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의 법망 피히기(3)


                                                                   가을사랑



넷째, 치밀한 증거자료의 수집과 제출을 한다. 사기를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믿고 거래를 했기 때문에 거래사실에 대한 아무런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사기범은 처음부터 사기를 칠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자료를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사과정에서 증거자료에 있어 사기범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피해자는 말로만 거래를 했고, 사기범은 나름대로 빠져나갈 자료를 만들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동업관계에서 그렇다. 믿고 돈만 투자해 놓고 구경하고 있었던 투자자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데, 남의 돈을 가져다가 사업을 직접 경영했던 동업자인 사기범은 모든 자료를 완벽하게 갖추어 놓고 있는 것이다.


대개 사기범들은 몹시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남의 돈을 빼앗아 먹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연구를 하고 노력을 한다. 물론 머리를 나쁜 곳에 쓰고, 나쁜 쪽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남을 속이기 위해 열심히 자료도 만들고, 상대방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하라고 할 때 이것을 이용해서 아주 열심히 자료등을 챙겨 놓는다.


그래서 사기사건에서 고소인은 고소장 이외에 별다른 증거자료가 없는데 피고소인은 수많은 증거자료를 제출한다. 그것도 변호사가 증거자료를 하나씩 분석해서 무엇을 입증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증거설명서까지 첨부하여 제출하고 있다. 그리고 고소인은 이러한 증거자료나 변론요지서를 볼 권한도 없다. 수사과정이 매우 불리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파워게임이다. 사기범은 사기를 친 돈을 가지고 있다. 사기를 쳐서 회사를 빼앗아 조직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재산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는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돈을 가지고 있다. 돈은 곧 권력과 연결된다.


사기친 돈으로 교제를 하여 공무원도 가깝게 지내고 변호사도 선임한다. 그런데 피해자는 사기를 당해 망한 사람이다. 회사도 날리고 돈도 없다. 망한 사람 주변에는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조차 다 떠나 버리고 도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로 피해를 당해 망한 상태에서 직접 고소장을 작성하고 있다. 법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고소장 양식을 다운받아 가지고 겨우 고소장을 작성한다. 그리고 제출한다. 어디에 제출해야 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


법원에 내야 하는지, 검찰청에 내는 것이 좋은지, 경찰서에 내야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고소장을 낸다. 고소장을 내고 기다리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시대에 억울한 사람이 신문고를 두드리면 모든 것을 관가에서 알아서 해주는 것으로 소박하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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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사기 

 

                                                    가을사랑 



사기피해유형은 사회 계층에 따라 다르다. 사기를 당한 입장에서 대응하는 방법도 다르다. 일반 서민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소액의 사기를 당하고 안절부절한다. 인터넷등을 통해 법률조언을 구하고 있지만 그 답변내용은 대체로 무성의하다.

 

막연하게 ‘사기가 된다, 안 된다.’ ‘고소장을 경찰서에 내라.’는 식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추상적인 답변이다. 사회에 대한 불신감만 조장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기를 당한 상태에서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또 비용이 들어가야 하고, 비용이 들어간 만큼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사기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디지털과 글로벌로 특징 지워지는 현대사회에서 사기의 모습도 다양화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기수법은 고도로 지능화되고, 그 피해는 전국적 국제적으로 광역화되고 있다. 피해금액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고 그 대상은 무차별적이다. 다단계수법에 의한 사기, 전자상거래사기, 국제사기, 권력형 사기 등이 빈발하고 있다.

 

고도의 과학적 기술을 앞세운 발명특허, IT 관련 기술개발 등을 이용한 사기는 일반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이해도 못한 채 당하게 된다. 재테크에 심취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디지털시대의 과학화된 사기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이것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도 디지털화되고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기해설서는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사기수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기수법과 대응방법을 따로 설명하고 있어 손발이 맞지 않았다. 글로벌시대감각을 가진 신세대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도식화, 만화화, 시각화할 필요도 있다.

 

사기에 관한 책자는 비교적 간단해야 하고, 알기 쉬워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원인분석과 대응방안, 예방책 등이 기술되어야 한다. 만일 사기에 관한 해설책자가 막연한 설명만으로 말장난이나 하고 있으면 이 역시 넓은 의미의 사기일 수 있다.

