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의 함정(6) 

 

                                                          가을사랑

 

 

남숙의 주변 사람들을 수소문했지만, 아무도 소재를 알지 못하고, 근황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 사장이라는 사람이 병진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숙에게 자신도 1억원을 사기 당했는데, 남숙이 병진과 함께 사업을 한다고 믿었다고 하면서 병진 명함을 들고 왔다. 남숙은 강 사장에게 사기를 치면서 병진과 마치 동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였던 모양이었다. 

 

남숙은 강 사장과도 애인관계로 지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솔직하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치를 보니 그랬다. 강 사장도 씩씩대고 있었다. 병진은 특별한 내색을 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처지가 더욱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강 사장은 이미 남숙을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잡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한달쯤 지난 다음 남숙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국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가 골치 아파 잠시 미국에서 쉬려고 한다고 했다. 병진은 기가 막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남숙은 울면서 말했다. 돈은 걱정하지 말라고, 곧 갚을 거라고 하면서, 왜 자신을 의심하냐고 반문을 하는 것이었다. 병진은 지금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까 빨리 돈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숙은 그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은 병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와 있으니까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병진에게 자신이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병진은 말이 막혔다. 이게 사랑일까? 사기일까? 남숙에게 그곳이 어느 도시고, 전화번호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샌프란시스코이며 전화번호도 알려주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돈거래는 대개 이런 식이다. 더군다나 함께 몸을 섞고 애인 사이로 지내면서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애매해진다. 빌려 준 것인지, 그냥 준 것인지, 특별한 서류를 만들어 놓은 것도 없고, 서로가 다른 주장을 하게 되면 제3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그 후 몇차례 통화를 했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남숙은 시간이 지나자 병진에게 같이 살고 싶다고 매달렸다. 미국으로 와서 같이 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부인과 이혼하든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두고 빨리 미국으로 와서 새로운 일을 하자고 했다.

 

자신은 미국에서 의류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도대체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부인과 자녀들이 있는데 무슨 이혼이며 미국에 가서 산다는 말인가? 그리고 여러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한국에서 사기를 치고 미국으로 도망간 것 같은데 이제 와서 무슨 사랑이며 새로운 인생계획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그건 분명 사기였다. 고도의 사기수법이었다. 그러나 한쪽으로 남아 있는 미련이란 남녀 사이의 어리석은 정이었다. 함께 몸을 섞고 정염을 불태웠던 사이였기에 무조건 사기꾼으로 몰 수는 없었다. 어떤 때는 남숙이 무슨 사정이 있겠지? 장사를 하다가 어려워져서 살기 위해 그런 것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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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시대의 사기수법


                                                                    가을사랑


사기수법이 고도로 발달하고 있다. 현대 사기꾼들은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하고, 수사기관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것까지 예상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들이 원하는 사항들을 면밀하게 파악해서 그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미끼를 던진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여러 전문분야에서 제공되는 각종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더욱 사기를 당할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그리고 사기꾼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보내는 정보를 그대로 믿고 따르다가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교묘한 수법으로 진정한 사업자나 정보제공자인 것처럼 가장하여 속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에 신용카드회사 직원을 사칭하면서 “카드대금이 연체되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으니, 상당원과 연결을 원하면 9번을 눌러주세요.”라는 멘트를 하는 수법이 생겼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9번을 누르면 상담원과 연결이 되어 카드에 연체가 생겼으니 빨리 20만원을 입금하라고 하는 식으로 돈을 편취하는 것이다.


만일 피해자가 속아서 돈을 은행계좌로 입금하면 나중에 추적이 어렵다. 입금한 계좌는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서 만든 것이고, 발신자추적을 해도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서 개설한 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신용카드발급건수는 8,700만여장에 이른다. 대부분의 신용카드사용자들이 결제를 자동이체로 하기 때문에 평소 통장잔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어 이런 수법의 사기를 당할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전화멘트가 마치 진정한 카드회사인 것처럼 상담원과 연결을 원하면 9번을 눌러 주세요라고 되어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사기수법도 생겨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라고 하면서 전화를 걸어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을 빨리 팔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먼저 선금으로 보내라고 해서 돈을 받아 챙기는 수법이다. 매매권리시세표나 상가관리평가서 등을 발급받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면서 돈을 받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평가비용과 상가관리평가서 등은 부동산 매매할 때 필요한 서류도 아니고,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중개를 하면서 미리 선금을 받는 경우는 없다는 점을 알아두면 사기를 당하지 않게 된다.


