

너의 그림자가 자리 잡았어

네가 오기 전까지는

봄날은 가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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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

 

어느 봄날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았다

호숫가 풀밭에서

너는 연한 눈빛을 던졌다

 

너를 따라 나선 길에

물안개가 피었다

튤립 모양의 둥지를 만들고

그곳에 내 마음을 깔아놓았다

 

왜 이렇게 포근할까

밤이 깊어도

별빛이 비취고

달빛에 물들은 두 가슴이 뜨거웠다

 

계절이 바뀐다고 가는 건 아냐

보금자리는 그대로 제 자리에 있어

잠깐 잠이 들었을 뿐야

너는 더 이상 날지 못할 거야

내가 대신 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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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광소나타

 

달이 높이 뜬다

너에게 기댄 채 달빛에 젖는다

가슴이 붉게 물들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사랑의 시를 읽는다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음악이 사랑을 감싸고

사랑은 눈물을 감춘다

 

징검다리 위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얽히고설킨 정이 들어

아팠던 날들이

신음소리를 낸다

 

모든 것은 사라지는 거라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흐르는 물은 잡을 수 없다고

두 마음은 작은 글씨를 새긴다

<변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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