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성과 중간 점검해야

 

                                                                                                가을사랑

 

                                   

 

지금 우리 사회에는 사법개혁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법원과 검찰이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바꿔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령과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법원도 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내부적 기준까지도 공개하면서까지 투명한 사법권 행사를 보장한다. 법원, 검찰의 과거사 진실규명 작업도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


그 동안 법원과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많은 비판을 받아온 만큼 아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했거나, 현재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십 년에 걸쳐 누적돼온 잘못된 수사 및 재판 관행을 하루아침에 완전하게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 커다란 변화가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의 흐름이 당초 설정했던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혹시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다른 측면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


첫째, 무조건 제도만 바꾸면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태도는 곤란하다. 역사적인 경험에 비춰 제도 그 자체가 좋고 나빠서가 아니라,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직성과 성실성에 따라 성패가 좌우됐다. 미국에서조차 실효성이 의심돼 폐기한 특별검사제도를 우리는 뒤늦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운영해 봤지만 결과는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수많은 위원회도 신설됐으나 국가의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둘째, 개혁과 개선은 급히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 있고,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검토해 신중하게 바꿔야 할 사항도 있다. 모든 사항에 대해 동일한 비중을 두고 일거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다. 예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의 도입은 충분한 사전 준비작업 없이 너무 빠르게 추진되고 있어 법과대학 교수 및 대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셋째, 사법개혁의 초점은 범인(犯人)의 인권보장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물론 민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념이고 가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국가 사회의 법질서 확립과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없으면 애당초 구속조차 하지 않겠다는 법원의 방침은 형사소송법의 인권보장 이념에 매우 충실한 것이지만, 이와 함께 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보완장치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


넷째, 작년의 경우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법무장관의 불구속 지휘로 검찰총장이 옷을 벗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로 일년 내내 양 기관 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돼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그 와중에 시위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퇴임해 현재까지 공석인 상황이다. 국민들은 치안을 걱정하고, 수사권의 남용과 공백을 염려하고 있다.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과연 국가가 제대로 권리보호를 해줄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금년에도 상반기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인해 상당 기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 동안 많은 개혁의 성과를 얻었으므로 이제는 중간 단계에서 그 동안 개선해온 제도를 차분하게 시행해 보고 그 효율성과 경제성의 성과를 분석할 때다. 모든 일에는 장단기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얻으려는 욕심은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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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인 1월 23일 오후 1시에 대학으로 갔다. 2층 회의실에서 면담을 마치고, 학교 앞 일등부대찌개집에서 식사를 했다. 막걸리를 몇 잔 마셨는데 몹시 취했다.

 

화요일 아침에는 B와 함께 공항터미널에 갔다. 콜택시를 불렀는데, 뒷트렁크에 짐이 들어가지 않아 문을 열고 끈으로 묶고 갔다. 택시기사에게 미안했다. 그래도 아무 불평 없이 잘 해준다. 짐을 부치려고 하니 짐이 10킬로그램 초과된다고 해서 가방을 사서 두개로 만들었다. 가방을 사러 이곳 저곳 돌아다녔다. B는 8시 20분 인천공항가는 리무진버스를 탔다.

 

나는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출근할 때도 또 택시를 탔다. 어제 술을 마셔서 하루 종일 피곤한 상태에서 보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모처럼 테니스코트에 나가서 테니스를 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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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 동네에 있는 무안낙지집에 갔다. 손님들이 꽤 있는 편이다. 산낙지와 아구찜을 시켰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에 나와 외식을 하며, 술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보였다.

 

그곳에서 주양쇼핑까지 걸어가다 보니 단독주택들이 많이 있었다. 단독주택가는 역시 어둡고 약간 추워보인다. 좁은 골목길에 차들이 복잡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문을 열어놓은 헤어샵이 있어 들어가 커트를 했다. 아주 친절하게 대해 준다. 앞머리가 내려오지 않도록 퍼머를 하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그냥 웃고 넘겼다.

 

이마트에 갔다. 손님들도 많았지만, 구정 선물셋트를 팔기 위한 직원들도 꽤 많았다. 물건 보다는 사람 구경을 하다 돌아왔다.

