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다가와>

가슴 속을 파고드는 4월의 바람
사는 것이 힘들고 외로워
하늘을 보고 있을 때
그대는 바람처럼 다가왔다

내 마음은 한 줄기 바람
광풍 속에 파묻히는 존재
그대 앞에서
흔적 없는 이름으로 남으리

잠들기 전에는
온 종일 사로잡혀 있고
꿈 속에서 미소로 나를 감싸면
허물어진 형체 속에서
나의 존재는 찾기 어렵고
그대 이름은 부를 수도 없는
고귀한 6월의 장미가 된다

감미로운 그대의 눈길
촉촉한 실크의 감촉
느끼는 사랑의 향기
흠뻑 취해 비틀거리고
애정의 독백을 읆조리면
이 밤에 떠나가는
기차의 기적소리
나를 울린다

그대의 지울 수 없는 자국
아물지 않을 상처만 남기고
저 강을 건넌다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는
강물을 넘어
오늘이 간다
세월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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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눈처럼 쌓이면>

그리운 건 죄가 아니다

오늘도 그대 생각에
하루가 간다
그대가 사로잡는 건
내 영혼이다

처음에는 가랑비처럼
내 몸을 적시더니
이젠 온 종일 내리는
함박눈 같이 쌓여만 간다

그리워지는 건 죄가 아니다

눈을 맞으며 서 있어도
식지 않는 이 마음을
눈으로 덮는다

그리움을 달래려
그대의 사진을 본다
진한 우수의 눈동자
연한 입가의 미소와 만난다
오랫동안 쌓였던
그리움으로 목이 메인다

그리워하는 건 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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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내게로 왔다>

섬이 내게로 왔다
강바람을 따라 다가왔다
내 사랑이 머물렀던 곳에서
천 년의 맹세를 버리고
내게로 왔다
아주 영원히 찾아왔다

내가 섬으로 갔다
그의 고향을 찾아
내 모든 것을 묻고 싶었다
가을의 은유와
겨울의 하얀 순백을
모두 가지고 그곳으로 갔다

섬에 닿았을 때
나는 울었다
내가 첫발을 디뎠을 때
섬도 울었다

섬의 영혼과 내 영혼이
부둥켜안고 울었다
더 이상 바라지 말자고
더 이상 떠나지 말자고
뜨거운 눈물이
바다 위로 흘러내렸다

밤이 찾아왔다
갈매기들도 숨을 죽이고
별빛에 떨고 있는
작은 풀잎들도
우리의 밤을 위해
잠들지 못하고 있다

섬이 나를 껴안았다
내가 섬을 껴안았다
섬 안에서 나는
내 안에서 섬은
영원을 꿈꾸고 있다
갈매기들이
우리의 꿈속에서
비상(飛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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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랑>

까마득히 잊혀진 사랑의 파편들이
아직도 가끔씩 아픔을 준다

운명적인 사랑을 거역했던 때문일까?
존재는 또 하나의 존재로 인해
부정되기도 하고
고독의 그늘에 묻히기도 한다

바람이었을 거야
머무를 수 없었던 너는
잠시 그곳에서 사랑을 경험했던
구름이었을 거야

다시 낯선 거리에서
사랑의 불씨가 비에 젖은 모습을 본다

가을비는 밤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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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
밤이 깊어 갈수록
뼈속으로 사무치는 그리움
살점처럼 묻어나는
가슴 아픈 정

하나가 될 수 없을까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사랑의 섬
그 위로 갈매기는 날아가고
비련은 메아리치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
서로를 부둥켜안고
이름을 새겨두고 싶은 곳
그곳에서 혼자 파도를 보고 있네

왜 이렇게 슬퍼지는 걸까
별빛을 맞으며
함께 걷던 백사장 위에서
홀로 소나무를 보는
지금 이 시간
눈물이 흐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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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커피>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어둠이 사방에 깔리고
작은 촛불이 켜진다

마음은 공허함 속에
촛불을 따라 움직인다
지금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존재는 하나의 공간에서
순간의 의미를 가진다
바람을 따라 구름을 따라
어디론가 흘러간다

삶의 맹목적인 의지
그때 그때 얻어지는
주관적인 아집과 집착
무엇 때문에
주먹을 꼭 쥐고 펴지 못하는 걸까

차가운 겨울 공기 가운데
퍼지는 따뜻한 커피 향기
그곳에서 너는
연한 무지개처럼 피어오른다

멀리 있어도
손에 잡힌다
푸근한 감정을 따라
푹신한 밍크의 감촉을 느끼며
눈이 내리는 오늘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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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떠난 뒤에>