 

개별적인 사례를 나누어 분석하고, 왜 당하게 되었는가? 어떻게 하면 당하지 않을 수 있었는가? 앞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할 필요도 있다. 왜 이런 해설서가 필요한가? 직접 사기를 당해 봤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고달픈 과정에서 왜 당했는지를 분석해 보고, 앞으로는 당하지 않기 위한 성찰을 해보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 것도 없으면 결코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사기꾼은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붙어 봤자 시간 낭비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헛되이 쓰지 않을 정도로 현명하다. 돈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위와 명예가 있을 때, 그렇지 않으면 이용할 육체라도 있을 때 사기꾼은 달라붙는다. 피냄새를 맡고 습격하는 상어처럼, 사기꾼은 뜯어먹을 것이 있는 사람에게 무엇이 있는지 알아 보고 달라붙어 갖은 거짓말로 유혹하고, 속은 사람으로부터 돈과 이익, 몸을 뜯어먹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기를 당하면서 살아간다. 처음 당할 때는 심한 충격을 받지만, 나중에는 점차 면역성이 생긴다. 대부분은 피해를 보고도 귀찮아서, 아니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한다. 액땜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일부 사람들이 독하게 달라붙어 보지만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법과 사회제도의 허망함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사기꾼들은 이런 제도적 약점을 이용해서 사기를 치고 처벌받지 않으며, 그로 인해 벌은 돈으로 더 큰 규모의 사기를 더욱 자신만만하게 도발하게 된다. 사회 전체를 사기용광로처럼 만들어 버린다. 우리 모두 커다란 용광로 속에서 사기에 녹아 있으며 사기꾼들과 혼재하고 있다. 누가 사기꾼인지 구별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사기는 공기처럼 한몸이 되어 식별할 수도 없다. 공기 속에 만연되어 있는 바이러스에 감기가 들듯이, 우리는 사기라는 감기를 달고 살아가고 있다. 사기를 화두로 시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관심을 새롭게 갖지 않을 것이지만, 다시 한번 사기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날로그시대와 디지털시대의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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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취업사기


                                                                                                   가을사랑

 

 


국내에서 직장을 구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일부 젊은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서라도 직장을 구하고자 한다. 외국이라는 잘 알지 모르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도 이런 취업을 부추기게 만든다. 이런 심리를 이용하는 악덕 업체가 많다.


해외취업알선업체에서 무책임한 해외취업을 알선해서 멋도 모르는 피해자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갔다가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A씨(25세, 가명)은 호주의 유치원 교사 인턴십을 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알선업체에 5백만원을 주고 호주로 취업하러 갔으나, 그녀가 맡은 일은 유치원 교사가 아닌 탁아소 보모 역할이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호텔 인턴사원으로 등록해 미국으로 나갔던 젊은이들이 알선비 4백여만 원을 소개업체에 주고 이들이 간 곳은 호텔이 아닌 시골의 산장에서 잡부로 일을 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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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사기


                                                             가을사랑

 

 


직장을 구해야 하는 절실한 입장에 있는 구직자, 이들을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쁘다. 남의 피를 빨아먹는 사악한 사람들이다. 가끔 지하철에 광고선전지를 놓아 둔 것을 볼 때가 있다. 학력,경력 불문,월 수입 200만원 보장,관리직 모집이라고 써있다.


IMF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잘 다니던 직장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해고당했다. 이른바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직장에서 쫓겨났다. 그들은 얼마 안 되는 퇴직금을 가지고 생활하다가 신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파산자가 되었고,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중간 서민들은 경제적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이 부동산이다, 주식이다 해서 돈을 벌었지만, 대부분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는 줄어들었고, 직장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가 되었다. 웬만한 대학졸업생도 취업이 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평생직장이 보장된다는 메리트 때문에 국가, 지방공무원, 국공영기업체 취업문은 몇백대일이 되고 있다.


아무리 구직광고를 내도 취업이 되지 않는 판에 보수 좋은 회사 관리직을 뽑는다면서 학력, 경력 불문하고 월 200만원씩이나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 직장이 있으면 굳이 광고가 필요없다. 인터넷에 한줄만 띄어놓아도 지원자는 넘쳐날 것이다.


그런데 굳이 비용을 들여가면서 왜 그런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업체들은 대개 외판원을 모집하고 있다. 관리직에 오르게 되면 앉아서 수당을 받게 된다는 유혹이다. 열심히 하면 한달에 2백만원은 기본이고 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이들은 관리직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경험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먼저 물건을 사서 수당을 받고, 그 물건을 주변사람들에게 팔도록 강요 당한다. 갖은 감언이설에 속아 그런 일을 하게 되지만,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은 몇 사람 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도 손해보고 시간도 낭비하고 만다.


