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작은 촛불>

 

 

조용한 밤하늘에

기타 소리가 퍼진다

눈을 감고 선율을 따라

마음은 산을 넘고

깊은 강물 아래로 잠긴다

 

너를 만나 좋았고

너를 안아 행복했다

그렇게 어둠이 내리고

작은 촛불이 켜지면

우리 사랑을 위해

커튼을 내린다

 

 

비가 내리는 풀밭에

사랑의 언어를 뿌리고

하얀 치마의 화폭에

너의 미소를 그린다

 

도도한 인생의 강 위로

삶의 애환이 부초처럼 떠돌아도

너의 가슴에 기대어

돛단 배에 몸을 싣도

오늘도 저 멀리 희망의 섬으로 떠난다

 

<너 때문에 행복했다. 너를 만나 삶의 의미를 확인했다. 작은 배 위에 두 가슴을 싣고, 오늘 밤, 기타 소리에 춤을 추며 저 강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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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아주 멀리서도 느껴요

당신의 숨결을

까마득한 옛날부터

함께 있었던 것처럼

당신의 손길을 느끼고 있어요

 

꿈이었을까요

우리가 걸었던 해변에서

만났던 소라와 고동

그들의 정겨웠던

언어를 귀에 넣고

미소를 눈에 담고

밤하늘을 보았던

그 발자국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당신은 알고 있나요

얼마나 많은 밤을

이름을 부르고

그리워했는지

얼굴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는지

 

내가 아니었을 거예요

내 몸도 아니고

가슴도 아니었을 거예요

당신에게 매달려

그토록 아쉬워하며

그렇게 안타까워했던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어요

 

밤이 깊어졌어요

당신을 만날 시간이예요

그리움에 지쳐 쓰러지면

우리 함께 해변을 걸어요

파도가 지켜주고

별빛이 감싸줄 거예요

꿈속이지만

그건 영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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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영원하지 않아>

 

1.

너의 가슴속 떨림을

내 가슴으로 전해 받을 때

나는 울었다

 

2.

그리움만 남기고 떠난 사람

아쉬움만 남기고 떠난 사람

그래도 너는 내 사랑인 거야

 

3.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정말 사랑했던 거야

 

4.

왜 그렇게 네가 좋았는지 몰라?

내 가슴 속에 꽉 들어차 있었어.

 

5.

먼 훗날

잊혀지는 건 네 그림자뿐일 거야

너의 미소는 결코 잊혀지지 않아

 

 

6.

너 때문에 다른 사랑을 할 수 없어

우리 사랑이 화석처럼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에

 

7.

너를 미워할 수는 없었어

네가 말없이 떠날 때도 그랬어

 

8.

네가 남긴 흔적 때문에

나의 뿌리는 송두리째 뽑혀버렸어

 

9.

어젯밤에도 함께 걸었어

꿈속의 동행으로 온몸이 흠뻑 젖었어

 

10.

영원한 이별은 존재하지 않아

우리 다시 만나 촛불을 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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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만 남긴 채

 

 

작은 꽃들이 하늘을 보며

구름 위에 무엇이 있을 거라고

기웃거리는 오후

태양이 잠시 지친 시간에

슬픈 사슴들은 시선을 잃은 채

떠난 사랑을 아쉬워한다

 

잡을 수 없었던 허망함에

촛불조차 꺼버린 암흑

어두움이 소리 없이 내리면

바람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목련나무도 비를 맞으며

외롭게 떠돌고

꿈을 이루기 위해

먼 바다로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다

 

긴 밤에 혼자 삭이던 고독은

별빛을 따라 희미해지고

남겨진 발자국들은

눈밭에 파묻혀 버린다

 

오늘도 내게는

소중한 이름이 자리잡고

그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따뜻한 눈빛으로 익어가는

사과 하나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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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곳에 있었다

 

가을 바람이 불면

우리는 낙엽에 덮힌다

수 많은 삶의 색깔들이

눈속으로 들어오면

내 영혼의 색깔을 찾는다

네것과 내것이 뒤섞여

연한 파스텔 색조가 된다

 

정을 찾아 헤맸던

낯선 도시의 방황 끝에

너를 만났다

그곳은 종착역이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모든 짐을 내려놓는

우리들만의 쉼터였다

 

 