 

가까운 거리는 택시를 타기도 미안하다. 그래도 추워서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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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에는 8시반부터 11시까지 한강고수부지를 걸었다. 압구정동에서 잠실까지 갔다 왔다. 밤에 한강물을 바라보면서 걷는 것은 새로운 맛이다. 한강다리는 밑에서 보면 매우 거대한 시설이다. 그 밑에서 사람은 아주 작은 존재가 된다. 그 큰 다리를 만들어 그 위로 자동차가 다니도록 만든 사람들의 위대함을 생각해 본다.

 

운동을 하려고 걷는 것이지만, 한강변을 따라 걷는 건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집안에만 있으면 마음이 좁아진다. 세속적인 욕망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그렇지 않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 돈도, 명예도, 인간 사이의 갈등도 모두 작게 보인다. 인위적인 현상에서 벗어나라. 자연 속으로 돌아가라. 거기에 모든 복잡한 문제의 해답이 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것은 마음이 한 곳에 고여있지 않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빠른 속도로 걸으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맑아진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법이다.겨울밤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1월 21일 (토요일) 맑음

 

구름도 걷히고, 맑은 하늘이 보인다. 주말에 춥다더니 별로 춥지 않다. 선선한 날씨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오전 11시경 집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남산도서관 앞에 내렸다. 그곳에서 남산계단을 올랐다. 돌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남산은 아주 깨끗하게 가꾸어 놓았다.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예쁜 까치도 보았다. 비둘기들도 많이 보았다. 남산타워를 새단장해 놓았다. 이제는 완전히 오픈을 했다. 한동안 보수공사로 문을 닫아 놓았었다.

 

떡복기와 샌드위치, 커피를 샀다. 햋볕이 드는 테이블에 앉아 남산 아래 전경를 바라보면서 앉아 있었다. 삶은 이런 시간들로 이루어진다. 긴 인생의 여정은 이런 공간을 거쳐 가는 것으로 구성된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빽빽한 시멘트로 되어 있는 서울의 도심 한복판을 바라보면서 나는 벌써 35년째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1971년도에 서울에 올라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동안 서울은 얼마나 변했는가? 따지고 보면 건물이나 집이 많아졌을 뿐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다. 주변에 높은 산들은 그래도 있고, 한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부귀영화를 누리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좀 많이 있을 것 같다.

 

남산순환도로를 걸었다. 1967년에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조지훈 시인을 위한 추모비가 있었다. 1971년도에 세워졌다. 제갈공명 사당이 있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남산순환도로에는 시력장애우들이 많이 걷고 있었다. 흰지팡이를 집고 도로를 따라 걷는 모습이 보였다. 적지 않은 수다. 그 분들이 지팡이에 의존해 걷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순환도로 가운데를 눈을 감고 걸어보았다. 굴곡진 도로를 눈을 감고는 잠시도 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내 삐뚤게 걷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볼 수만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부질없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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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음악이 흐르는 서울의 밤이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복잡한 일상의 일과가 마무리져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들은 진행된다. 한 주일 동안 내가 했던 일들을 정리해 본다. 무슨 일을 했을까?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세상을 살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오늘은 벌써 월급날이고, 다음 주에는 구정 연휴가 시작된다. 이런 저런 일들을 걱정하며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챙겨본다.

 

C 원장을 만났다. 학원을 운영하다가 빚을 많이 졌다고 한다. 파산신청이나 개인회생신청을 해야 하는데, 처와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이 미쳐질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빚을 지고 살면 그 심정이 오죽할까 싶었다. 걱정을 많이 했다.

 

점심 때 세 사람이 약간 걸어가서 떢만두국을 먹고 왔다. 좁은 식당에 손님이 많았다. 허리를 굽히고 2층으로 올라가 식사를 하고 왔다.

 

외환은행에 가서 도장을 분실해서 새로 통장을 만들어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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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해인사 길상암과 원당암에 있었다. 고시공부를 하던 때였다.

 

그러니까 1976년의 일이다. 벌써 30년이 지났다. 문득 세월의 빠름을 느껴본다. 그때의 추억으로 인해 나는 지금도 겨울이면 길상암에서 맞던 차가운 겨울바람을 떠올리고, 여름이면 원당암에서 밤에 듣던 계곡의 물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있다. 

 

길상암에서 맞은 겨울 밤들. 삭풍이 몰아치던 겨울이었다. 밖이 너무 추워 감히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방안에 틀어밖여 책만 보고 있을 때였다. 그때는 에너지가 많을 나이였다. 방안에 있으면 몹시 답답했을 때였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을 단체로 먹고, 책을 보고, 또 쉬다가 점심때가 되면 모여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또 책을 본다. 저녁밥을 먹고 나서 또 책을 본다. 그러다가 지치면 잠에 든다.