또는 실적급을 전제로 기획부동산업체에서 투자자를 유치해 오는 일을 시키기도 한다. 사전에 각본을 짜놓고 임원으로 끌어들여 고의적인 부도를 내고 책임을 대신 지게도 한다. 이런 취업사기에 조심해야 한다. 세상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라. 좋은 직장은 자신의 실력과 노력에 의해 어렵게 얻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그래야 사기 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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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사기


                                                             가을사랑

 

 


현대 사기의 특징은 전화, 인터넷 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는 데 있다. 사기범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지 않고, 속이는 과정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처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서류와 문자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내왔다. 그래서 사기범들은 공문서와 사문서를 위조해서 사기를 쳤다.


서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문에 어떤 사실이 보도되면 일단 믿는다. 나중에 그것이 허위사실로서 잘못 보도된 것이라고 밝혀져도 처음에 읽은 기사에 대한 믿음을 선뜻 버리지 못 한다. 그래서 신문등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피해가 심각한 것이다.


그런 서류와 문서를 이제는 인터넷이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사기범들은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고, 전화는 그 보조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자동연결전화나 안내멘트를 자동으로 하고 있는 전화에 대해서는 보통 그런 전화가 가정집이 아니고, 관공서나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전화방식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믿기 쉬운 함정이다.


한동안 극성을 부렸던 중국계 전화사기단에 의해 사람들은 피해를 보았다. 그런 신종사기수법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그게 언론의 힘이다. 최근에도 전화사기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 갑은 자신을 법원 직원이라고 밝힌 여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여자는 당신은 금융사기사건에 연루돼 있으니 15일까지 법원에 출석해야 하며,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9번을 누르라고 했다.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은 갑은 얼마나 놀랐겠는가? 피해자가 9번을 누르자 서울경찰청 직원이라는 남자가 나왔다. 이 남자는 피해자가 350여명에 이르는 15억여원짜리 금융사기 사건이 일어나 수사중이라며 휴대전화번호 등을 캐묻더니, 더 이상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면서, 은행 현금인출기 앞에 가 기다리라고 말했다.


잠시 뒤 갑이 현금인출기에 도착하자 또 다른 남자가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자신을 ‘현직 검사장 이 아무개’라고 소개하면서 “의심스러우면 확인해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 번호는 실제 이 아무개 검사장이 근무하는 검찰청의 민원상담센터 전화번호였다. 전화로 이를 확인한 피해자 갑은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현금인출기를 조작했고 결국 현금 498만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경찰은, 빠져 나간 돈이 중국인 명의의 통장에 입금됐고, 전화를 건 범인들이 중국동포 말투를 사용한 점 등으로 미뤄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국계 전화사기단의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얼마나 황당한 피해를 당한 경우인가?


사기범들은 아주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위 사안에서 어떻게 상대방들이 완전히 짜고 사기를 치고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무서운 일이다.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받는 전화에 무조건 따라서 금전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


일단 전화를 받으면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고, 상대방 전화를 물은 다음 이쪽에서 전화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전화로 주민등록번호, 예금통장계좌, 비밀번호 등을 알려주어서는 안 된다. 돈이 관련되는 문제면 모든 것을 직접 상대방을 만나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신종사기사범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경찰이나 검찰 등 정부기관에서는 적극적으로 사기범을 검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찰, 검찰이 해야 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달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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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유리성


                                                             가을사랑

 

 


서울에서 강남은 이제 하나의 새로운 성(城)이 되었다. 조선 시대 한성(漢城)은 4대문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안에서 모든 권력과 부와 명예가 독점되었다. 성밖 사람들은 성안 사람들을 부러워했고, 그들과 모든 면에서 차별되었다. 그런 불공평한 차별은 무려 6백년이나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그런 봉건주의제도하에서의 불공평, 차별적 대우를 비민주적이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토록 타파하려고 했던 불합리한 현상은 이제 4대문안의 성에서 강남성으로 바뀌었다.


강남이 개발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1970년 초기만 해도 강남은 미지의 세계, 개척을 앞둔 캘리포니아와 같은 땅이었다. 1970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서 사전에 계획된 도시로 자리잡게 되었다.


