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다녀왔다. 6시 40분 비행기로 동경에 간다. 인천공항 가는 길은 바다를 볼 수 있어 좋다.

 

저녁 6시에 제24회 한국합창심포지움 전야합창제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다. 후반부에 들어갔다. 7시경 1부가 끝나 휴식시간에 들어가 앉았다. 합창공연은 처음 관람하는 것이었는데, 지루하지 않고 구경을 잘 했다.

 

어떤 공연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밤에 예술의 전당 경내를 걸으니 좋았다. 돌아오다가 올림픽공원 부근에 있는 아웃백에서 치킨과 생맥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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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를 듣는가?

 

봄은 희망을 뜻한다. 생명을 의미한다. 그래서 봄은 싱싱하고 상큼하다.

 

아침 10시경 남산도서관 앞에 도착해서 남산타워, 남산순환도로를 걸었다. 중간에 커피파는 아주머니가 있어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순환도로를 뛰고 있었다. 나는 걸으면서 '서울의 봄'을 느껴보았다.

 

순환도로의 가로등에 전부 청색과 홍색을 함께 넣어 예쁘게 해놓은 걸 보았다. 가로등도 매우 촘촘한 간격으로 세워놓았다. 도심 한 복판에 이런 아름다운 산이 있고, 산책을 할 수 있는 도로가 있다는 건 행복이다.

 

좀 더 지나면 오히려 걷는데 땀도 나고 더울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이 어쩌면 쌀쌀함을 느끼며 걷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삶의 추상성은 남산을 걸으면서 구체화되고 있었다. 이건희 회장이 귀국했다고 한다. 휠체어를 타고 입국했다. 에버랜드에서는 안전사고가 났다. 황우석 교수 연구를 계속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한 사람도 있었다. 무언가 어지럽다.

 

살인사건, 강간사건도 발생해도 크게 충격을 주지 못한다. 모두 무감각하다. 너무 큰 사건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웬만한 일은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떠밀려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자기중심을 잡아야 한다. 하루를 살아도,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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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을 만났다.

 

나뭇잎들은 모두 떨어져 있었다. 땅 위를 카펫처럼 덮고 있었다. 땅의 색깔이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군데 군데는 눈꽃이 쌓여있었다. 마치 시루떡가루를 뿌려놓은 듯했다.

 

청계산 입구에서 굴다리를 걸어지나가는데 아주머니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 날씨가 추운 날에는 이곳에서 물건을 팔지 않는구나! 늘상 보였던 정겨운 얼굴들이 아무도 없으니 서운했다. 삶의 흔적을 상실한 것이었다. 굴다리 밑에는 싸늘한 바람만이 지나고 있었다.

 

오후 3시 반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계곡의 물은 얼어붙어 있었다. 참 오랫만에 청계산을 찾은 것이었다. 매봉 올라가는 길을 많이 다듬어 놓았다. 나무 계단을 예전보다 더 설치해 놓았다. 올라가기는 편했지만, 흙을 밟지 못하니 아쉬움도 있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역시 산에 오니 좋았다. 거친 숨을 쉬어가면서 계속 올랐다. 추워서 어디 앉아 있기도 곤란했다. 매봉은 3단계로 올라간다. 일단 중간 산등성이에 올라가고, 그 다음 536계단을 쉬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매봉에 올라가는 오르막길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가?

 

겨울 날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된다. 나약하게 풀어져 있는 자신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한심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기도 나쁘고, 좁은 공간에서 마음만 좁아진다. 텔레비젼을 보면, 그게 그렇고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다 그렇고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의 끊임 없는 정파싸움,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공허한 말다툼이나 하고 있는 모습은 때로 불쌍하기도 하고, 역겹기도 하다. 참 다가오는 5월 지방선거는 또 어떻게 치루어질 것인지 걱정이다. 

 

경제정책도 매우 혼란스러워 보인다. 유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하고, 물가는 알게 모르게 높아지고 있다. 주식 시장도 무척 불안해 보이고, 부동산정책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황우석 교수 사건도 많는 국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고, 윤상림 사건도 벌써 몇달재 결말이 나지 않고 있다. 좀 더 생산적인 사회적인 이슈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산을 오르면서 나는 침묵했다. 아니 침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묵상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끊임 없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의 머리 속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올라갈 때 1신간 25분, 내려올 때 1시간 정도 걸렸다. 내려 오니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 동동주와 파전, 순두부를 먹었다. 얼큰하게 취한 눈으로 청계산을 바라보았다. 내가 취한 것이지, 산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산은 어두움을 감싸고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마침 택시가 들어왔다. 택시를 탔다. 기사 분은 내가 등산을 한 것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내 팔자가 부러운 눈치였다. 나는 미안했다. 조용히 앉아 있었다. 차 안의 따스함에 몸이 녹아서인지 졸음이 왔다. 나는 졸면서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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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는 지투엘비드 회사에 가서 회의를 했다. 이대표의 사무실에 모두 9명이 모였다. 여러 사람이 모여 분석도 하고 의견교환을 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겠다.

