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기


                                                                       가을사랑


결혼사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결혼할 의사가 없으면서 결혼하자고 속여 정조를 빼앗고, 더 나아가 결혼할 사이니까 돈이 필요하다고 빌려 사기를 치는 수법의 범죄행위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러한 결혼사기는 주로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되었다. 결혼을 빙자해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자의 정조를 침해하고 농락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어 형사처벌했다. 


그러나 점차 사회 환경이 바뀌면서 이런 결혼사기는 정조 보다도 금품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발전되었다. 여자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 치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 스스로 재력이 있고 사회적인 능력이 있는 것처럼 꾸민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들이 돈이 있어 보이고 능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일단 호감을 가지고 잘 대해준다. 그리고 결혼하면 엄청나게 잘 살게 해줄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치기 위해서 견실한 회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속인다. 돈이 많은 것처럼 좋은 자동차를 렌트해서 타고 다니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친구들과 공모해서 옆에서 바람을 잡기도 한다. 


이런 계획적인 사기수법에 넘어가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철저한 사기행위이기 때문이다. 결혼사기범들은 수십 차례 수백차례 여자를 유혹하기 위한 시도를 하여 여자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 


사기수법을 동원해서 여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을 연구한다. 멋있는 옷을 입고 나타나고, 아주 지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음악과 미술,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둔갑한다. 현실이라는 진흙텅이를 벗어나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로 이끌어 간다. 


감미로운 대화를 하고, 이런 방법으로 여자를 유혹해서 마음을 사로잡은 다음 본격적인 마각을 드러낸다. 이런 저런 핑계로 여자가 거절할 수 없게끔 거짓말로 돈을 뜯어낸다. 그러면서 여자를 계속 사랑한다고 함으로써 다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게 결혼사기범들의 고단수 수법이다. 


나중에 이런 사기행위가 탄로나면 일단 도망갔다가 나중에 나타나서 온갖 거짓말을 한다. 정말 사랑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렇게 되었다고 결혼사기의 고의 내지 범의를 부인하게 된다.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더욱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그러다 보면 결혼사기도 성립이 안 되고 일반 사기범죄도 입증이 어려워 무혐의결정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더욱 승승장구하게 된다.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대상을 물색해 나간다.


결혼사기의 본질은 사기행위이며 그 가증스러운 사기수법에 있다. 이런 유형의 사기범죄를 철저하게 수사하여 법이 정한 최대한의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한다. 특히 애정을 수단으로 순수한 마음을 이용해서 인생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더 나아가 그 돈을 뜯어내서 재산상 피해를 주는 범죄는 아주 죄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최근에 애정을 이용해서 돈을 뜯는 사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꽃뱀과 제비족, 간통을 해놓고 공갈치는 사람, 성매매를 해놓고 신고해서 처벌 받도록 공갈치는 나쁜 사람들. 이들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한편 결혼사기의 피해자 역시 피해자과실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을 할 때 상대방을 철저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무조건 그 사람의 말만 믿고 따라서는 안 된다. 결혼한다면서 도중에 돈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 그건 사기수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모들에게 상의도 없이 커다란 돈 거래를 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검찰과 법원에서도 혼인빙자간음죄의 폐지논의와는 별도로 사기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하여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혼인빙자간음죄를 비범죄화하여 성문제는 자유의사에 맡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사기죄는 여전히 엄벌해야 사회정의와 신뢰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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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비종교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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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종교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부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했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는 각기 수많은 종파로 나누어져 있다.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답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모두 저마다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종교건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잘못 인도되었다가는 인생을 망치게 된다. 특히 사이비종교에 빠져 전 재산을 날리고, 직장도 잃고 목숨을 걸었다가 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사이비종교가 미신과 결합하여 스스로 공포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안에 떨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


교주나 성직자들이 양의 탈을 쓰고 부녀를 농락하거나 신도들의 재산을 빼돌려 사리사욕을 취해 물의를 빚는 일도 적지 않다. 그래서 종교생활을 할 때 잘 선택해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부 종교에서는 일단 조직에 들어간 이상 빠져나가지 못하게 폭력이나 협박을 일삼기도 한다. 심지어 신도들을 살해해서 매장한 사례도 있었다. 광적으로 집단자살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재산을 헌납하게 하여 공동체생활을 한다고 해 놓고 모두 망하게 하는 종교단체도 있었다.