강북에 있던 주요 시설들이 옮겨왔다. 전통적인 명문학교들이 이전했고, 법조타운이 거대한 공룡처럼 선을 보였다. 무수히 많은 아파트단지가 짜임새 있게 들어섰다. 고급유흥가가 여기 저기 터를 잡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강남은 그야말로 서울 제일의 타운이 되었다. 너무 밀집한 상태에서 비대해져 하나의 거대한 성이 되었다.


강남학군에 들어오기 위해 학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강남학군은 사실상 아이들의 장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에 있는 중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부모들은 강남에 있는 집을 비싸게 사거나 전세라도 얻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강남에 있는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무한정 뛰었다. 강남의 아파트값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대의 부동산값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건설회사들은 장사가 되는 강남지역을 공략의 최우선순위로 삼았다. 아파트건축시기도 오래 된 것이 많아 재건축붐이 불어 또 다른 부를 손에 거머쥐기 시작한 곳도 강남이었다.


강남의 과소비현상은 압구정동, 강남역, 테헤란로 주변을 중심으로 고급 식당, 술집, 유흥가 등이 자리잡으면서 서울의 소비수준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고급 백화점, 결혼식장, 호텔 등이 줄줄이 들어섰다. 압구정패션은 곧 유행을 선도했다. 타워팰리스는 몇십억원을 호가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강남의 웬만한 땅은 평당 몇천만원이 기본이다.


이제 강남에 새로 들어온다는 것은 그림의 떡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봉급생활자들이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무엇이 문제인가? 강남 이외의 사람들은 엄청난 위화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들은 강남을 오고 가면서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자신들과는 다른 새로운 신분의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종부세 때문에 고물가, 고조세로 인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강남은 나름대로 삭막한 환경에 있다. 너무 밀집되어 답답하고, 공기도 나빠졌다. 수많은 차량의 소음과 매연으로 삶의 질이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진 탓에 서로간에 경쟁의식이 강하고, 인간적이거나 낭만적인 요소는 많이 사라져 버렸다.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온 몸에 온통 비싼 명품 옷과 귀금속으로 치장한 귀족들이 오가는 거리처럼 인식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강남에서는 이런 물질적 환경 때문에 고급사기사건이 많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무실을 화려하게 꾸며놓고 대규모사기를 치는 경우는 대개 강남에서 활동을 한다. 꽃뱀과 제비족이 주로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원래 강남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강북에 집중되어 있던 서울인구를 보다 넓은 지역으로 분산시켜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강남만을 너무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고, 위상을 높여놓았다. 그래서 서울 사람들로 하여금 심각한 위화감을 느끼게 했고, 강남에 사는 사람들조차 그런 현상이 불편하게 느끼게끔 만들었다.


강남을 앞으로 어떻게 다른 지역과 조화를 이루면서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강남의 사회적 환경과 분위기를 어떻게 꾸며나가느냐 하는 것은 서울  전체의 문제이고,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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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트계층의 사기


 

                                                                       가을사랑

 

 


엘리트라 함은 일반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계층을 뜻한다. 엘리트들은 사회에서 많은 교육을 받거나 특별한 재능을 발휘해서 사회적으로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부여받고 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엘리특계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가 바로 이를 뜻한다. 일반사람들과 달리 이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으며, 지도자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들이 개인적인 이기심보다는 사회를 위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돈 보다는 명예를 더 중시하기를 기대한다. 도덕적으로 일반사람들보다는 고상하고 윤리적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을 그렇지 않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들이 뇌물 등으로 두사람이나 구속되어 재판까지 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이나 장관, 고위직 공무원들이 수 없이 뇌물로 구속되어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대학교수가 표절시비에 휘말려 고생하기도 했다. 대기업총수들이 비자금조성과 업무상횡령, 뇌물공여죄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성직자들의 성추행사건도 가끔식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방송사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프로그램제작과 관련하여 금품을 받고 배임수재죄로 쇠고랑을 차기도 했다.