 

회의가 끝난 후 근처에 있는 우미촌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다. 요새는 술이 많이 약해져서 술을 마시면 힘이 든다. 포장마차까지 가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다.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 대리운전을 시키고 뒤에 앉아 있으니 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마시면 차라리 차를 놓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하니 술 때문에 속이 거북했다. 이젠 술을 과음해서 안될 때도 되었는데 가끔 과음하는 것이 몹시 좋지 않는 버릇이다. 그런데 버릇을 쉽게 고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말이야 쉽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면 재미가 있다. 그게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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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아가서 2장 11절, 12절에 나오는 구절이다. 반구는 비둘기를 뜻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갔다. 2월이다. 이제 봄을 맞을 채비를 하자.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하늘을 보자. 그리고 산에 올라가 심호흡을 하자. 폐속에 쌓여있던 모든 찌꺼기를 쏟아내자.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산새소리를 들었다. 매년 이때쯤 나타나는 이름 모를 새다. 8년동안이나 계속해서 그 새의 울음소리를 들었지만, 아직까지 그 새의 정확한 모습을 볼 기회는 없었다.

 

새는 울음소리로 존재한다. 그 소리만으로도 우리는 새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그러면 사랑은 무엇으로 인식되는가? 사랑을 볼 수 있는가? 사랑을 만질 수 있는가? 사랑에 이름이 있는가? 사랑의 소리는 무엇인가?

 

사랑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그러나 사랑은 우리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아니 품 속에 들어오고, 만져지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랑은 무한한 실체를 내포하고 있다. 사랑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때론 소멸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봄처럼 사랑을 보다듬어야겠다. 아름다운 새의 울음소리처럼 사랑의 선율을 귀에 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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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내가 고문으로 있는 모 단체의 회장실에 들렀다. L 회장님의 임기도 4월에 끝난다고 한다. 차를 마시고 11시쯤 나와 사무실로 왔다. 구정이 지나고 이제 사무실이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회장님은 3년의 임기를 연임하여 모두 6년의 기간을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희제에서 법인 정기점심모임에 참석한 후, J 선배 사무실에 가서 차를 마셨다. J 선배는 나보다 4년이나 위인데도 스키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부러웠다. 2월 중순까지는 스키를 탈 수 있다고 하니 한번 가볼까 싶기도 하다.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퇴근 무렵 신림동에 가서 헌법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샀다.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모은 것이다. 학문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책을 본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다. 법적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들어본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골목도 좁고 차를 세울 곳이 참 없다. 일방통행도로도 많다. 겨우 차를 세우고 서점에 들렀다. 

몇년 전 태학관에서 강의를 한다고 왔다갔다 하던 때가 또 아련하게 떠올랐다. 고시촌에는 시험을 목표로 공부를 하려고 모여든 젊은이들이 많다. 사실 그때가 행복한 때일 것이다.  

벌써 1월이 다 지나갔다. 얼마나 세월이 빠른지 모르겠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을 빨리 지나가고, 그래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능력은 부족하고, 하고 싶은 일은 많고, 그래서 어느 하나 매듭지어지는 것도 없는 듯히다.  

날씨가 이제 아주 차가운 기운은 없어졌다. 멀리서 봄기운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같다. 계절의 변화가 느껴진다. 그동안 추위에 고생했던 때가 이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가오는 봄에는 봄이라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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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는 큰집에 가서 차례를 지냈다. 차례를 지낸 후 천안에 다녀왔다. 돌아올 때 차가 많이 막혀 고생을 했다.

 

월요일 아침 11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모처럼 검단산에 갔다. 산정상까지 갔다. 검단산은 올라가면서 강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다소 추울 줄 알았는데, 날씨가 완전히 풀렸다. 전혀 추운 기운이 없다. 마치 봄날씨 같다. 산 윗부분은 햋볕때문에 많이 녹아 질퍽했다. 미끄러워 내려올 때 천천히 내려와야했다. 검단산 정상에 오르니 675미터고지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정상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시원한 막걸리 맛이 아주 좋았다.

 

산에 오는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이다. 육체가 건강해야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정신도 건강한 사람들이다. 세속적인 욕망에 가득찬 사람들은 산에 오지 않는다. 그냥 호텔이나 집에서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아웅다웅한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 모를 때는 산에 올라가라. 그곳에서 침묵하고 자연을 바라보아라. 몇만년을 지내면서 바람과 비와 눈을 맞은 채 우뚝 서있는 바위의 모습을 보라. 추운 겨울을 홀로 버티고 서있는 소나무를 보라. 그리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바람. 산등성이를 넘는 바람을 느껴보라.

 

내가 지금 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를 때 산에 올라가 맑은 공기를 쐬어보라. 그러면 해답이 떠오른다.