피싱(phishing)이라는 신종수법도 생겨났다. 피싱이란 금융기관이나 합법적인 단체로 가장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수신자가 이메일에 적힌 웹사이트 링크에 들어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함으로써 정보를 빼내는 사기행위를 말한다.


다단계를 통한 대규모 사기범죄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제이유 그룹으 경우 1999년 설립된 후 매출금액의 일정 비율을 회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는 생활공유마케팅방법으로 회원 35만명, 매출금액 2조원의 규모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지급하기로 약속한 매출수당을 제대로 기급하지 못해 검찰에 의해 주수도 회장은 배임과 사기 등으로 구속기소되었다. 사기금액은 무려 4조524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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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퐁토론


                                                                 가을사랑


 

사회 계층에 따른 사기피해유형이 다르다. 사기를 당한 입장에서 대응하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 서민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소액의 사기를 당하고, 안절부절한다.


인터넷을 통해 법률조언을 구하고 있지만, 대체로 그 답변내용은 무성의하거나 막연하게 사기가 된다, 안 된다. 되는 경우에는 고소장을 경찰서에 내라든가 하는 식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추상적인 답변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더욱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감만 조장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기를 당한 상태에서 그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또 비용이 들어가야 하고, 비용이 들어간 만큼 소기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사기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사기에 관한 책자는 비교적 간단해야 하고, 알기 쉬워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사기를 당한 원인분석과 대응방안, 예방책 등이 직접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만일 사기에 관한 해설책자가 또 막연한 설명만으로 말장난이나 하고 있으면 이 역시 넓은 의미의 사기일 수 있다.


디지털과 글로벌로 특징 지위지는 현대사회에서 사기의 모습도 다양화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기수법은 고도로 지능화되고, 그 피해는 전국적, 국제적으로 광역화되고 있다. 피해금액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고, 그 대상은 무차별적이다. 다단계수법에 의한 사기, 전자상거래사기, 국제사기, 권력형 사기 등이 출현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과학적 기술을 앞세운 발명특허, IT 관련 기술개발 등을 이용한 사기는 일반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당하게 된다. 재테크에 심취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디지털시대의 과학화된 사기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이것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도 디지털화되고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기해설서는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사기수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기수법과 대응방법을 따로 설명하고 있어 손발이 맞지 않았다. 글로벌시대감각을 가진 신세대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도식화, 만화화, 시각화할 필요도 있다.


50여개의 사례를 나누어 분석하고, 왜 당하게 되었는가? 어떻게 하면 당하지 않을 수 있었는가? 앞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할 필요도 있다.


왜 이런 해설서가 필요한가? 직접 사기를 당해 봤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고달픈 과정에서 왜 당했는지를 분석해 보고, 앞으로는 당하지 않기 위한 성찰을 해보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 것도 없으면 결코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사기꾼은 없는 사람에게 붙어 봤자 자신의 시간 낭비일 뿐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헛되이 쓰지 않을 정도로 현명하다. 돈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위와 명예가 있을 때, 그렇지 않으면 이용할 육체라도 있을 때 사기꾼은 이리떼처럼 달라붙는다. 피냄새를 맡고 습격하는 상어처럼, 사기꾼은 뜯어먹을 것이 있는 사람에게 무엇이 있는지 알아 보고 달라붙어 갖은 거짓말로 유혹하고, 속은 사람으로부터 돈과 이익, 몸을 뜯어먹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기를 당하면서 살아간다. 처음 당할 때는 심한 충격을 받지만, 나중에는 점차 면역성이 생긴다. 대부분은 피해를 보고도 귀찮아서, 아니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포기한다. 액땜한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일부 사람들이 독하게 달라들어 보지만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법과 사회제도의 허망함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사기꾼들은 이런 제도적 약점을 이용해서 사기를 치고 처벌받지 않으며, 그로 인해 벌은 돈으로 더 큰 규모의 사기를 더욱 자신만만하게 도발하게 된다. 사회 전체를 사기용광로처럼 만들어 버린다.


우리 모두 커다란 용광로 속에서 사기에 녹아 있으며 사기꾼들과 혼재하고 있다. 누가 사기꾼인지 구별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사기는 공기처럼 한몸이 되어 식별할 수도 없고, 따라서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도 없게 되었다. 공기 속에 만연되어 있는 바이러스에 감기가 들듯이, 우리는 사기라는 감기를 달고 살아가고 있다.