스피노자의 정신이 쓴 것이라고 하는 '세명의 사기꾼'이라는 책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1712년이었다. 이 책은 기독교를 비롯해 유대교와 이슬람교, 즉 중동에서 일어난 종교들에 있어서의 신성을 부정하고, 종교를 세속적인 돈과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무지한 대중을 속이는 추악한 사기행각이라고 몰아부침으로써 유럽사회를 경악시켰다.


이 책은, 신이나 종교는 일반인의 공포와 무지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특수한 이익을 위해 대중을 농락하는 사람들이 거짓말과 요설로 만들어낸 가공물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인간과 똑같이 생기고 사랑과 질투, 증오와 기쁨, 슬픔, 두려움, 복수심 따위를 지닌 신이라는 존재는 얼마나 조잡한 것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놓고 본 사람들이 있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잘못을 벌하지 않는다고도 하고 재앙을 내린다고도 하고, 일관성이 없다. ”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은 종교인의 입장에서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런 비판도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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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테크의 함정


                                                           가을사랑

 

 


재테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높은 이익을 얻는 기법을 뜻하는 이 용어는 재무(財務)와 테크놀러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과거에는 기업체에서 보유자금을 운용하는 방법이 주로 논의되었지만, 금리인하와 부동산가격급등 현상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다.


재테크를 잘 하는 방법을 써놓은 책들이 잘 팔리고 있다. 그 책을 읽고 있노라면 모두 부자가 되고 노후를 편하게 살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만 된다면 무엇을 걱정할 게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책은 어디까지나 책이다. 성공한 사례들만 모아 놓고 있다. 실패한 사람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도 불구하고 실패사례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사업에 실패해서 자살한 사람들은 말이 없기 때문에 책으로 나오지 않는다.


물론 재테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테크를 잘 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많은 지식도 얻어야 하고, 전문가와 상의해서 기술과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선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실패의 가능성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감각으로 예측을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왜 자기 보다 똑똑하고 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그 분야에 투자를 했다가 쪽박을 찼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치판에 뛰어 들어 선거를 통한 신분상승에만 눈이 어두워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해방 이후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쫓아 다니다가 집안을 망쳐놓았다. 그들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고 잊어 버린다. 그래서 오늘도 수 많은 정치지망생들이 선거철이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준비 없이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전 재산을 날리고 폐인이 되는 사람들도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들은 운이 나빠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에서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고 대들었던 사람들이다.


돈벌기가 그리 쉬운가? 그렇게 쉬우면 왜 다른 사람들이 돈을 못 벌었을까? 돈버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직장에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 책임하에 모든 일을 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위험한 투자를 삼가면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면 된다. 해보자’는 적극적인 투자마인드에 ‘조심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예방대책을 세워가면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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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법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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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게임의 법칙이다. 게임을 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룰이 있어야 하고, 그 룰은 아주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게임당사자가 그 룰을 지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사회분위기가 그 룰을 지키지 않을 수 없게끔 도덕적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게임의 룰도 없으며, 있어야 힘의 법칙이 우선 적용됨으로써 룰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선 볼 때 우리 사회는 아직 게임법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페어풀레이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덜 조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사회적 과제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게임인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다. 돈거래를 하고,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고 팔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게임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냥 남에게 맡기고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가 나중에 속고 피해를 보고 있다.


상대방은 그것을 중요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피해자는 장난으로 생각하고 있는 차이다. 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다. 장난은 그 결과가 별 것이 아니지만, 게임은 치명적일 수 있다.