너는 그곳에 있었다

나를 기다렸던 것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가로등과 함께 밤을 새우며

목마를 탄 철학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설 수 없었던 걸까

외로움 때문에 비틀거렸던 걸까

우리는 작은 배 안에서

부딪히며 흔들거리고 있었다

소리는 나지 않았다

어떤 아픔도 느끼지 못한 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이젠 나목이 되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찬바람이 불어도

더 이상 눈물은 없다

네가 붙잡고 있는 나무에

내가 매달려 있다

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고

나는 꿈속에서 너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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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

 

 

당신을

가슴속에 가두고 싶어요

아무 때고

보고 싶을 때 보고

그리울 때

이름을 부르고 싶어요

 

오늘

당신의 숨결을 훔쳤어요

먼 하늘 위로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당신의 파장을 느꼈어요

 

보고픈 마음을

장미꽃으로 수놓았어요

당신의 걸음 걸음을 따라

시선이 멈췄어요

당신이 앉았던 벤치에

찔레꽃향이 배어 있네요

 

당신이 내게 다가와

속삭였던 그 의미 때문에

바람도 멈추었어요

파도도 잠잠해졌어요

우리 사랑의 탑은

바다 위에 세워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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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칠월의 바다에 서다

바람을 타고 파도가 밀려온다

거침없는 기세로 다가오는 파도 앞에서

나는 초라한 알몸이 된다

 

너 때문에 아팠다

네 마음을 알지 못해

너를 잡을 수 없어

돌아서면서 고개를 숙였다

 

사랑 때문에 아팠다

물거품 같은 사랑을 위해

그 수많은 밤을 지새우면서

우리가 불태웠던 촛불들이

너무 초라해 보여

낙엽 같은 아픔을 주워담는다

 

무엇을 그토록 원망했던가

심하게 출렁이는 작은 배 위에서

열리지 않는 가슴을 웅켜쥐고

끝내 토해내지 못했던

사랑의 약속을

삶의 진실을

모두 감추고

갈매기처럼 다시 창공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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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 울면 사랑이 아프다

 

꿈속에서처럼

너의 모습은 희미하고

네 미소가 연하게 보일 때

나는 다시 낙엽을 밟는다

 

눈이 부시게 진한 노란잎들

그 위에 사랑이 누워있다

오랜 침묵에 지친 사랑은

허공을 바라본다

 

까칠한 단풍잎 사이로

철새가 떠났다

햇볕조차 볼 수 없도록

무성했던 한 여름이 남긴

전설 같은 사랑을 냉소하며

새는 멀리 떠나갔다

 

사랑의 흔적이

숨을 쉬고 있다

힘겨운 날갯짓을 기억하며

바람에 글씨를 쓴다

사랑을 전해주던 언어들이

뒤엉켜 몸부림칠 때

서글픈 바람이 분다

 

나뭇잎들이 떨어져

빗물에 젖는다

잃어버린 사랑이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나무들은 잠들지 못하고

나와 함께 지새는

가을의 밤이다

바람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감춘다

 

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 울면 사랑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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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상실>

 

 

끝없는 방황 속에서

작은 불빛을 발견한다

 

무엇이었을까

그토록 가슴을 설레이게 한

밤이 새도록 뒤척이게 한

그 밀어의 의미는

 

문득 붉은 장미꽃에 시선이 멈춘다

뜨거운 청춘의 피를 바쳤던

고귀한 사랑의 넋 앞에서

장미와 사랑을 혼동한다

 

그것은 제3의 새로운 존재였다

너와 내가 아닌

장미도 사랑도 아닌

숨결 같은 바람이었을까

 

정오의 태양 앞에서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고

우리는 길을 잃은 채

강을 건널 채비를 한다

 

작은 새들이 함께 강을 건넌다

새와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면서

상실의 의미를 상실하고

회복의 의미를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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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너 때문에

가을은 시작되었다

불타는 단풍 앞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너에게 매달렸다

 

그렇게 물들은 가슴은

바람 따라, 너를 따라 흔들렸다

오직 네 앞에서

모든 것을 던진 채

쓰러지고 무릅을 꿇었다

 

너 때문에

첫눈이 내렸다

너를 향한 순수의 빛이

밤하늘을 수놓고

바닷가 작은 텐트 안에서

설원의 꿈을 꾼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알알이 박힌 정이

온몸을 돌다가 정지하는 시간

전율을 느끼며 몸서리친다

 

너 때문에

나를 만진다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너를 품는다

네 이름을 허공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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