사기를 화두로 시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관심을 새롭게 갖지 않을 것이지만, 다시 한번 사기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날로그시대와 디지털시대의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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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시대의 사기꾼


                                                                   가을사랑

 

 

사회는 급격한 디지털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인터넷의 속도처럼 인간관계도 빠른 속도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있다. 빨라지고 있는 만남 속에서 사기꾼들도 디지털시대에 맞게 인터넷으로 무장하고, 컴퓨터프로그램으로 대형 사기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 경향에 발맞추어 국제적 사기도 증가하고 있고, 다국적기업의 피해사례도 적지 않다. IT 계통의 사기, 벤처투자를 통한 사기, 온라인사기, 신용카드사기 등의 각종 사기가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기업체들은 해외투자과정에서 현지 법과 실정을 잘 몰라 막대한 피해를 보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고도의 복잡한 기술개발을 이유로 정부기관이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온라인을 통한 금융거래는 신속하고 편리한 장점이 있지만, 일단 사기를 당하면 그 피해금액은 천문학적인 숫자가 된다. 다단계사기는 수천, 수만명의 피해를 동시에 양산하기도 한다. 게임도박사건에 있어서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패가망신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기변화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사회인식이 못따라가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재테크를 통해 부를 증식시키려고 온갖 안간힘을 쓰는데, 이러한 사기풍토는 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


사기를 당하지 않고 재테크를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평소 재테크에만 매진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예상되는 복병인 사기라는 함정이 덫을 찾아내는 예리한 안목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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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브 호 텔            

                                                     가을사랑           

 

한때 러브호텔이 유행하면서 성업을 이뤘다. 연인들이 은밀한 곳에서 남 몰래 사랑을 하던 곳이다. 결혼 전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고, 법이나 사회적으로 이룰 수 없는 연인들이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던 곳이다.

러브호텔에서는 돈을 주고 아가씨를 부르면 종업원이 콜걸을 연결해 주어 성관계를 맺도록 하는 윤락알선도 했다. 법에 저촉되는 행위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이런 러브호텔이 철퇴를 맞기도 했다. 

어느 러브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 젊잖게 생긴 중년의 남자 한 사람이 들어와 방을 얻는다. 10여분이 지난 후 그 남자의 친구가 같은 호텔에 와서 방을 얻는다. 첫 번 째 손님은 501호실로 들어가고 뒤에 손님은 505호실로 들어간다. 같은 층이다.

“여보세요. 501호실인데요. 아가씨 한 명만 불러주세요.”

“예. 알았습니다.”

종업원은 아가씨를 불러 501호실로 데리고 간다. 손님은 아가씨가 있는 자리에서 종업원에게 돈계산을 한다. 아가씨를 부른 값이다. 지갑을 열어서 보여주는데 하얀 자기앞수표가 많다.

돈 자랑을 한다. 오늘 은행에서 돈을 많이 찾았다고 하면서 종업원에게 아가씨 비용 이외에 팁이라고 하면서 2만 원을 더 준다. 종업원은 손님을 존경하는 눈초리로 바라본다. 금빛 로렉스시계를 풀러 쇼파 위에 놓는데 번쩍번쩍한다.

“이 시계 멋있지? 얼만줄 아나? 2천만원 짜리다. 이런 시계는 아마 처음 볼꺼다.”

종업원과 아가씨는 시계를 구경한다. 모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종업원이 나간 뒤 손님은 아가씨 앞에서 문꼭지를 눌러 잠근다. 아가씨에게 문을 잘 잠궈야 한다는 말도 해준다.

“요새는 도둑놈들이 많다고 그러는데 조심해야 돼.”

그 다음 아가씨는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신사는 텔레비전을 크게 튼다. 이 틈에 신사는 방문을 살짝 따놓는다. 그리고 아가씨가 샤워하는 욕실에 들어간다. 아가씨가 놀라며 나가라고 해도 그는 능청을 떨며 나가지 않는다. 함께 욕실에서 노닥거린다. 아가씨가 먼저 나가서 침대에 누워있는다. 신사는 얼마 후 욕실에서 나와 불을 끄고 아가씨와 재미를 본다. 그 다음 불을 켜고 나서 놀란다.