러시안룰렛게임은 6연발 권총의 탄창에 한 발의 총알만 넣어놓고 게임당사자가 돌아가면서 자신의 귀에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실탄이 들어 있는 순번에 차례가 돌아오면 그 사람은 자신이 쏜 총에 맞아 즉사하게 되는 게임이다.


이건 장난이 아니다. 목숨을 건 싸움이다. 중세에 귀족들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상대방에게 결투를 신청해 싸움을 할 때 역시 목숨을 담보로 했다. 현대사회에서 거액의 재물을 걸고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모든 거래는 역시 게임이다.


게임을 한다는 인식을 제대로 하고, 신중하게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매우 치명적이다. 자신이 망하고 가족이 망한다. 회사가 부도나고 조직이 해체될 수 있다. 게임법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법칙을 위반할 때를 대비해서 경계심을 늦춰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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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법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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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치적 결사단체인 정당을 통한 정권획득의 게임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게임은 대통령선거를 통해 이루어지는 데 5년 마다 되풀이된다.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민의에 따라 대표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이념에 의해 하는 선거지만, 기실 당사자들은 국가와 사회를 위한다는 목적 보다는 개인적인 부귀와 영광을 위해 선거에 나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후보자들이 난립하는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선가, 지방의회의원 선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선거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 사회나 기업체와 같은 직장 내의 풍토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진하게 되고, 조직을 장악하게 된다. 권력과 권한을 쟁탈하기 위한 싸움은 그야말로 생사가 걸려있는 무서운 싸움이다.


누구도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조직에서의 양보는 곧 후퇴며 조기퇴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계속 남아 있어도 조직 내에서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위 아래 사람들로부터의 눈총이 따가워 견딜 수 없게 된다. 함께 입사한 동기가 어느 정도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자연 퇴직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체나 개인사업자들의 사업활동도 마찬가지다. 조금 잘 되면 다른 경쟁업체가 난무하게 되고, 특허나 기술을 고안해서 사업을 하면 뒤이어 유사 모방업체가 나타나 무임승차를 한다. 치킨집을 열어 자리를 잡아 한숨을 돌리려고 하면 주변에 여러 개의 치킨집이 더 멋있게 인테리어를 하고 장사를 시작해 기존의 원조집은 파리를 날리게 된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학교 졸업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대학 졸업후에 취직이 되지 않는다. 변호사 의사 건축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그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 모두 사양산업화되고 있다. IT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모두들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자유경쟁사회가 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래야 소수가 독점해서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들에게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가 선의의 경쟁을 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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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생 게임(game)을 하면서 살아간다. 크고 작은 게임이 끊이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게임은 매우 위험해서 실패할 경우 목숨을 잃거나 전 재산을 날리게 된다. 게임은 인생에 있어서 불가피한 선택이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게임을 함에 있어서는 공정한 법칙이 중요하다. 게임에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양 당사자 사이에 똑 같이 적용될 법칙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며, 그 법칙에 따라서만 게임을 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게임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곧 바로 운동회 때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달리기, 줄다리기, 풍선터뜨리기 등의 시합을 하게 된다. 혼자 공부하거나 운동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 있는 시간이다. 비슷비슷한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이겼다는 쾌감은 가장 소중한 성취감이며 만족감이다.


그러나 이기기 위해서는 지는 사람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패자의 아픔과 슬픔이 있어야 승자의 환호와 영광이 가능하다. 더 큰 차이로 이기고, 아주 가혹하게 짓밟아야 승자는 위대하게 되며, 영웅으로 떠받들여진다.


인류역사상 대영웅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대개 위대한 정복자였다. 그들은 무자비하게 적을 죽였으며 탄압했다. 인정사정 없이 상대방을 제압한 상태에서 다른 가치와 이념을 실현했다. 그들과의 전쟁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은 패자로서 그냥 밟혀 잊혀진 상태다.


