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눈물

 

 

아무 것도 없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선한 눈빛뿐

달빛과 닮은

그런 눈빛이었다

강물에 비친

그런 순결이었다

 

먼 곳을 응시하는

해질 무렵의 모습

슬픔의 신화였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아련한 그리움이었다

 

누가 돌을 던졌을까

누가 가슴에

아픈 상처를 남겼을까

 

그가 걸어가는

순백의 길에

아픔의 파편을 뿌린 것일까

 

그의 상처는

홀로 안고 가야하는 숙명

아무도 모르는

혼자만의 사랑을

가슴 속에 묻어둔 운명이었다

 

사슴은 그래서 운다

사랑했던 사람들이

이루지 못했던

아픔들을 안고

사슴이 울고 있다

초원에는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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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슬픔

 

 

아무 말도 없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만이 애처로웠을 뿐

물안개 피는 계곡에는

소리 없는 파장이 흘렀다

 

그건 운명이었다

피할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처절한 슬픔이었다

 

서로의 마음이

호수를 떠나지 못하는 건

꽃잎이 떨어져

호수 속으로 들어가는 건

얽히고 설킨 삶의 실타래였다

 

기다림에 지친 사랑이

호수 속에서 잠들고 있다

오늘도 호숫가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슬픈 사랑이 끝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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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잎

 

 

바람의 자취를 따라

그곳으로 다가갔다

낯선 관계의 서러움은

모두 잊어버리고

솔잎을 만난다

 

그들은 순수였다

바람을 따라 사는

추상화된 언어였다

 

그들은 향기였다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함이었다

 

삶의 찌든 때를

벗어던지고

그들은 알몸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곳에 문신이 있었다

가슴에 진하게 새긴

글자는 솔잎이었다

 

가슴에도 솔잎이 있었다

깊은 산속에서 만났던

솔잎의 향기가

알몸에도 배어있었다

 

우리가 취했던 건

솔잎 때문이었다

 

마침내 그들은 떠났다

알 수 없는 곳으로

다시 찾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우리는 절망했다

향기를 잃은 건 솔잎이었다

솔잎을 잃은 건 달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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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픔일지라도

 

왠지 슬퍼지네요

비바람 치는 이 밤은

그대가 없는 풀밭에는

빗소리만 들리고

나 홀로

별을 찾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그 별을

 

처음엔 몰랐어요

사랑이 이토록 아픈 줄을

그대를 못 잡은 내가

천길 벼랑에 떨어질 줄은

 

그래도 세월은 가겠지요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밤하늘을 보면

시간은 정지해 있고

풀잎마저 숨을 쉬지 않아요

 

이젠 알아요

사랑했던 만큼 아파도

그리워했던 만큼 슬퍼도

우린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임을

그대가 나의 갈비뼈로 만들어졌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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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 돌아가요>

 

그땐 너무 몰랐어요

당신의 가냘픈 손동작

이해할 수 없는 미소의 의미를

그냥 스치고 말았어요

 

너무 아쉬워요

철없던 시절의 방황

삶의 어설픈 철학 앞에서

사랑을 놓쳤던 젊은 날들이

아픈 추억으로 되살아 나네요

 

왜 몰랐을까요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당신 사랑이 순수했다는 걸

왜 나만 몰랐을까요

 

이제는 눈처럼 녹아내렸어요

사랑의 끈을 놓쳐버렸던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강물에 흘러갔어요

 

돌아가고 싶은

그 계절의 원점에서

다시 만나요

 

세속의 때를 다 벗고

벌거벗은 몸으로

우리 다시 만나요

(김주덕, 그때로 다시 돌아가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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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그때처럼>

 

겨울이 완전히 떠나기 전에 우리는 편지를 써야 한다. 예쁜 글씨로 정성껏 쓴 편지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아야 한다. 새벽 까치가 물고 저 고개를 넘어 내 사랑하는 님의 창가에 곱게 놓기를 소망한다.