“아니! 내 시계가 어디갔지? 어. 지갑에 돈도 없어졌네.”

“야. 네가 감췄지? 빨리 내놔. 이 가시나야.”

갑자기 아가씨 뺨에 손이 날라간다. 불쌍한 아가씨는 울면서 매달린다.

“사장님. 저는 정말 몰라요.”

방문은 여전히 잠겨있다. 귀신이 곡할 일이다. 단 둘이 있던 방에 누가 와서  지갑과 시계를 훔쳐간다는 말인가?

“여보세요. 여기 501호실인데 도둑을 맞았으니 빨리 와 보시오.”

종업원과 주인이 함께 올라온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상하고 한심하다. 종업원은 분명 신사의 금시계와 지갑에 많이 있던 돈을 보았다고 하고, 콜걸은 절대 안 훔쳤다고 한다. 신사가 문을 잠궜던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신사는 어디다 전화를 건다.

“박 형사. 난데. 세상에 이런 도둑들이 있나? 내가 조직적인 도둑들에게 로렉스시계를 잃어버리고 돈도 다 털렸네. 어떻게 하면 좋지?”

박 형사와 한참 통화를 하더니 신사는 우선 자신이 먼저 해결해 보고 안 되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모텔 전화번호와 방실 호수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는다. 

“주인 양반. 어떻게 하겠소. 경찰에 신고해서 정식으로 찾아볼까요? 아니면 빨리 해결해 주겠소.”

러브호텔의 주인은 몹시 당황한다. 잠깐만 시간을 달라고 하면서 종업원을  데리고 내려가 상세한 사고 경위를 듣는다.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경찰에 신고했다가는 콜걸을 불러 준 것 때문에 윤락행위알선죄로 처벌받게 되고, 형사처벌도 문제지만 그 것 때문에 러브호텔의 영업허가가 취소되게 된다. 그러면 그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신사에게 제발 살려 달라고 한다.

“주인장. 주인이 무슨 잘못이 있겠소. 이 나쁜 놈 조바가 했거나 아니면 이 놈이 누군가와 짜고 감쪽같이 도둑질을 했을거요. 그런데 증거를 찾을 수 없으니 답답하네요. 정 안 되면 형사를 부를 수밖에 없지 않소. 일이 복잡하게 되기 전에 주인도 딱하니 500만원만 주쇼.”

주인은 두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그 돈을 물어주었다.

사실은 신사가 나중에 욕실에 들어가면서 방문을 살짝 열어놓고 들어갔고, 신사와 콜걸이 함께 욕실에 있을 때 방안에서는 텔레비전 소리가 크게 나오고 있었고 욕실의 물소리 때문에 505호실에 있던 친구인 공범이 살짝 방문을 열고 들어와 로렉스시계와 돈을 가져가고 방문을 다시 눌러 놓았던 것이었다.

물론 전화로 통화했던 박 형사라는 사람은 경찰관도 아니고 이들과 한패거리였던 사람이었다. 얼마나 머리 좋은 사기범들이었는가? 세계적으로 이렇게 머리 좋은 사기범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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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을 사업체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두 사람이 사업체 임원 두 사람을 순차로 불러내서 살해했다는 기사다. 물론, 극단적인 범죄행위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를 풀어보면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해법을 찾아볼 수 있다. 


1. 투자실패


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손해를 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경험이 부족한 탓에, 아니면 남을 쉽게 믿거나 법을 잘 모르는 까닭에 돈을 남에게 건네준다. 


아무 담보도 없이 신용으로 빌려준다. 사업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선뜻 투자를 한다. 그러다가 애써 모은 돈을 순식간에 날린다. 


그건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당하는 실패다.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남에게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그때는 울고불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잘 모르는 일, 자신 없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를 하는 일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


2. 살인범행


거래관계에서 손해를 보게 되면, 피해자가 된다. 이때 손해를 입힌 가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으로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야 강제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판결은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에 형사고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형사고소를 해서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도록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유죄입증을 하기가 어렵고, 고소를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둘러대서, 사기죄에 있어서의 편취의 의사가 없었음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범죄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결정을 하게 된다. 