너의 차가움이 느껴질 때
그 겨울의 찻집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긴 침묵이 흐르고
실종된 사랑의 흔적 앞에서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돌이킬 수 없어
더 이상 잡을 수 없어
저 혼자 떠내려가는
너를 바라보며
진한 아픔, 하얀 슬픔이
찻잔에 부딪히며
신음소리를 냈다

처음부터 그랬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정에 이끌려
의미 없는 나뭇가지에서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에도
새들이 울어주길 바랬다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속에서도
녹지 않고 얼음처럼 굳어진
네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둠 속에서 지새웠던
긴 겨울밤
거리에는 추억의 상처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지금 나는 혼자 남았다
너의 미소를 가슴에 품고
꿈속에서 어디론가 떠난다
욕망을 태우다 남은 촛불에서
뜨거운 이별의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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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슴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건다
너의 음성을 들으면
마음은 천국이 되고
너의 숨결을 느끼면
행복한 모래성의 성주가 된다

같이 있던 시간만큼
깊어지는 정
그 정에 가슴 아프면
마음은 노예가 된다

처절한 사랑의 고통
기다림의 아픔을 참고
너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안개숲을 헤맨다

서로의 몸은 떨어져 있어도
두 개의 영혼이
하나가 되고
아름다운 영혼의 결합은
몸과 마음을 뜨겁게 움직이며
흐르는 세월 속에 남기는 추억
화려한 축제의 시간
서로의 정열을 불태우자
서러움이 남지 않도록

장미꽃을 보냈다
꽃바구니에는 마음이 담겨있다
뜨거운 가슴이 장미를 감싸면
흐뭇함 속에 하루가 간다
네 마음이 예뻐서
내 마음으로 포개면
너의 부드러운 미소에 취하여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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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연습>

사랑이 시작될 때
우리는 이미 이별을 생각했다
변하는 것이 마음이고
영원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마주하는 눈빛 속에
정은 깊어만 가고
속삭이는 밀어
서로를 녹인다

실연의 경험이 없던 시절
이별은 불가능했다
변하거나 헤어짐은
우리의 일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겪었던 상처
마음 속의 쓰라린 흔적
그로 인하여
지금의 사랑이
훗날 아픔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며
더욱 진한 감정으로
너를 아끼고
너와 지새는
이 밤은 왜 이다지 짧은지

가야만 하는가
떠나가야 하는가
정말 흘러가야 하는가
누구의 마음이 더 아플까
어느 슬픔이 깊이를 더 할까

하지만 헤어지는 의미는
모든 것을 뒤덮어 버리는
무서운 파도
그가 지나간 자취는
앙상한 몰골에 진한 눈물뿐이다

언제 오려나
어떻게 찾아 오려나
두렵기만 한 우리의 운명
죽음 보다 무서운 갈라짐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세월이 흘러
다시 서로를 알고
서로가 소중함을 깨우치면
그 때 우리의 영혼은
새로운 만남을 부활처럼 맞으리니
진실한 사랑을
에덴의 동쪽에 영원히 꽃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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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바라보는 눈 속에서
온 세상을 찾을 수 있고
모든 말의 의미가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사월의 저녁 바람
가슴으로 느끼고
시월의 낙엽 떨어지는 모습
함께 뭉쿨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야 한다

너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고
너의 슬픔이 감싸는 시간
둘은 하나가 된다
두 마음은 바다가 된다

도시에서 탈출하는 우주선을 타고
사랑의 미로에서 마주치는 사람
뿌듯한 가슴
다정한 말을 건네거나
침묵하는 경우에도
서로의 눈빛을 보자
그 빛을 통해서
달아오른 가슴은
천년을 받아들이고
깊은 바다 속으로 잠긴다

진정 사랑했다면
이별의 의미도 알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
깊은 무의식의 심연
두 개의 실존이
여명 속에 달아오르면
오늘과 내일
서로가 짓는 미소
세월의 흔적을 가리고
세파로부터 멀어져야 할
삶의 모습은
시들은 장미꽃보다
더 가여운 유월의 그림자가 된다

진정 사랑한다면
서로의 아픔을 잊어보자
살아온 아픔과 흔적을
함께 뒤섞어 구워내자
같은 걸음으로 세상을 걸어보자
먼 훗날 함께 묻혀
새소리 듣고 풀냄새 맡으며
우리가 행복했었노라고
아무 것도 부럽지 않았노라고
속삭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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