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던 거지요>

 

 

봄비를 들으면 눈물이 나요

당신이 속삭이던 그 말들이

빗물 되어 떨어지고 있네요

 

사랑했던 거지요

정말 나를 좋아했던 거지요

당신 없인 살 수 없어요

당신은 나의 전부예요

 

목련꽃 보다 더 진했던

내 마음을 아세요

빗소리 보다 더 슬펐던

내 눈물을 아세요

 

이건 이별이 아니지요

만날 수 없어도

헤어졌다고 말하지 말아요

 

내 마음은 당신 곁에 있어요

아주 영원히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우린

정말 사랑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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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무게>

 

 

비가 내리는 강변에는

곧 피어날 안개꽃을 잉태하고 있다

 

비가 내리면 빗물에 젖고

눈이 내리면 눈사람이 된다

 

그래도 사랑 때문에 따뜻하다

가슴속에 들어온 너의 무게를 느껴도

걸음은 가볍게 들풀을 걷는다

 

풀향기가 빗속에서

작은 미소를 던진다

 

강물에는 빗물이 고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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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맑은 순수>

 

 

길을 나설 때

연한 안개숲에서

당신의 손을 잡았어요

 

부드러운 촉감에

가슴은 떨리고

오직 당신만 바라보았어요

 

작은 새들이

힘든 몸짓으로 보금자리를 지을 때

그곁에

우리의 둥지도 놓였어요.

 

아직 사랑은 몰라요

온몸을 감싸는 따스함

저절로 피어나는 순수의 불꽃

 

그안에서

나는 무릎을 꿇어요

절대 눈물은 없을 거예요

우리 사이의 샘물에는

수정처럼 맑은 순수만이 빛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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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되어>

 

 

달이 은은한 색을 띤다

우리는 달빛에 젖은 채

그네에 몸을 싣는다

 

너와 나는 하나가 되어

무아지경에 빠진다

사방은 고요하다

풀벌레소리조차 멈춘 시간

너의 심장소리에 젖어든다

 

술에 취한 것처럼

혼미한 시선으로 너에 이른다

불꽂처럼 타오르는 열정의 뒷편에

비둘기 같은 너의 순수를 손에 쥔다

 

그렇게 가식은 벗겨졌다

때묻지 않은 알몸에

우리는 선명한 문신을 색칠한다

너는 나의 것

나는 너의 것

존재와 소유는 어두운 밤에 관계성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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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멍하니 서있었어

밀려오는 파도가

너무 세차게 가슴을 때렸어

 

아련히 떠오르는 너의 미소

미소를 머금은 얼굴 때문에

나는 울고 있었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어

 

이룰 수 없었다고

사랑이 아닌 건 아냐

너를 떠나보냈다고

아주 보낸 것도 아냐

 

달빛에 소라소리를 듣고 있어

네가 잠든 모습처럼

백사장은 따뜻한 정을 품고 있어

그 위에 누워

네 손을 잡는 꿈을 꾸고 있어

 

먼 곳에서 작은 배가

꿈을 가득 실은 채

파도를 타고 오고 있어

그곳에 옛사랑도 있을 거야

산산히 부서진 사랑의 흔적이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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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떠나면>

 

 

기차는 떠나네

비밀을 안고 떠나네

우리가 나누었던 숱한 언어가

바람 따라 흘러도

아픔만 남아있네

 

차창 밖으로 빗물이 떨어지고

서러움이 북받치면

작은 별 하나에 매달려

운명을 탓하며

너의 작은 미소로부터 멀어진다

 

주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받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말 없이, 아무 말 없이

그림자는 사라졌네

너도 사라졌네

 

떠난 뒤에 노을이 지고

초원에 어둠이 내리면

너 때문에 물든 이 가슴에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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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 적>

 

 

갈 곳이 없어 길을 떠났어

마음 둘 곳이 없어 마음을 비워버렸어

 

별빛을 맞으며 눈물을 흘렸어

별처럼 반짝이던 네 눈빛 때문에

 

강물에 꽃잎을 던졌어

저 혼자 깊어가는 강물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네가 돌아오는 날

저녁 무렵

기차길 옆에서 기다릴 거야

 

네가 오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불어도 좋아

사랑이 불탔던 자리에 앉아

너의 흔적을 껴안고 있어

 

 

<시, ‘흔적’을 쓴 배경>

 

 

갑자기 쓰고 싶었다.

사랑이 남긴 흔적.

 

그 흔적은 어떤 형체일까?

흔적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흔적 때문에 나는 어떤 색깔로 물이 들었을까?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그 꽃잎은 강물 위로 날린다.

 

어디론가 가야 하는데,

아주 멀리 가야 하는데,

꽃잎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나도 모르고, 강물도 모른다.

 

길은 누군가 떠나는 사람을 기다린다.

떠나는 사랑까지도 기다린다.

 

갈 곳이 없어 떠나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둘 곳이 없어 비워버리는 사람도 있다.

사랑할 수 없어 사랑을 버리는 사람도 있다.

 

길과 사랑, 마음이 부딪히는 오후 시간,

떠나고, 버리고,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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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창>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어

조용한 선율이 흐르고

네가 없는데도

새소리가 들려

 

햇살을 따라가고 있어

강물은 정지하고

감정이 뒤엉킨 시간

너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고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면

사랑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아픔의 빗방울만 고여있어

 

무엇을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어

너 때문에 요동쳤고

사랑 때문에 밤새웠던 나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거야

 

 

<존재의 창>을 쓰면서

 

비가 오는 풍경을 창을 통해 보고,

빗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사랑의 파편을

처연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그러면서 과연

누가 누구를 사랑했던 것인지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사랑의 주인공들은 이름 마저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사랑 때문에,

그 놈의 정 때문에

홍역처럼 앓았던 시간들이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모두 창밖의 뿌연 풍경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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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그곳은 가을이었다

붉은 단풍잎들이 내게로 왔다

내가 발갛게 물들어

석양노을을 보고 있을 때

낙조대로 바람이 불어왔다

 

낙엽을 밟고 있었다

사랑이 차곡차곡 쌓인 채

숨을 쉬고 있었다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사랑이 계곡에서 살아났다

 

사랑을 찾아 갔다

내 사랑을 껴안기 위해

연한 안개에 덮힌

대둔산을 올랐다

가을이 산 전체를 덮고 있었다

가을사랑이 산을 껴안았다

 

더 높이 오르고 싶었다

구름이 닿는 곳까지 올라

너의 미소를 보고 싶었다

정상에서 너 있는 곳까지

내 숨결을 보내고 싶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에서 너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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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말아요>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

밤조차 길을 잃은 채

비틀거리고 있어

 

그토록 오랜 시간

우리가 만든 탑은 무엇이었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림자만 손에 붙잡고

울고만 있었던 거야

 

네가 떠나려고 한 건 잘못이야

우린 헤어질 수 없어

어떻게 헤어질 수 있어

가슴이 아파

너무 아픈 거야

 

다시 한번 생각해 봐

무엇 때문에 떠나는 거야

아무 의미도 없잖아

이별은 단지 이별일 뿐이야

 

이미 깊숙이 든 정은

결코 떠나지 않아

잊혀지지도 않는 거야

우리가 소멸할 때까지

두 사람 속에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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