 

<그때로 돌아가요>

 

그땐 너무 몰랐어요

당신의 가냘픈 손동작

이해할 수 없는 미소의 의미를

그냥 스치고 말았어요

 

너무 아쉬워요

철없던 시절의 방황

삶의 어설픈 철학 앞에서

사랑을 놓쳤던 젊은 날들이

아픈 추억으로 되살아 나네요

 

왜 몰랐을까요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당신 사랑이 순수했다는 걸

왜 나만 몰랐을까요

 

이제는 눈처럼 녹아내렸어요

사랑의 끈을 놓쳐버렸던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강물에 흘러갔어요

 

돌아가고 싶은

그 계절의 원점에서

다시 만나요

 

세속의 때를 다 벗고

벌거벗은 몸으로

우리 다시 만나요

(김주덕, 그때로 다시 돌아가요, 전문)

 

아직도 강위에 얼음이 녹지 않은 곳이 있다. 파란 물을 하얀 색깔로 덮고 있는 것은 사랑처럼 보였다. 눈꽃으로 사랑을 덮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를 다시 만나러 가는/ 이 순간이 믿기질 않아/ 가는 내내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나~/ 내 사랑인데 내 반쪽인데/ 그땐 널 왜 보냈을까/ 정말 미안해 이젠 놓지 않을게/ 너의 손 꼭 잡을게/ 사랑만 하자 우리 그러자/ 다시 아프지 않게 만나자’(이승기, 처음처럼 그때처럼, 가사 중에서)

 

사랑의 추억이 안개비속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갈곳을 잃은 추억들이 내 가슴의 빈 공간속으로 우수수 쏟아져 들어왔다. 나도 아프고 추억들도 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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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길을 모른다>

 

 

봄날

잃었던 기억은 무엇이며

빗소리에 사라졌던

삶의 흔적들은 무엇인가

 

꼭 껴안고 있었던

낙엽들은 사라지고

서툰 언어로 채워지는

그 공간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햇살 때문에 뜨거워진

가슴 사이로

부딪치는 상념들은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구름에 가려

더 높이 날지 못하는

새들의 눈물은

빗물과 함께 대지를 적신다

 

길은

언젠가 다시 만날

빗물을 탓하지 않는다

길은

어딘가에서 다시 만날

헤어짐을 탓하지 않는다

 

한낮의 단꿈은

꿈으로 그치지 않는다

흩어진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뭉쳐지면서

선명한 색깔을 내고 있다

 

풀잎은 다시 시간 앞에서

내일을 말하고 있다

 

강은 길을 모른다

길도 강을 모른다

우리가 흐르고 있는 까닭은

강이기 때문이다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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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피지 않았다>

 

 

봄날인데도

나무는 떨고 있다

계곡에는

순한 새싹이 돋아나고

그리움은 편지를 적신다

 

가로등 아래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연분홍 치마에는

처절한 기다림이

가득 담겨 있고

보내는 애틋함이

이슬처럼 맺혀 있다

 

첫사랑의 흔적이

잉태의 순간을 맞을 때

삶은 강물처럼 흐르고

또 다른 삶은

강물로 물들고 있다

 

다시 고독해진 언덕에는

목련꽃이 떨어져

처절했던 시간들을 짓밟고

잊혀졌던 추억들을 감싸고 있다

 

벚꽃이 피지 않아도

봄날은 간다

낙엽을 밟지 않아도

가을은 간다

 

꿈을 잃어버린

여인들은 바닷가에 누워

소라 껍질에 사랑을 담아

파도에 던진다

 

아득한 옛날이

바다에 잠기면

깊은 바다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벚꽃이 피지 않아도

우리들의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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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건 순간이었다>

 

 

화사한 건 순간이었다

떠나간 4월을

바람이 따라나섰다

눈물을 흘리며

길을 걷던 봄날은

숲속에 숨었다

 

우리들의 시간은

숨을 죽이고 있다

벚꽃이 지면서

축제는 막을 내리고

술잔은 뒹굴고 있다

 

마지막 밤을

안개가 덮었다

형체도 불분명한

슬픔이 몰아치면서

술에 취한 사람들은

꽃잎을 손에 쥔 채

잠들고 있다

 

호숫가에는

아침이 왔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삶의 흔적들은

제 각기 흩어지고

5월의 첫날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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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는 밤

 

 

텅빈 가슴의 허전함을

어떻게 할까요

가을의 쓸쓸함을

어떻게 할까요

 

지금 울고 있어요

그대 없는 이 밤

혼자 헤매고 있어요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우리 사랑은 사라지고

사랑이 남긴 추상은

진한 낙서만 남겼어요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하면 좋아요

떠난 사랑의 소매를 잡고

아픔에 울면서

그렇게 세월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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