새로운 경기방식인 K-1 에서도 링에 넘어져 있는 상대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짓밟아 때려 눕히는 잔임함을 보일 때 관중들은 열광하며 잔인한 승자는 환호 속에 만면에 미소를 띄고 챔피온벨트를 차게 된다.


사람들은 승리자의 표정만 볼 뿐 쓰러져 죽어가는 패배자의 참담한 모습에는 눈을 돌리고 만다. 패배자는 목숨이 위태롭게 된 상태에서 거의 의식도 잃어 관중들의 함성의 의미를 기억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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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 사회가 거대한 사기구조를 형성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어쩌다 완전한 불신사회가 되었고, 서로 속이고 속으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왜 이처럼 거대한 사기의 원형운동장에서 크고 작은 사기경기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의 도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데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도덕적인 해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인을 비롯해서 고위공직자, 기업인, 종교인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만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것처럼 위선으로 치장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는 것처럼 말은 해도 뒤로 돌어서서 하는 행동은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하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매도하는 데는 아주 철저하고 용기 있게 앞장서고 있다.

 

개혁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부패하고, 나라를 걱정하면서 뒤로는 투기와 치부행위를 일삼고 있다. 정치인들은 4년, 5년 주기로 돌아오는 선거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 민생과 경제문제는 뒷전이다.  


법과 제도는 이런 해일현상 앞에 무력함 그 자체다. 뿐만 아니라 거래질서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의심 없이 무조건 믿고 따르다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면 사회 전체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사기공화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고, 믿을 수 있는 신뢰사회를 만드는 노력이 시급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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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모 다단계회사도 마찬가지다. 4조원이 넘는 피해금액에 피해자 수가 몇십만명이 된다고 하니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지경이다. 그동안 20년 넘게 우리 사회에서는 외국에서 수입된 다단계형태의 회사가 수없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몇백만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다단계회사의 부도 소멸과정과 회사경영자들이 유사수신행위로 수없이 징역을 가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단계에 들고, 전에 피해를 보았던 사람들이 또 다시 새로운 다단계에 들어가 뒤늦게 막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동안 불었던 벤처열풍에 일확천금을 손에 거머잡은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롱에 묻어두었던 쌈지돈까지 털어 벤처에 투자했던 개미군단은 모두 날리고 말았다. 주식바람이 끊임없이 불어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한탕 하겠다고 야심만만하게 달라들었지만 결과는 주가조작의 마수에 걸려들어 깡통을 차고 말았다. 


부동산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재테크분야에서 고전적으로 황태자의 지위에 있는 부동산도 머리 좋은 사람들이 기획부동산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헐값에 사들이 야산을 개발한다는 명목을 가지고 어리숙한 서울 사람들에게 지방땅을 수십배 폭리를 취하고 넘겨버렸다.

 

서울사람들은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촬영한 그럴듯한 비디오 영상물만 보고 개발의 꿈에 부풀어 지방에 있는 땅을 가서 보지도 않고 수억원씩 묻지마 투기를 하고 나중에 개발도 되지 않고 값도 오르지 않는 땅만 등기부상에 소유권자로 올려놓고 말았다.


인간의 승부욕을 자극시켜 끌어들이는 도박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바다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폐인으로 만들었으면서도 검찰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의혹만 무성하고 실체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도박에서는 예로부터 화투패를 처음부터 표시를 해서 장난치는 사기도박수법이 세계적으로 발달되어 있는 나라다. 타짜라는 도박기술자에 대한 영화도 만들어져 대공전의 히트를 칠 정도다. 어떻게 사기도박에 대한 영화가 그토록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남녀간의 애정에 있어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젊은 사람들은 연애나 결혼에 있어서 신분을 위장하고, 재산이나 능력을 과장해서 선량한 사람을 꼬여 배우자로 만든다. 그 다음에는 결혼했으니 할 수 없다는 식이다. 애정을 미끼로 사기를 치고 약점을 잡아 공갈을 치는 사례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그 수법도 아주 정교해지고 있다.