 

그때는 겨울에 암자에 있으니 목욕을 할 수가 없었다. 아침에 세수만 간단히 하는 것으로 한달을 지냈다. 그래도 별로 불편한 것을 못 느꼈다. 목욕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그게 환경에 적응하는 것인 모양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크게 지루하지 않았다. 시험이라는 목표가 있었고, 동료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당면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고, 함께 목표를 향하는 동료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계획을 세우고, 생활을 바로 잡아가면서 오래 간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때로는 지치고, 권태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매일 되풀이되는 똑 같은 생활을 일정한 강도로 유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탈한다. 권태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새로움을 향해 일상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이러다가는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사람은 역시 살던 대로 조용하게 사는게 편한 일이다. 새로운 환경을 만들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로 인해 겪는 불편과 고통이 적지 않다.

 

가끔 부족한 것이 없는 여건에 있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돈은 많이 벌었는데 어쩔 줄 모르고 살아간다. 하루 하루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매일 저녁 사람들을 만나 식사를 하고 술에 취하고, 노래방에 가는 게 고작이다. 집에 들어와서는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그러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고, 권태로움 때문에 지겨워 하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는 안절부절하는 인생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오후 5시에 부동산회의를 했다. 이대표가 많은 자료를 가지고 왔다. 함께 연구할 일이 많다.

 

저녁에 방송국에 갔다가 일을 보고 돌아오다가, 노량진수산시장에 들렀다. 해삼을 1만원, 멍게를 3천원, 굴을 3천원어치 샀다. 회를 썰어놓은 것이 1만5천원이다. 합계 3만천원이다.

 

수산시장에 손님이 별로 없었다. 한산한 느낌었다.

 

주식은 폭락했다고 한다. 한없이 올라가다가 추락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또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될 것을 생각하면, 복잡한 세상사에서 게임법칙을 모르고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딱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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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모처럼 잠을 잘 잤다. 잠을 잘 잔 것을 자랑이라고 쓰는가 싶다. 그러나 사실을 그렇지 않다.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잠을 잘 잤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세상일은 항상 부족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

 

잠을 푹 자고 나니 몸 콘디션이 좋아졌다. 감기 기운도 거의 떨어졌다. 늘상 느끼는 것이지만, 감기란 평소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들게 된다. 그래서 평소 운동 등을 해서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서 예방을 해야 한다. 이번 감기도 내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들게 되었다.

 

그리고 감기가 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병원에도 다니고 약을 먹고 해야 한다. 이번에 나는 중간에 술을 마시고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않아서 근 보름 동안 감기가 오래갔다. 내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쓰는게 우습지만, 난 블로그를 생활기록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기 보다 오래 관리할 수 있는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블로그에는 나의 중대한 약점이라든가 실수 등을 솔직하게 쓰기 어려운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그건 블로그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 내 생활을 써놓는 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내 생활의 가이드라인을 잡아 볼 기회도 얻는 것 같다. 세파에 흔들리는 부평초 같은 삶 보다는 중심을 잡고 겸허하게 살아가는데 도움도 될 것 같다.

 

그냥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명예를 얻기 위해 자신의 본질을 감추고 위선을 떠는 것 보다는 낫다. 잘낫다고 잡지에 떠드는 것보다 혼자 조욯히 내실을 기해 정신적 만족을 찾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해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벌어 불행해지는 사람도 많고, 돈을 벌어도 아무런 가치도 발견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본다. 평생 쓰지도 못하고 번 돈을 상속인들이 분쟁으로 다 날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부모들이 피땀흘려 번 돈을 가지고 마약을 하거나, 바람을 피는데 쓰는 자식들도 많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다.(전도서 5:10).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 때문에 만족하지 못한다. 아무리 돈을 벌어도 끝이 없다. 어느 정도 벌면 만족해야 하는데 그건 그렇지 않다. 사람의 욕심은 바다보다도 넓고, 산보다도 높다. 그렇다고 세계에서 제일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제일 부자가 되어도 우주에서 제일은 아니지 않은가?