선거에 의해 시장, 군수가 된 사람들의 부패현상은 루소가 지적한 선출귀족주의(elective aristcracy)의 한국판의 폐해를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고위공직자들이 다단계판매회사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자녀들을 병역면제시키고, 고급호텔에서 수천만원씩 비용을 들여 호화판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수십억원씩 하는 고급 주택에서 초호화인테리어를 해놓고, 몇백만원씩 하는 명품옷을 걸치고 거들먹거리고 살아간다. 도시의 양극화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압구정유행을 풍자하는 개그프로는 오랜 수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엘리트계층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형성된 인맥을 동원하여 교묘한 수법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속임수를 쓰게 되면 그 폐해는 무한정 확대될 위험이 있다. M&A 방식을 통한 주가조작사건, 정경유착에 의한 금융기관부실대출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우리 사회는 이런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엘리트의식은 스스로 각자의 전문분야에서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진정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다는 우등생의 인식을 버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화력을 갖추고,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혼자서 공부를 하는 이기적인 사고와 행동을 그대로 연장시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잘나 그렇다는 교만함과 방자함을 보이고, 사치와 허영에 들떠 황폐한 생활을 해서는 사회적인 지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법과 제도는 사회의 엘리트계층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하지만, 만일 이들이 자신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사회 일반인의 기대를 저버렸을 때에는 가차없이 비판을 해야 하는 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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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사랑

 

 


특히 술집에서 일할 종업원을 구하면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다. 순진한 사람은 광고를 들뜬 마음에 찾아가지만 실제로 가서 일을 해보면 술시중을 들다가 몸까지 팔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높은 보수를 제안하는 경우는 대개 다단계판매조직이다.

 

자신들이 돈을 투자해서 회사를 차려놓고 느닷없이 사장 자리를 제안하는 경우는 바지 사장을 앉혀 놓고 나중에 사기를 친 후 법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한 술수다. 이 때문에 사장이라고 폼을 몇 달 잡다가 몇백억원의 책임을 지고, 징역까지 가는 사람도 있다.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어음을 위조해서 사기를 치는 조직들이 대개 그렇다.  


사회생활 가운데 많은 사기는 돈을 빌려주고 못 받는 경우다. 학교 다닐 때는 거의 그런 거래가 없다가 사회에 나와 높은 이자를 준다는 유혹에 넘어가거나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니 마음이 약해 돈을 빌려주었는데 받지 못 하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고 떼어 먹혀 손해를 보고, 그 돈을 받으러 다니는 과정에 시간을 허비한다.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보험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는데 조건이 좋지 않은 종목에 가입하게 된다.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가입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험료만 납입하고 얻는 것은 거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모집원 자체가 초보라 잘 모르거나, 가입실적금이 높은 종목만 권유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로 값이 오르지 않는 곳을 골라서 사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부동산 값이 폭등해서 떼부자가 되는데 자신이 산 땅은 십년이 지나도 똑 같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 


주식에 투자하면 얼마 안 있어 깡통이 된다. 벤처에 투자해도 손해만 본다. 퇴직금을 받아 식당을 하면, 개업할 때만 기분이 좋지, 시간이 가면 파리를 날리고 문을 닫게 된다. 동업을 하면 투자할 때만 대우를 해 주지, 일단 돈이 들어가면 투자자를 귀찮아 하고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결국은 친했던 사람이 원수가 되고 법적 분쟁으로 들어간다.


남녀 간의 애정관계에 있어서도 진실성은 찾아보기 어렵고, 많은 경우 사기를 당한다. 처음부터 결혼도 하기 전에 혼인빙자간음을 당하기도 하고, 무책임한 강간을 당하기도 한다. 허풍쟁이를 만나 결혼한 후에 모든 책임을 다 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사실혼관계에서 아이까지 낳은 사람들이 초혼인 것처럼 결혼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한다. 박사학위도 가짜로 사기도 한다.


무슨 일이 생기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는 브로커들이 들끓고, 돈을 받아 먹는다. 공무원을 사칭하기도 하고, 대통령 친익척을 팔기도 한다. 모든 거래에는 커미션이 따르고, 검은 거래가 판을 친다. 어려운 살림에 전세를 들어갔다가 집주인이 경매를 당하는 바람에 함께 쫓겨나는 설움을 당하기도 한다. 돌팔이 의사에게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얼굴을 망치기도 한다.


한국에서 살기 싫다고 이민간 사람들이 미국 땅에 내리자 말자 현지정착을 돕겠다는 교포들로부터 사기를 당해 재산을 날리기도 한다. 중국에 왔다 갔다 하면서 연변에 사는 조선족들을 한국에 입국시켜주겠다고 사기를 치고, 조선족들은 한국 사업가들을 속여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많은 기업체들은 해외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거액을 사기당하기도 한다. 국제결혼사기도 적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개인은 크고 작은 사기를 경험하고 속을 앓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심한 경우 가정이 파탄나기도 한다. 때로는 사기를 당해 재기하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사기를 당하면 인간성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사기를 당하고 법에 호소를 하지만 법은 과연 누구 편인지 애매모호하다.