3. 인생파탄


이런 상태에서 절망에 빠진 피해자는 채무자를 찾아가 떼를 쓰거나, 업무를 방해하거나 심지어는 폭행까지 하게 된다. 가끔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납치, 감금, 폭행, 살인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거꾸로 채권자는 빚도 받지 못하고 가해자가 되고, 빚쟁이는 피해자로 바뀐다. 전세가 역전되어 채권도 회수하지 못하고 처벌만 받게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런 어리석은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채권을 받지 못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왕 당한 일을 빨리 잊어버리고 새출발을 하는 게 낫다. 거기에 집착해서는 우울증에 걸리고 다른 일을 못하게 된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투자할 때는 철저한 검토를 하고, 손해보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돈을 떼어먹히면 법적인 조치를 철저하게 하고, 그래도 안되면 빨리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앟으면 돈 잃고, 인생이 파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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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행위는 엄벌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겁을 주어 재물을 갈취하는 행위는 그 죄질이 아주 나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병폐는 아직까지 사기범죄와 공갈범죄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약점이 잡혀 있는 사람도 온당치 못한 것은 맞다. 법을 어기고, 범법행위를 한 사람이 법에 의해 합당한 처분을 받는 것은 원칙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과 가깝게 지내면서 알게 된 약점을 고발하겠다고 겁을 주면서, 기실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사람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더 나쁜 사람인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에 속아 재산을 잃거나, 생명 신체에 겁을 주어 갈취를 당하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런 피해자들이 모두 법에 호소하여 구제를 받는 것도 아니다. 태반의 경우, 귀찮아서 아니면 체면 때문에 웬만한 피해는 그냥 감수하고 만다. 제비족이나 꽃뱀에게 당한 피해자는 더욱 그렇다.

 

사기범은 처음에는 사기를 치고, 더 나아가 약점을 잡아 공갈까지 친다. 자신의 신분이나 능력을 속이고 정을 통한 후 사기를 칠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가정이 있다는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내는 경우이다.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이용해 먹은 다음, 뇌물죄의 약점을 잡아 거꾸로 배액을 뜯어내는 공갈배도 있다. 이번 사안의 경우는 병원에서 근무하던 전 직원이 병원장에게 앙심을 품고 비리를 폭로하겠다면서 협박해 3천만원을 갈취했다고 한다. 

 

그 직원은 병원에서 9년간이나 근무하였고, 정년으로 퇴직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년 이후 몇년을 더 근무하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병원장이 지키지 않자, 탈세 등을 약점잡아 돈을 받아낸 것이라고 한다. 정확한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으나, 9년이란 장시간을 같은 병원에서 병원장과 직원으로 근무했다면 인간적으로 매우 가까웠을 것이다.

 

그런데 서로가 이해관계가 엇갈려 사이가 나빠지고, 끝내는 돈을 몇천만원 받아내는 과정에서 서로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물론 모든 문제는 돈때문이다. 돈 앞에서 서로의 인간관계는 아주 쉽게 파괴되고, 오로지 돈이라는 척도 앞에서 공갈을 치고, 공갈을 당하고, 서로가 망가지고 마는 것이다.

 

이런 사안을 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급적 법을 위반하지 말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 적게 벌더라도 약점을 잡히지 않고 살아야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 돈을 좀 더 가지고 있어 보아야 무엇하겠는가? 사람의 인생은 한 순간에 추락하고 몰락하게 된다. 모든 것이 욕심이 가져온 화다.

 

공갈을 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의 약점을 알았으면 정의감에 의해 정식으로 고발하고 말 것이지 이것을 가지고 약점잡아 돈을 뜯어내면 얼마나 비인간적인 것인가? 그리고 과연 발을 뻗고 잘 수 있겠는가? 마비된 양심을 가지고 돈을 좀 더 쓰면 무엇하겠는가?

 

공갈죄는 형법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사기죄와 그 법정형이 같다. 아무튼 공갈사범은 철저하게 조사하여 엄벌함이 타당하다.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많다. 아니 악해진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되었건, 아니면 본래 그렇게 천성을 타고 나서 그렇든 결과적으로 나쁜 사람들이 많다. 아니 적지 않다. 물론 착한 사람들이 압도 다수로 많지만, 상대적으로 나쁜 사람의 수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가끔 아주 나쁜 사람들을 본다. 특히 사건을 통해 직접 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는 직업상 나는 그런 나쁜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많다.

 

한번 나빠진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그 습성을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고칠 생각을 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이 왜 나쁜지 조차 전혀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나쁜 사람인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숱한 피해를 주면서도 깨닫지 않는다. 속은 사람, 이용 당한 사람을 오히려 어리석은 바보라고 비웃는다.

