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의 의미>

그곳에서 길을 물었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무엇 때문에 걷는지도 몰랐다

고독은 더욱 무거워지고
칠흑같은 어둠이 사방에 깔렸다

나그네가 되어 별을 본다
텐트속에 누워 겨울 바람을 맞는다

사랑에 물들었던 시간이 있었던가?
우리가 발버둥치며 올라갔던
계곡의 끝자락에서
용솟음쳤던 샘물을 마셨던 그날 밤

네가 뿌렸던 사랑의 꽃잎을 가슴에 묻고
깊은 잠에 빠진다
사나운 맹수의 포효소리에 잠이 깬다

다시 성급히 길을 떠난다
아무 의미 없이
단지 되돌아가지 않을 뿐

어디선가 힘찬 행진곡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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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문득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피어났다
어느 날 새벽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진하디 진한 안개처럼
우리들 가슴속을 넓게 침투했던
사랑과 욕망의 갈증과 갈망

삶에 지쳐 쓰러진 영혼이
멍하니 벽과 마주하고 있을 때
한 줄기 빛으로 우리와 동행한다

너의 세포는 우주가 되고
우주는 하나의 붉은 점이 된다

가여운 사슴이 살기 위해 질주하고
사냥꾼은 거친 사냥개들과 뒤를 쫓는다

겨울비를 맞으며 걷는다
뜨거운 그리움으로 방황은 종식되고
눈물은 빗물을 따라 걷다가
다시 축배의 술잔에 떨어진다

순백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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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파도는 동백꽃을 향했다
작은 섬에 숨어있는 꽃을 찾아왔다
오직 하나의 대상을 위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왔다
무수히 많은 바람을 견디며
낯선 갈매기들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파도는 계속 나아갔다

파도는 마침내 섬에 이르러
자신의 몸을 던졌다
만남을 위해
그리움을 불태우기 위해
바위에 부딪치며 울었다
파도가 부딪칠 때
바위도 함께 울었다

꽃은 침묵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파도 소리도 듣지 못했던 것일까
달빛에 취해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꽃은
어둠속에서도 가슴을 채워줄
정열의 화신을 기다렸다

파도는 지쳐 쓰러졌다
하얀 거품을 뿜으며
슬픔을 바다에 뿌리고 있었다
파도의 눈물 때문에
촉촉이 젖은 바다에는
진한 사랑이 표류하고 있었다

바다는 짙은 어둠속에 묻히기 시작했다
먼곳에서 촛불이 켜졌다
파도는 꽃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고
달빛을 맞은 꽃잎은 파르르 떨었다

짙은 안개가 내리고
파도와 꽃 사이에는 안개가 깔려
서로를 잡을 수도 없고
껴안을 수도 없는 안타까움에
파도는 거칠게 몰아쳤다

꽃잎은 바람을 핑계로
바다로 몸을 날렸다
파도는 꽃잎을 껴안았다
파도에 실려 넘실대는 꽃잎을
바람이 바라보고 있었다
달빛에 젖은 꽃잎과 파도가
문득 정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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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뒷모습

이젠 떠나야 할 시간이예요
어서 가세요
당신의 손을 놓겠어요
뒤돌아 보지 마세요

정말 사랑했어요
뜬 눈으로 새운 밤들이 많았어요
머리가 텅 빈 때도 많았지요

왜 그토록 사랑했는지
왜 그처럼 마음 아팠는지
모르겠어요
모두 내 잘못이예요

잡을 수 없었어요
보이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없었어요
날아가는 가슴을

사랑했던 당신에겐
눈물을 보이지 않을게요
당신이 떠난 후에
눈물은 강이 될 거예요
내 몸이 굳어
들풀과 함께 화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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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André Rieu가 연주하는 바이올린곡,
Love theme from Romeo and Juliet을 듣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창가에 서서 멍하니 음악을 듣는다.

사랑은 역시 아름다운 것!
때묻지 않은 사랑은 심금을 울린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 사랑 때문에
마음 아프고,
행복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달빛에 젖어
구름에 가려
너는 그림자만 보인다.
차가운 밤공기를 따라
너와 나의 거리가 좁혀진다.

가슴에서 가슴으로
사랑의 밀어를 나눈다.
우리가 만든 원초적 슬픔,
조각조각 산산히 부서지는 아픔.
우리는 파도를 타고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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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젖은 그리움>

낯선 도시의 별빛을 보며
나는 울었다
비에 젖은 낙엽을 밟으며
그리움을 달빛에 숨겼다

맨 마지막 남은 뇌세포가
기억해 낼 그대 이름이여
그 이름을
수 없이 불러 보았다
그 이름은 달빛에 젖은 채
대답이 없었다

눈을 감고 달을 본다
가슴 속에 담았던
슬픔들이 점선으로 이어지며
달까지 닿았다
하여 나는 달의 눈물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가을 밤에
그대는 나를 슬프게 했고
그런 이별이 다가왔지만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은
바람과 함께 더욱 더
그대를 심장 속에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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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떠나지 못하고

떠난다고 하면서
차마 건너지 못하고
잊는다고 다짐하면서도
더욱 선명해지는 건
가을바람 탓이다

나를 스쳐간 바람조차
정이 들었고
멀리 날아간 낙엽까지
가슴을 붉게 물들였다

달빛에 녹아 떨어지는
삶의 애환들이 파편처럼
은행잎과 뒤섞이고
몸으로 그렸던 그림들은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러움에 떨고 있다

사랑을 잃고 살아가는 건
그리움을 붙잡고
보고픔을 부르며
이별을 바라보는 일이다

헤어짐은 그리움 때문에
그리움은 헤어짐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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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가는 길

사랑은 조용히 온다
아무도 모르게
살그머니 다가온다
당신이 올 때도
나는 몰랐다
내가 다가갈 때도
당신은 몰랐다.

사랑은 때로 길을 잃는다
정말 사랑해야 할 지
알 수 없었기에
우리는 방황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채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밤이 깊어도
이슬이 내려도
사랑은 저 혼자 젖어만 갔다

사랑은 한 길로 간다
우리가 사랑할 때
다른 길은 이미 길이 아니었다

사랑이 눈물 되어 떨어지던
그 길에는
멀리 떠났던 철새들이
다시 돌아와
우리 사랑에 안부를 묻는다

사랑은 소리 없이 떠난다
그토록 아픔을 주었던
사랑이 둥지를 허물고
낙엽 따라 떠났다
바람도 숨을 죽인 채
사랑을 보냈다

아주 먼곳으로 떠난 사랑은
아픈 이름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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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모순>

겨울 바람 속에서도 푸근했다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지만
둘만의 공간에서 만났던 공감!

커피를 마시며 잊었던 권태가 되살아나고
처절한 상실감에 짓눌려
존재는 타인을 더 이상 의식하지 못한다

그것은 지독한 모순이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했던 네가
그림자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간과 공간이 혼재하면서
태양이 달의 주변을 도는 것처럼
너와 나는 낯선 사람이 되었다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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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낙엽은 비에 젖었다
그리움도 비에 젖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내 눈물은 별빛에 반짝였다

너의 이름을 부르는 울부짖음은
메아리를 타고 언덕을 넘는다

가을을 따라 그리움도
낙엽처럼 진한 색깔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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