 

성매매를 철저히 단속하였다는데, 결결과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음성적으로 더욱 만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스포츠마사지를 비롯한 유사성행위업소가 단속되고 있고, 심지어 인터넷에는 10분에 5천원 내지 1만원 받고 키스만 해준다는 아르바이트 광고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자 인테넷을 이용한 신종사기범죄가 점차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사기를 당하면 상대방의 얼굴도 모르기 때문에 범인을 찾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국제화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국제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사기를 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아주 짧은 시간에 신속하게 거래가 끝나고, 사기꾼은 거액을 챙기게 해외로 달아난다.


넉넉치 못한 형편에 이자를 좀 받아보려고 돈을 꾸어주면 대부분 떼어먹히고, 취직을 하려고 돌아다니다 보면 또 다른 사기를 당하게 된다. 보험사기가 늘어나고 있고, 물품을 외상으로 가지고 가 갚지 않는 수법은 너무 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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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1)


                                                         가을사랑

 

 

지금 우리 시대모습을 보면 마치 사회 전체가 거대한 사기용광로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너무 많은 사기를 당하고 있기에 이제는 완전히 마비되어 무감각하게 된 상황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알게 모르게 속임수가 사용되고 있고, 순진한 사람들만 속아 넘어가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본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면 다 잘 될줄 알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느끼는 것은 거대한 사기구조 속에서 약아빠진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약지 못한 순진한 사람들은 이래 속고 저래 속아 신용불량자가 되고 무주택자로 전전하게 된다. 

 

이런 정직하지 못한 윤리시스템에서는 공평한 게임이 이루어질 수 없다. 조직 속에서 간다. 성공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토 아래서는 사기꾼이 배양될 수밖에 없다. 도박심리가 팽배한 분위기에서 성실한 근로의식은 퇴보하고 만다. 

 

정치를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되려고 하고, 국회의원 금뱃지를 달려고 한다. 선거를 통해 세상을 뒤집어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려는 인사들도 많다. 

 

실제 그렇게 하루 아침에 권력을 쥐고, 명예로운 자리에 올랐다가 뇌물로 구속되어 감방에 처박혀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선이나 총선 때마다 귀가 아프게 들었던 화려한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그날로 골방신세가 되고 만다.


국민들은 이제 하도 많이 그런 일을 당해 아예 무감각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뻔한 사탕발림이거나 아니면 그냥 선거용 약속에 불과하다. 그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가는 바보가 된다.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태는 아무리 시간이 가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정당 이름을 우리나라처럼 많이 바꾸는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다. 몇십년 밖에 안된 정당정치사에서 수없이 많은 정당이름들이 나타났다 사라져갔다. 민주와 공화, 정의, 국민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다 갖다 붙여놓은 정당명은 너무 자주 바꿔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이름을 붙이기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대그룹이야 경제흐름에 따라 영고성쇠를 거듭해 망하기 때문에 그룹이름이 달라지지만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정략적인 관점에서 정당의 이름 자체를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정당이 무슨 정책과 정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정치인들은 자신들만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충성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부정과 부패의 표본일 뿐이다.


지방자치를 뿌리내려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보다 알뜰하게 살림을 하자는 취지의 지방자치제는 단체장들의 부패와 임기내 가시적 성과내기에 급급해서 나라살림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대기업들은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아무 죄의식 없이 분식회계로 수익을 부풀려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금융기관에서 엄청난 대출을 받아 사리사욕을 채우고 난 후 부도를 내버리곤 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지금까지 공적 자금으로 날린 국민의 세금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가?


무책임한 경제정책과 방만한 경영 등으로 IMF 파국까지 몰고 갔던 위정자들과 기업인들은 지금까지 제대로 책임을 진 사람들이 없다. 정부의 무책임한 부동산정책을 믿고 내집마련을 위해 알뜰살뜰 저축을 하고 있었던 봉급생활자들은 갑자기 강남의 아파트값이 평당 수천만원이나 된다는 사실에 모든 것을 잃고 허탈해 있는 상황이다.