사기꾼은 사기친 돈을 가지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법망을 빠져 나간다. 유전무죄의 법칙도 여전히 유효해서 좀처럼 실형을 살지도 않는다. 교도소에 들어갔다가도 용케 다시 나온다. 산소마스크는 이때 단골분장품이다. 휠체어 역시 등장한지 오래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등에 업혀 나왔을 텐데, 현대사회는 역시 다양한 변화를 느끼게 한다.


구속집행정지, 형집행정지제도가 그렇게 많이 활용이 되고, 효력이 있는 줄을 사람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외국으로 도망가거나 국내에서 잠수를 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출국금지제도가 있고, 기소중지제도와 체포장이 있지만 도망친 사기범이 순순히 잡히리라고 믿는 사람들은 형사소송법을 만든 사람들 뿐이다. 민사재판을 열심히 하지만 재산을 다 빼돌린 상태라 판결문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녹아 스며들어있는 사기풍토, 사기현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 부끄럽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근본적인 관점에서 새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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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사랑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넓은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정된 울타리 안에서 하던 학교생활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고 있다. 졸업장을 들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많은 꿈을 가지고 시작한다. 직업을 갖게 되고,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거래를 하게 되고,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게 된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인은 상대방을 일단 선량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말을 무조건 믿는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그렇게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습관으로 형성되었고, 몸에 밴 것이다.

 

학교에서는 나이 든 사람은 공경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서로가 믿고 신의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지 말고 정직해야 하며,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컨닝을 해서도 안 된다. 따듯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면서 살아야 한다. 한번 동창은 영원한 친구고, 적이 될 수 없다. 다만, 선의의 경쟁을 했을 뿐이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똑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 상대방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현재의 처지가 어떤지 알아보지 않는다.

 

그런데 상대방은 사회생활을 오래 한 유경험자다. 사회생활로 따지자면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유단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초년생은 태권도로 말하면 하얀띠를 매고 있는 상태다. 검은 때 8단과 하얀 백띠가 서로 대련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다만, 도복은 보이지만, 그 때는 속에 감추어져 있을 뿐이다.  


어느 분야건 다 급수가 있다. 사람들은 소박하게 모든 것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정식의 학교생활만을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엄격한 규율 아래서 정직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낭만적인 분위기로 생각하고 살며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은 학교생활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는 학교가 아니다. 사회는 학교와 같은 정형적인 룰이 없다.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어 전체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 선생님도 없고, 누가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없다. 모두 알아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법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법의 적용은 아주 제한적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법과 무관하게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다. 모든 게 자유라는 이름하에 허용되어 있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것도 자유다. 자신이 선택한다. 살인을 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면 방법도 없다. 사기를 치는 것도 자유다. 강간을 하는 것도 자유다. 법은 뒤늦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인을 잡으러 다니고 난리를 치지만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이런 제도의 허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무지와 무경험을 이용해서 속여 먹는다. 꽃감을 빼먹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개인은 직장을 구해야 한다. 취직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기를 당하게 된다. 취업광고는 허위 또는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러 돈을 들여 사람을 구한다고 하는 광고는 믿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말로 조건이 좋은 직장은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가고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사법시험은 광고를 내지 않고, 그냥 관보에 게시만 하면 알아서들 원서를 내고 시험일자를 놓칠까봐 조바심을 낸다. 잘 나가는 대기업의 경우 취직은 곧 전쟁터다. 일부러 구인광고를 내는 사람들은 어딘가 모르게 속임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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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사랑

 

 


인터넷을 통한 대화는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다. 전혀 상대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익명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도 없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속이려고 들면 사기를 당하게 된다는 점이다.


서울 시내 일부 술집에서 삐끼 아르바이트생들과 짜고 순진한 남자 손님들을 유인해서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인터넷 채팅을 하던 중에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술한잔하자고 제의하여 만나면 아는 술집에 데리고 가서 비싼 술을 시켜놓고 마시다가 중간에 슬쩍 사라져버린다. 그러면 남자는 여자와 데이트를 하려고 나왔다가 혼자 남게 되고, 비싼 술값을 지불해야 한다.


채팅을 통해 만나 정을 통한 다음 이것을 미끼로 체면있는 사람에게 돈을 뜯어내는 고전적인 수법은 이제 진부할 정도다. 결국 상대방이 의외의 친절을 보이거나 대담한 방법으로 접근해 오면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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