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꽃>

봄꽃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눈이 내렸다
하얀 눈이 하얗게 내린다
너 때문에 눈을 맞으러 나간다

빈 들판에 서서
앞 산을 보며 눈을 맞는다
네가 들려주는 밀어가
눈송이처럼 내 가슴속에 들어온다

문득
그리움이 강물처럼 밀려오면
첫날밤을 밟혔던 촛불은
눈속에서 다시 타오르고
아픈 추억들을 모아
작은 눈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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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가고>

어디에 있을까
내 순결한 사랑은
새싹이 돋는 풀밭에서
숨겨진 사랑을 찾는다

초생달의 날카로움 속에
진한 열정의 비수가
감추어져 있고
달빛에 젖은
애절한 사랑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다

만날 수 있을까
그리움에 지친
사슴들이 쓰러져 있는
초원의 거친 바람 속에서

다시 맡을 수 있을까
향기로운 살내음을
목련꽃 피는 봄날에
내 사랑은 가고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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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게 해줘요>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미소만 짓고 있지만
나는 알아요
당신이 날 사랑하고 있다는 걸

혼자 있어도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만이 유일한 희망이예요
당신만이 유일한 절망이예요

날 오해하지 말아요
당신의 오해로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어요
꿈도 꿀 수 없어요

당신이 떠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나 없이 당신이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제는 제발 날 편하게 해줘요
당신을 믿고
나를 믿고
서로가 사랑만 할 수 있게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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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뿌리도 내리기 전에
잎이 나오길 바랬네
정이 들기도 전에
동백꽃이 피길 바랬네

타인의 가슴에 들어가는 건
불타는 동굴에 들어가는 것처럼
가슴이 타는 것인데
너무 갑자기 다가가
계곡 아래로 추락하였네

너의 껍질만 더듬고
너의 벽을 만지고
돌아서는 발길에
툭툭 채이는 얼음송이들
그 속에서 비상하는 절망감
나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네

아직은 꺼지지 않은 미련의 불꽃
이 밤이 지나면
곧 재가 되어 흩날릴 거고
작은 손에 남겨지는
허망한 추억들
그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거부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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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어떻게 해요

강가에 앉아
우리는 눈물을 흘렸어요
사랑의 의미를 잊을 때까지
별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밤새 눈이 내렸어요
눈을 맞으며
슬픔을 강물에 뿌렸어요
사랑이 잊혀질 때까지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떠날 때까지

먼 동이 틀 때
사랑은 다시 나타났어요
거친 들판의 작은 풀들처럼
아무리 짓밟고 눌러도
또 다시 살아나는 거예요

정이 들었나 봐요
너무 깊은 정이 뿌리를 내리고
우리 사랑의 날개를 꺽어
더 이상 날지 못하게
자유를 박탈한 채
두 가슴을 사로 잡았나 봐요

이제 와서 어떻게 해요
포로수용소에 갇힌
우리 두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어요
포로는 그냥 따라갈 뿐이예요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도
사랑은 지치지 않고
우리 곁에 있네요
끊임 없이 괴롭히고 있네요
이제 와서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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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샘물

사랑하는 건
때로 네가 미워지는 거고
미워하는 건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거다

강물이 보이는 곳에
우리는 샘물을 팠다
영원히 마르지 않으며
언제나 우리의 갈증을 채워줄
샘물을 파고
그곳에 이름을 새겨 놓았다

강변에서 우리가 만들었던
사랑의 시간들이
모두 샘 안으로 녹아들어갔다
사랑했던 시간
미워했던 시간
그 시간들이 모두 샘물에 담겼다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그 샘물은 닫힐 것이다
우리만의 정이 담긴
샘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낯선 방랑자는 없고
샘물은 더 이상
솟아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미움을 낳고
미움은 또 사랑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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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무엇이었나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나에 대해 잘 몰랐어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잘 모르고 있었어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당신에 대해 잘 몰랐어요
내 마음이 얼마나 사로잡혀 있는지
꿈속에서도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어요

당신은 유일한 사랑이었고
내게 절대적인 구원이었어요
당신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고
당신은 내 가슴을 온종일 짓누르고
꿈속에서도 내곁을 떠나
나를 괴롭히고 있었어요

당신이 미소 지을 때
당신의 영혼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당신이 숨 쉴 때
당신의 폐 속 깊숙이 따라 들어갔어요
내가 숨을 쉴 때도
당신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와
떠나지 않고 있었어요

나는 당신인지
당신은 나인지
뒤섞여 구별되지 않고
우리는 하나로 있었어요
당신이 걸어갔던 발자국마저
내가 걸어갔던 발자국이었어요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당신을 잃어버리는 것이었어요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것이었어요

왜 나를 잃어버렸을까요
당신 때문에
당신에 의해 통제된 시간에
나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줘요

나를 통제할 수 없던 시간에
당신은 나의 상자를 간직했지요
그 상자 속에 들어 있는
나의 모든 비밀
나의 모든 것을
당신만이 가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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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에서

너는 그곳에 있었다
세느강에 작은 물결이 일었다
너를 찾아 헤매던 밤거리에는
언제나 별이 보이지 않았다

사랑은 파리 지하철 종점에 있다
더 이상 철로가 없는 지점에서
사랑은 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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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 in the wind>

몇번을 돌다가 마침내
빈 곳을 찾아 차를 세웠다

도심에서의 주차는 늘 그렇다
잠시 머물 곳이지만
있는 동안은 내 거다

차 안에 음악이 흐른다
창밖으로 낯선 도시의 정적이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다

갑자기 노래에 취한다
가수의 혼을 바친 열정에
내 가슴 속에 불길이 인다
급히 마신 소주처럼
눈이 가물가물한 채
내 삶은 그 자리에 정지한다

뿌옇던 하늘에서
갑자기 눈이 날린다
아차 싶었다
차를 세운 것은
누구와의 만남 때문이 아니었던가

서둘러 아스팔트에 발을 내딛는다
거리의 차가운 시선들은
또 다시 도심의 냉정한 무감각을 깨우쳐준다

차 안에 남겨둔 가사가 떠나지 않는다
Dust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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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

 

지나온 시간,

우리는 얼마나 울었던가?

서로 부둥켜안고

얼마나 아파했던가?

 

목숨을 다바쳐서 죽도록 사랑해야

진정한 사랑이다

영원히 사랑해야 진심이다.

 

진실한 사랑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래야 사랑의 빛이 난다.

그 빛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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