 

이런 사람들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법이 고쳐주는 것도 아니고, 교도소에서 교정작용으로 개과천선시켜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과연 종교가 사람을 착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을까? 모든 분야가 전혀 효과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나쁜 사람은 평생 나쁜 짓을 하다가 끝나는 것이다.

 

결국 나쁜 사람에게 당하지 않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책을 읽을 때 행간의 의미를 찾듯이,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의 언행을 통해 그 이면에 숨겨진 진의와 진심을 터득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검사의 매력, 그 유혹에 넘어가는 여자들의 심리

 

                                                     가을사랑   


가짜 검사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흔한 소재다. 가짜 판사, 가짜 변호사, 가짜 공무원도 있었지만, 가짜 검사가 가장 눈에 들어오는 스토리다.

 

검사가 매력적인 직업인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선호한다. 검사라는 직업은 단순한 돈벌이의 직업이 아니라, 그 이상의 알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인 환경도 많이 변화했고, 검사가 자신의 소신껏 파사현정의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검사는 검사다.

 

범죄를 파헤치고, 사건에 있어서 억울함을 밝혀주고, 사회의 거악과 싸운다. 정의를 실천하는 최선두에 서서 밤낮 없이 범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찾고, 공소유지를 위해 애쓴다.

 

이런 검사의 매력 때문에 사기범들은 검사를 사칭하고 피해자들을 울리기도 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검사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검사라는 직분을 사칭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검사라고 하면 공부도 많이 한 사람이고,정의감에 불타고, 합리적이며 특히 사기를 치지 않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인 믿음을 이용해서 여자의 정조를 유린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것이다.

 

이런 검사 사칭 사기범은 대개 사기죄로 형사처벌된다. 형법상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공무원자격사칭죄는 그 구성요건이, ‘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하여 그 직권을 행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형법 제118조의 규정이다.

 

즉, 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할 뿐 아니라, 나아가 직권을 행사하여야 이 범죄가 성립한다. 직권행사가 없는 단순한 공무원자격사칭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 규정된 경범죄에 해당한다(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8호).

 

그러나 검사 자격을 사칭하고 금품을 뜯어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사기죄에 해당한다.

 

검사를 사칭하는 사기범들은 대개 이런 유형들이다. 우선 법을 조금 공부한 사람들이다. 고시공부를 했거나, 아니면 수사나 재판을 받은 경험이 있어 법에 대해 약간의 상식을 가지고 있다.

 

검사를 사칭하기 위해 검찰청이나 검사의 업무에 대해 연구를 한다. 그 다음 검사 행세를 하기 위해 일부러 검사임을 강조하고 위세를 떤다. 실제 검사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신분증을 가짜로 만들어 보여주고, 전화통화를 마치 검사실에서 하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공갈을 친다. 실제 검사라면 왜 돈을 빌려달라고 하겠는가? 일반 사람들이 상대방을 의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검사라고 하면 검사라고 믿지, 그것을 안 믿고 의심하고 확인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

 

문제는 사회생활에서 교제를 하거나 거래를 할 때 상대방의 신원이나 재산정도, 기타 사항을 무조건 믿을 것이 아니라, 한번쯤 확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에는 아무런 책임도 없고, 그 말이 거짓이거나 과장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진 씨는 철수 씨로부터 빌린 돈 1억원을 가지고, 차를 사고 생활비로 쓰고, 자신의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데 썼다.다른 사람의 금싸라기 같은 돈을 빌려다가 제대로 사업하는데 쓰지 않고 흥청망청 써버린다고 생각해보라. 돈을 빌려준 사람은 돌아버린다.

 

성진 씨는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도 별로 없는 상태였지만, 고작 있던 아파트도 다른 사람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설정해 놓았다.

 

그리고 근저당권설정까지 해 놓았다. 완전히 껍데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타고 다니던 승용차도 부인 앞으도 되어 있었다. 부부별산제라 소용 없는 것이었다.

 

성진 씨로부터 받아 놓은 지불각서(현금보관증), 약속어음 등을 여러 차례 받아 놓았으나 아무 의미가 없었다.

 

철수 씨는 마침내 성진 씨를 상대로 사기죄로 형사고소했다. 오랜 기간 동안의 수사를 거쳐 성진 씨는 사기죄로 기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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