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내가 맡은 과목은 헌법재판론이다. 3학년과 4학년 학생들이 대부분 수강신청을 했다. 지난 수요일까지 수강신청변경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75명이 강의를 듣기로 확정됐다. 실무교수로서 처음 맡은 강의라 준비에 바쁘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계속해서 연구해야 할 입장이다.
학기 초 수강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정원이 마감돼 처음에는 수강신청을 못했던 한 학생이 나중에 수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학생은 나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왔다.
"교수님.
지난주 교수님 덕분에 수강신청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번 학기 실무교수님 수업을 직접 듣게 된 것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법시험 공부방법론과 관련하여
수업 중간중간 해주시는 교수님 말씀이
고시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헌법재판론은 많은 헌재판례와 소송법적 측면에서
공부하기 어렵지만
교수님께서 중요한 판례 중심으로 맥을 짚어주셔서
그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헌법재판론 부분을 확실히 다져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월요일 수업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게 강의를 하는 보람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이메일을 보고 다음과 같이 답장을 썼다.
"보내 준 메일은 잘 보았습니다.
수 많은 학생들과 적지 않은 교수 사이에 어느 과목을 수강신청하고, 강의하는 인연은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만난 인연을 서로 소중하게 여기고
강의시간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내가 강의하는 헌법재판론에서
이런 것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으면
기탄 없이
이메일을 통해, 아니면 내 연구실 등에서
알려주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학기에 내가 강의를 할 75명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소중한 인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강의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나를 믿고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저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개울물 소리도 들려온다. 대지는 사랑으로 파도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