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보>

햇살 가득한 오후
낯선 도시의 공원에 앉아
진한 매화향을 맡는다

너를 생각하면
나는 바보가 된다
어리석은 사랑에 빠져
눈을 감은 채
너를 바라보고 있다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그 위로 세월의 아픔들이
떠내려가면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낸다

너를 붙잡기 위해
나는 파도가 된다
밤낮 없이 밀려가는
파도의 가슴 속에는
하얀 불길이 솟고 있다

다시 나는
벤치에 기댄 채 잠이 든다
이룰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쌓았던 사랑의 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눈물의 비석을 세운다

꿈 속에서
너는 슬픈 표정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젠 잡을 힘조차 없이
멍하니 바라보는 나는
너의 뒷모습을
한 그루 나무처럼
어느 달밤
봄 향기에 한없이 취했던
내 그림자처럼
가슴 속에 추상화로 남긴다

너를 생각하면
나는 바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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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건>

너를 만난 건
커다란 행운이었다
마음을 다 바치고
열정을 다 쏟았던
그 시간들 한 가운데
네가 있었다
너는 나의 중심이었다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방황하고 있었다
삶의 그늘 아래서
햇빛을 보지 못하고
고독의 늪에 빠져있었다

이제 너의 온기가
내 심장에 전해오고
너의 따사로운 눈빛에
내 가슴이 녹고 있으니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외로움에서 충만함으로
모든 게 변했다

너를 만나고 나서
내게는 소망이 생겼다
항상 내 곁에 있어 주기를
언제나 너의 미소를 보여주기를
그것이 전부다
내가 네게 바라는
사랑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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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에는>

갈 때는 가더라도
미움은 남기지 말아요
그런 아픔이 있었잖아요

떠날 때는 떠나더라도
모진 말은 하지 말아요
그런 사이가 아니었잖아요

잊을 때는 잊더라도
사랑을 욕되게 하지 말아요
그런 사랑이 아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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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신>

당신이 무엇이기에
우연히 나타나
내 마음 흔들어놓고
침묵하고 있나요

당신 때문에 아픈 것이
당신 때문에 슬픈 것이
사랑인가요
미움인가요

꺾을 수 없는 나뭇가지
잡을 수 없는 그림자
그런 잔인한 허상 앞에서
겨울은 가고
봄날은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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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 저 멀리서 물보라를 일으켰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눈물은 선창가로 떨어졌다

슬픔 사랑은 그렇게 멀어져갔다
사람들은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지평선 너머로 황혼이 지고
사랑은 바다 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사람들은 믿고 있었다
사랑은 목숨보다 더 귀하고
태산보다 더 위대하며
바다보다 더 많은 것을 포용한다고

그 사랑이 보이지 않는 시간에
사람들은 절망했다
사랑이 바다에 빠져 떠오르지 않을 때
그들은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믿는다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서로를 원하고
서로에게 다가가려고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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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미소>

겨울 햇살이 쏟아질 때
보석처럼 영롱한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껴안고 있던 시간

그림자처럼 공허하고
별빛처럼 희미해서
제대로 알아볼 수도 없었던
너의 가슴에서는 불꽃이 피었어

그 오랜 숱한 시간
많은 것을 주었던 것 같았지만
아무 것도 주지 못했어
너에게 남겨진 것은
이어지지 않는 언어뿐
의미 없는 메아리만 울렸던 거야

그래도 사랑이었어
아무나 할 수 없는 사랑
모든 것을 바쳤던 건
바로 너 때문이었어
바람을 따라 강을 건넜던 것도
너의 미소 때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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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정

사랑처럼 힘든 일이 있을까
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의 마음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흔들리는 갈대에
보이지 않는 정을 실어놓고
바람이 불면
불안한 생각
긴 겨울 밤 잠 못 이루면
세상은 어두운 공간
삭막한 유배지가 된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진한 감정의 못에서
허우적거리는
연약한 인간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다

다시 태어나
똑 같은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사랑이 괴로운 것임을
흐르는 강물 속에
독백처럼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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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당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난 몰라요
어떻게 내게 다가왔는지
난 알 수 없어요

지금까지 나는
외로움을 견디며
삶의 딱딱한 껍질만을 만지며
살아왔어요

당신은 내게 한 줄기 빛
어두움을 밝히는 등대
나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촛불이예요

이젠 외롭지 않아요
더 이상 삶이
고달프지도 않아요
슬픔은 사라졌어요
당신이 있으니까
당신의 사랑이 있으니까

내 삶을 당신의 손에 얹을 게요
당신을 따라 걸을 게요
아무리 거친 황야도
아무리 깊은 계곡도
당신을 놓치지 않고 따라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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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소리>

풍랑이 거친 바다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달려 왔어요
파도를 가르며 소리쳤어요
‘여기 있어요’
‘이리로 와요’
목이 터져라 외쳤어요

해가 지면서
바다에는 어둠이 깔렸어요
우리는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에서
지독한 고독에 빠졌어요

그때 나의 심장이
타인의 심장 소리를 들었어요
두 심장은 만나 함께 엉켰고
격한 박동을 시작했어요

우리 사랑이 시작되던 그날 밤
파도는 작은 배를 뒤덮었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왔어요
그 속에서도
우리의 심장은
생애 가장 짜릿한
환희와 행복을 맛보았어요
우리는 그 시간을 별에 옮겼어요

우리를 외로움에서 건져 낸 것은
사랑이었어요
그 사랑 때문에
우리는 파도를 넘었고
바람을 잠재웠어요

이제 외롭지 않아요
사랑이 심장 안에서
숨 쉬고 있는 한
두 심장이 뛰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더 이상 밤이 무섭지 않아요

우리의 가슴으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있어요
삶을 손에 잡을 수 있어요
사랑이라는 불빛에
서로의 손금을 비추며
영원을 약속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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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무엇으로 확인되는가

사랑은 공기와 같은 것
항상 우리 품안에 있다
사랑이 푸근한 것은
나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은 너도 감싸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쌓여
푸근함을 느끼고
서로가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우리는 가까이서
서로의 미세한 음성을 듣고
가슴에서 가슴으로 옮겨지는
사랑의 공기를 마신다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의 열기는
대지를 달구고 숲속을 가득 채운다

사랑의 촉감은 은밀하다
아무도 느끼지 못하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다
그 촉감은 가냘픈 떨림을 가진다

사랑은 서로의 눈속에서 녹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에서
우리는 환희를 느끼고
땅이 열리고 하늘이 열린다
사랑으로 인해
우리의 모든 과거는 사라진다
이제 더 이상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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