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오후

차안에서 비가 내리는 것을 본다
잠시 비가 멈췄다
창을 내리니 맑은 공기가 밀려온다

가슴이 열린다
삶이 저 혼자 방황하고 있었는데
이제 겨우 자리를 잡는다

부드러운 음악이 퍼지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창공을 난다
먼 곳에서 그리움이 파도 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삶의 빛과 그림자가 한곳에서 멈춘 채
회색빛으로 채색된다

광야를 달리는 말떼를 쫓다가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아픈 상처를 무릅쓰고
다시 일어나 달린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무엇 때문에 달리는지도 알 수 없다
그냥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두려워
정지와 정체가 싫어서
몸과 마음을 움직였던 것일까

바람조차 불지 않는다
다시 고요함에 쌓인다
낯선 시선들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대지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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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무엇 때문에 사랑했을까?

앞을 보지 않고 달려갔던
사랑의 초원에서
우리는 무릎을 꿇었다

사랑 앞에서
사랑의 눈물 앞에서
그냥 말없이 울었다

기다리던 시간
너는 보이지 않았다
온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고
너는 어디론가 떠났다

무엇을 위해 사랑했던가?

차라리 먼저 잊을 것을
너 보다 내가 먼저
사랑을 떠나보낼 것을

이제는 재만 남았다
붉게 타오르던 그 열정의 불꽃
우리 사랑을 새까맣게 태우고
벌거벗은 사랑을 부끄럽게 한 뒤
겨울 나무 가지에
사랑을 매달아 놓고
저 만치 울면서 떠났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삶 자체가 허망했듯이
사랑도 허공을 맴돌다
강 건너 저편으로 사라졌다

무엇을 사랑했던 것일까?

사랑은 사랑으로 남는 것
미련을 남기지 말자
더 이상 기억하지 말자
우리가 사랑했던 건
흰빛의 순수 그 자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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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무엇이었나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나에 대해 잘 몰랐어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잘 모르고 있었어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당신에 대해 잘 몰랐어요
내 마음이 얼마나 사로잡혀 있는지
꿈 속에서도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어요

당신은 유일한 사랑이었고
내게 절대적인 구원이었어요
당신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고
당신은 내 가슴을 온종일 짓누르고
꿈 속에서도 내 곁을 떠나
나를 괴롭히고 있었어요

당신이 미소 지을 때
당신의 영혼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당신이 숨 쉴 때
당신의 폐 속 깊숙이 따라 들어갔어요
내가 숨을 쉴 때도
당신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와
떠나지 않고 있었어요

나는 당신인지
당신은 나인지
뒤섞여 구별되지 않고
우리는 하나로 있었어요
당신이 걸어갔던 발자국마저
내가 걸어갔던 발자국이었어요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당신을 잃어버리는 것이었어요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것이었어요

왜 나를 잃어버렸을까요
당신 때문에
당신에 의해 통제된 시간에
나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줘요

나를 통제할 수 없던 시간에
당신은 나의 상자를 간직했지요
그 상자 속에 들어 있는
나의 모든 비밀
나의 모든 것을
당신만이 가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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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요
당신에게 다가갈 때까지
당신의 마음이 움직일 때까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아요
짙은 안개 속에서
사랑을 부정하는 연기 속에서
우리는 방황하고 있어요

얼마나 더 참아야 하나요
사랑이 불씨를 지필 때까지
사랑의 진실에 이를 때까지

우리가 소망했던 건
그토록 갈구했던 건
오직 순수한 눈빛
가슴을 녹이는 위로
하나가 되는 느낌

얼마나 더 눈을 감아야 하나요
사랑이 우리를 녹일 때까지
아픔이 사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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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마음>

행복을 빌어요
당신의 행복을 빌어요
그것 뿐이예요
당신이 정말 행복해지를

소유할 수 없어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어도
나는 좋아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는 정말 좋아요

잊지 말아요
우리의 사랑을
진정 사랑했던 기억을
그것만으로 족해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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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무엇 때문에 사랑했을까?

앞을 보지 않고 달려갔던
사랑의 초원에서
우리는 무릎을 꿇었다

사랑 앞에서
사랑의 눈물 앞에서
그냥 말없이 울었다

기다리던 시간
너는 보이지 않았다
온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고
너는 어디론가 떠났다

무엇을 위해 사랑했던가?

차라리 먼저 잊을 것을
너 보다 내가 먼저
사랑을 떠나보낼 것을

이제는 재만 남았다
붉게 타오르던 그 열정의 불꽃
우리 사랑을 새까맣게 태우고
벌거벗은 사랑을 부끄럽게 한 뒤
겨울 나무 가지에
사랑을 매달아 놓고
저 만치 울면서 떠났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삶 자체가 허망했듯이
사랑도 허공을 맴돌다
강 건너 저편으로 사라졌다

무엇을 사랑했던 것일까?

사랑은 사랑으로 남는 것
미련을 남기지 말자
더 이상 기억하지 말자
우리가 사랑했던 건
흰빛의 순수 그 자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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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모든 것을 주어야 해
모든 것을 주어야
너를 얻는 거야

음악이 강물처럼 밀려와
낯선 강가에서
우리는 껴안은 채
와인에 취하고
밤안개에 취하고 있어

같이 걸었던 그 밤
너 때문에 어둠은 깊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너의 촉감은 느낄 수 없었지만
사랑은 모래시계처럼
말없이 스며들고 있었어

가슴 속을 파고 들어갔을 때
불꽃이 보였어
사랑의 편지를 태울 때
눈물은 흐르고
촛불은 인연의 사슬을 끊어버렸어

바이올린의 슬픈 선율이 울려
너의 미소가 흐려지면
떨리는 두손으로
꽃잎을 펼치면서
진한 입맞춤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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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했어요>

우리 사랑이
이 정도였던 것일까요
아무 말 없이
더 이상 연락도 되지 않은 채
사랑이 사라졌다는 것은
너무 허망해요

우리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많은 시간
서로가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것은
어떤 의미이었을까요

사랑이란 정말 헛되고 헛된 것이예요
몇 년의 세월이
순간의 물거품이 되고
돌아서면 남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생이 허무한 것보다
사랑은 더 허무한 것이 아닐까요

왜 그렇게 변했을까요
서로에게 똑 같은 책임이 있을 거예요
서로가 솔직하지 못했고
서로가 충실하지 못했고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세파에 흔들리던 우리들의 모습이
이젠 불쌍해 보여요

사랑은 부질없어도
우리의 사랑은 기억해줘요
별이 떨어지는 밤에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들은
소중한 금자탑이예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그냥 옛일을 생각해요
서로가 더 없이 좋았던
그 시간들이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을 거라고 믿어요

사랑했어요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은 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았던 내 사람
이제 그 이름만 남겨 주세요
오직 하나의 이름만 부르고 있을 거예요
내 사랑의 이름만 기억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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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너무 멀어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당신과 나 사이가

그래서 슬퍼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밤의 장막이 걷힐 때까지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있어요

먼 곳에서 기적소리 들리면
그리움은 모닥불을 피우고
긴 사슴의 목은 당신을 향할 거예요

밤새도록 눈이 내리고
눈빛에 눈물이 반사되어
투명한 고드름 되어 맺히면
꿈속에 하나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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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

겨울에 서다
존재는 고독하다
하지만 고독이 안으로 스며들면
그건 자신에 대한 진한 사랑이 된다

나무처럼 침묵하라
쓸데없이 떠벌리지 마라
불필요한 말의 반복은 공해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바람이 다시 내게로 왔다
나는 바람과 함께
겨울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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