수도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헌법재판소에서 제동이 걸렸다. 헌법재판소는 서울이 수도라는 것은 헌법관습법이라고 하는 일반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법해석을 했다.

 

수도이전을 결사반대하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사람들은 법이론이야 어떻든 헌재의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 대통령에 맞서는 재판관들의 용기에 박수를 쳤다. 그러나 헌재는 찬반이 갈렸는데, 법률의 규정이 그렇다는 이유로 찬성과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이름을 공표하지 않았다.

 

수도이전을 목적으로 특별히 만들었던 법률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결정이 내려지자, 정부는 이번에는 행정도시를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법을 만들어 당초 의도를 추진했다. 그러자 헌법재판소에서는 몇 사람의 재판관들만 바뀐 상태에서 합헌이라는 판정이 났고, 정부에서는 행정수도 건설을 한참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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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품대금사기(3) 


                                                                  가을사랑

 

 


그러면 어떤 경우에 물건값을 갚지 않은 사람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대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되었던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재판을 받은 피고인 갑이라는 사람은 스포츠용품 도매업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갑은 은행대출금채무와 거래업체에 대한 미지급채무 등이 합계 3억 6,600만 원에 이르렀다. 이런 상태에서는 피해자들로부터 스노우보드 장비 등 스포츠용품을 할인받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기일 내에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로부터 스포츠용품을 납품받고 그 대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않는 등으로 그 대금 상당액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 을에게 스노우보드 장비 일체를 할인하여 납품해 주면 이를 판매하여 매월 말일에 결제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을로부터 즉석에서 스노우보드 장비 일체 3백만원 상당을 납품받고서도 그 대금을 변제하지 않고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을 비롯하여 모두 8회에 걸쳐 1억 5천만원 상당을 납품받고서도 그 대금조로 6천만원 상당만 입금하거나 반품하고, 나머지 합계 9천만원 상당을 변제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병에게 7천만원 상당을 변제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정에게 1억 3천만원 상당을 변제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원심판결은 피고인은 스노우보드 장비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에 대한 채무 및 대출금이 수억 원에 이르러 피해자들로부터 스노우보드 장비 등 스포츠용품을 할인받아 납품하더라도 그 대금을 기일 내에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로부터 위 물품 등을 납품받고 약속한 기일 내에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판결, 2004. 12. 10. 선고 2004도3515 판결 등 참조),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그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있다.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객관적인 사정들에 관하여 좀더 세밀히 심리하여 본 다음 피고인에게 과연 위 물품 공급 당시에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기망행위와 피기망자의 착오 및 재산적 처분행위가 있어야 하고 이들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며(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도1155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적으로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물품을 공급받는 경우 피해자의 착오에 의한 재산적 처분행위는 물품의 교부로서 이로써 재물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이후에 물품대금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한 것은 채무불이행에 불과하여 별도로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다만 또다른 기망 행위에 의하여 그 채무변제의 유예를 받거나 채무를 면제받은 경우 등 피해자의 별개의 처분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재산상 이익 편취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편취의 대상이 재물인 스포츠용품인지 아니면 물품대금 미변제로 인한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인지 그 자체로 명확하다고 할 수 없으나, 이를 물품대금 미변제로 인한 재산상 이득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당초부터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물품을 교부받은 것이라면 물품을 교부받은 때에 그 물품 편취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후에 대금을 변제하지 아니한 행위는 별도로 재산상 이득 편취에 의한 사기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그렇지 아니하고 물품을 교부받은 후에 비로소 편취의 범의가 생긴 것이라면, 그 대금 미변제와 관련하여 별도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자들의 착오로 인한 처분행위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이 역시 채무불이행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득 편취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는 할 수 없는바,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재물인 스포츠용품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인지, 아니면 변제하지 아니한 물품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여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나아가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자들의 착오 및 재산상 처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폈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 점에서도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11.24. 선고 2005도748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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