 

'재산이 더하면 먹는 자도 더하나니 그 소유주가 눈으로 보는 외에 무엇이 유익하랴'(전도서 5:11)

 

돈이 많으면, 주변에서 달라 붙어 뜯어먹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래서 헛되이 나가는 돈이 많다. 각종 단체에 기부해야 하고, 모든 모임에 나가서 돈을 많이 써야 한다. 일가친척들도 모두 같이 나누어 쓰자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두쇠가 되어 스쿠루지가 된다. 뒤에서 무수한 욕을 먹고, 저주를 받게 된다. 돈 때문이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관심도 없다.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배부름으로 자지 못하느니라(전도서 5:12),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잠을 많이 자고 적게 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배가 터지게 먹고 잠을 못 자는 건 불쌍한 일이다. 덜 먹고 운동을 해야 한다. 이번에 깨달은 교훈이다. 감기 때문에 고생했지만, 나는 깨달은 일도 많다.

 

전도서 저자는,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지키는 것은 커다란 폐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돈을 벌어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이것을 지키는 노예가 되는 것, 그러다가 나중에 허망하게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것, 이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돈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하루 하루를 건강하게 보람있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감기 때문에 깨달은 작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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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무척 고생을 했다.

 

평소 잠을 잘 자던 나로서는 조금만 잠이 오지 않아도 힘들게 느껴진다. 감기기운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운동도 하지 못하고 저녁 식사 후 책을 보다가 밤 10시가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다가 새벽 2시 반경 잠이 깼다.

 

그때부터 새벽 7시가 다 되도록 깨어 있었다. 책을 보았으나, 그것도 한 두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피곤해서 보기 힘들다. TV도 어느 정도 보면 재미도 없다. 불면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겠다.

 

몸이 무척 피곤한 상태에서 출근을 했다. 그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찾아와 일을 하도록 만든다. 나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일을 보았다.

 

12시에 예술의 전당 앞에 있는 현대슈퍼빌에 가서 김 변호사님을 만났다.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대호빌딩 지하에 있는 헬스클럽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런 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대전에서 L 교수님이 올라왔다.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왕년에 고위관직을 지낸 분도 퇴직한 후 연세가 들면 다 힘이 없이 보인다. 그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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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오늘을 돌아본다. 이런 시간이 매우 소중하다. 출근해서 오늘 내가 한 일은 무엇이었나? 얼마만큼 보람된 일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사무실에서 만났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다. 동업을 하다가 분쟁이 생겨 속을 썪고 있는 사람, 땅을 사고 팔다가 분쟁이 생겨 소송을 시작하는 사람, 이혼을 하려는 사람 등등이다. 그들은 모두 답답한 상태에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살면서 남과 분쟁이 생겨 다투는 일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경우 없는 일을 하고 있는데,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싸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법에 의한 싸움을 하려고 하면, 증거문제가 생긴다. 믿고 거래를 하다가 갑자기 명확한 증거를 제출하려고 하니 증거가 마땅치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답답하고, 억울하게 된다.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열심히 그들을 위한 변론을 해야 한다. 그게 내 사명이고 일이다.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라고 전도서는 말하고 있다(전도서 3:22). 자기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복이라는 말이다.

 

어떤 입장에 있던지 간에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인생이다. 불평과 불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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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토요일, 8시반경에 서울을 출발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산 IC로 나갔다. 날씨는 매우 흐린 상태였다. 서해대교를 지났다. 7.3킬로미터나 되니 무척 긴 다리다. 서산 IC에서 나가 좌회전한 후 서산 방면으로 가다가 음암면에서 율목사거리를 찾아갔다. 그래서 서산구치지소에 닿았다.

 

구치소 밖의 공기는 아주 맑았다. 상당히 외딴 곳에 새 건물이 우뚝 들어서 있었다. 홍성교도소 서산구치지소로서 새로 생긴 것이었다. 구치소는 사각형의 건물로서 외국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권 변호사님을 만났다. 다른 사람을 접견와 있었다. 우리는 그러니까 26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것 같았다. 반가웠다. 여전히 인천에 계시다고 한다.

 

피고인을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벌써 들어온 지 50일이 되었다. 무척 답답한 모양이다. 2월 2일이 재판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평택항에 들렀다. 국제여객선터미널이 있었다. 중국으로 다니는 선박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택에는 공장도 많이 들어서 있었다. 서해안 지역의 발전하는 모습을 살펴 볼 수 있었다.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운전을 하고 돌아다녀 그런지 집에 돌아오니 몸에서 열이나고 힘이 들었다. 저녁에는 머리에서 열이 나서 얼음찜질을 하고 약을 먹었다. 몸이 아프면 고통스럽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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