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무

뜨거웠던 사랑 때문에
한 여름에도 눈이 내리고
한 겨울에도 꽃이 피었다

그런 사랑이 떠났다
사랑은 얼마나 허망한 것일까

사랑은 말 한 마디에도 변하고
표정 하나에도 달라진다
사랑의 기반은 없다
보이지 않는 허상 속에서
사랑은 싹이 텄다가
꽃을 피우고
낙엽을 떨어뜨린다

그런 사랑이 눈물을 남겼다
사랑은 얼마나 허망한 것일까

너를 믿었던 나는
길이 아닌 길을 걸었던 나는
사랑의 연약함을 몰랐다

슬픔을 가슴에 안고
소망의 빛을 잃어도
이젠 더 이상
외롭지 않겠다
허망한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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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망각>

잊는다는 건 잊혀지는 것보다 어려운 일

그래서 이별연습은 언제나 잊어야 할 사람의 몫이다

돌아서서 사랑의 궤도를 본다

사랑처럼 저 혼자 제 갈 길을 가는 것은 없다

혼자 깊어가고
혼자 표류하고
혼자 질식한다

지난 사랑의 궤적에서
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너의 무표정만 떠오른다

사랑의 처절한 몰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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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커피>

한 잔의 커피에 몸을 맡긴다
커피향이 무척 자극적이다
나는 커피를 느끼고
커피는 나를 빨아들인다

창밖으로 가을비가 내린다
드립커피처럼 빗물이 내린다

커피잔으로 사랑이 떨어지고
잊었던 사랑이 커피항처럼 밀려온다

빗물은 조용히 흐르고
커피는 몸 안에서 흐르고있다

사랑 때문에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사랑이 떠난 자리에 빗물이 떨어져 원을 그린다

커피 속으로 눈물이 맺히고
가을은 슬픈 사랑을 이끌고
저 혼자 신음소리를 내며 강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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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랑>

까마득히 잊혀진 사랑의 파편들이
아직도 가끔씩 아픔을 준다

운명적인 사랑을 거역했던 때문일까?
존재는 또 하나의 존재로 인해
부정되기도 하고
고독의 그늘에 묻히기도 한다

바람이었을 거야
머무를 수 없었던 너는
잠시 그곳에서 사랑을 경험했던
구름이었을 거야

다시 낯선 거리에서
사랑의 불씨가 비에 젖은 모습을 본다

겨울비는 밤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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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가을이 오면
밤 하늘에 별을 보아요
바닷가를 걸으며
서로의 미소를 느껴요
호젓한 산장에 누워
사랑의 별을 찾아요

이제 긴 방황에서 벗어나
당신에게 안길 거예요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쓸쓸함은 없을 거예요

날리는 은행잎에
우리 마음을 담아
사랑의 단어를 남겨요

가을이 오면
모닥불을 피우겠어요
밤새 하늘을 보며
사랑의 편지를 쓰겠어요

가을이 오면
당신은 내 사랑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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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내게로 왔다>

섬이 내게로 왔다
강바람을 따라 다가왔다
내 사랑이 머물렀던 곳에서
천 년의 맹세를 버리고
내게로 왔다
아주 영원히 찾아왔다

내가 섬으로 갔다
그의 고향을 찾아
내 모든 것을 묻고 싶었다
가을의 은유와
겨울의 하얀 순백을
모두 가지고 그곳으로 갔다

섬에 닿았을 때
나는 울었다
내가 첫발을 디뎠을 때
섬도 울었다

섬의 영혼과 내 영혼이
부둥켜안고 울었다
더 이상 바라지 말자고
더 이상 떠나지 말자고
뜨거운 눈물이
바다 위로 흘러내렸다

밤이 찾아왔다
갈매기들도 숨을 죽이고
별빛에 떨고 있는
작은 풀잎들도
우리의 밤을 위해
잠들지 못하고 있다

섬이 나를 껴안았다
내가 섬을 껴안았다
섬 안에서 나는
내 안에서 섬은
영원을 꿈꾸고 있다
갈매기들이
우리의 꿈속에서
비상(飛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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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행>

누구나 각자의 길을 간다
그 길은 그때 그때 선택된다

때로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
그것을 동행이라 한다
동행의 의미는
삶의 일부를 나누며 공유하는 것

동행에는 인간적인 정을 느낀다
야수로부터의 보호
먹고 자는 것을 함께 찾는 협력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우정과 사랑이 싹튼다

두 사람이 동행할 때는
항상 서로를 의식한다
네가 곁에 있는지
네가 행복힌지
네가 나를 따라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

오늘도 나는 너와
어디론가 떠난다
그 동행의 의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고
굶주린 맹수들이 득실거리는
낯선 초원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꼭 껴안고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우며
우리만의 동행을 계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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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
밤이 깊어 갈수록
뼈속으로 사무치는 그리움
살점처럼 묻어나는
가슴 아픈 정

하나가 될 수 없을까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사랑의 섬
그 위로 갈매기는 날아가고
비련은 메아리치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
서로를 부둥켜안고
이름을 새겨두고 싶은 곳
그곳에서 혼자 파도를 보고 있네

왜 이렇게 슬퍼지는 걸까
별빛을 맞으며
함께 걷던 백사장 위에서
홀로 소나무를 보는
지금 이 시간
눈물이 흐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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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너에게 다가갔던 건
외로웠기 때문이야

사랑에 매달렸던 건
혼자였기 때문이야

너의 품은 따뜻했어
너 때문에 눈물도 흘렸어

하지만 네가 떠난 시간
광풍이 몰아치고
사랑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물안개 속으로 사라져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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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은 것이 있다
그냥 같이 있어 편안한 시간
가끔 보고 싶고
문득 문득 그리워지는 것

사랑이라고 불러야했다
하나를 공유함으로써
일체된 연대감 때문에 울고 싶었던 전율은
달리 표현할 수 없었다

사랑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꿈을 꾼 것처럼 희미하고
손으로 붙잡을 수 없는
우리들의 시간이 강물 속으로 잠길 때
사랑은 꽃잎처럼 날리면서
허망한 이름으로 남는다

곧 겨울이 잊혀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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