 

맑은 공기를 더 쐬고 싶어 천천히 내려왔다. 정상까지 올라갔다 오는데 3시간반은 걸린 것 같다.

 

밑에 내려오니 군밤이며 붕어빵이며 맛있는 것들이 많다.

 

하남시 풍산지구 택지조성공사장을 돌아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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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 목요일 저녁에는 남산에 갔다. 국립극장 앞에서 택시에 내려 남산순환도로를 걸었다. 편도 3킬로미터다. 중간에 거리표시가 되어 있다. 가로등이 잘 되어 있어 밤에도 산책하기가 좋다.

 

서울 시내를 바라다 보며 걷는 기분은 묘하다. 바람이 약간 찼으나 걷는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자세히 보면 남산에는 의외로 소나무가 많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으니 기분이 상쾌했다.

 

남산분수대로 해서 남산타워까지 올라갔다. 밤에 보는 남산타워의 불빛이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다시 국립극장 앞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월 27일 금요일 출근해서 조금 있다가 5층으로 갔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런 저런 상의를 하다가 보니 시간이 많이 되었다. 구정 연휴 전날이라 일찍 사무실 일을 마쳤다. 

 

저녁 때 동대문시장을 거쳐 대학로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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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

 

 

                                                                                                                    가을사랑

 

 

 

박 사장은 아주 난감한 표정이었다. 잘 아는 친구가 10년만에 전화가 왔다. 잘 지내고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오랫만에 전화를 해서, 급히 필요하니 돈을 2천만원만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일언지하에 거절할 입장이 아니었다. 박 사장은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무슨 일이 생겨서 돈을 급히 돌려주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서 상대방의 사정이나 환경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 사장은 자신도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는 2천만원이 안 되면 일부라도 해달라는 사정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주었다.

 

박 사장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냉정하게 거절하면 친구 사이에 관계가 이상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부탁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오랫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갑자기 전화를 해서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텐데,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부탁한 것을 보면 선뜻 거절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얼마나 야박스러운 사람이 되는걸까?

 

그렇다고 돈을 빌려주면 아주 골치아프게 된다.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돈을 선뜻 빌려주었다가는 돌려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돈도 손해를 보고, 많은 신경을 쓰게 되며 친구와의 사이도 아주 나빠질 것이다.

 

박 사장은 생각했다.

 

친구가 아무리 급해도 우선 일에는 순서가 있을 것이다. 친구가 돈이 급했으면, 우선 자신의 가족과 친척, 아주 가까운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SOS를 쳤을 것이다. 그러면 그가 쌓아온 신뢰와 신용이 바탕이 되어서 최소한도 그 정도 돈은 빌려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든 방도를 다 해보고 나서도 꿀 수 없어, 박 사장에게까지 손을 별렸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돈을 빌리는 동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녀의 등록금이 없는 경우, 사업자금이 부족한 경우, 병원치료비가 없는 경우, 자녀의 결혼비용이 부족한 경우, 먹고 쓸 생활비가 없는 경우, 아니면 도박자금을 빌리는 경우 등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딱한 사정에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나쁜 동기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 강원랜드에 가서 도박을 하기 위한 경우, 주식투자를 더 하기 위한 경우 등도 있다. 이런 경우는 사기성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도 없고, 먹고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돈이 아닌 경우 거액을 빌리면 대개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다.

 

이럴 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요구를 듣게 되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입장에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 자신이 납득이 가면 형편이 닿는대로 빌려주면 된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으면 당장은 서운해도 거절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다.

 

때로 사람이 살다보면 박 사장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때가 있다. 이때 침착하게 잘 생각하고 처신해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 윤상림 사건으로 인해 돈을 빌려주었다가 수난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람을 잘 선택해서 만나고, 거래하지 않으면 돈을 손해보고 망신을 당하는 것이다. 세상 살면서 타산지석으로 좋은 교훈을 삼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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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수요일은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 동네가 약간 외딴 곳이라, 길에 나가 있으면 택시를 잡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전철역이 가까운 곳도 아니다. 그래서 부득이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참 편리한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제도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이 너무 편리해져서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만일 그런 제도가 없으면 얼마나 불편할까? 물론 생활을 또 할 것이지만, 문명이 후퇴하면 고통이 심할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니 조선일보 기사가 화제였다. 오전 시간을 분주하게 보냈다. 부가가치세를 내는 날이다. 오사카 김 회장에 대한 결과 통지를 해주었다. 임 이사는 하루 종일 가서 설명을 했다고 한다. 

 

오후 5시 부동산회의를 했다. 구정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제 상당한 수준으로 회의가 내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저녁 7시에 광화문에 있는 죽전식당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모처럼 만났는데 무척 반가웠다. 각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모두 7명이 참석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거의 10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3월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이제는 회비도 걷기로 했다.

 

핀란드와 한국대표선수들이 축구경기를 하고 있어 TV를 보다가 늦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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