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사랑>

뜨거웠던 사랑이 망각될 때가 있다
‘과연 내가 그를 사랑했던 것이 사실이었을까?'
꿈을 꾸었던 것일까?
그 사람의 이름도 표정도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네가 아니어도 사랑했을 것이다
그때의 실존 상황에서는
너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사랑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허망함이 엄습해온다

사랑처럼 실체가 없으면서
사람에게 행복과 불행을 주는 것은 없다

하지만 사랑은 사랑이다
비록 영원하지는 않아도
사랑할 때 받는 위로
사랑하면서 느끼는 감동
사랑에서 나오는 행복의 에너지

사랑은 현재다
지금의 사랑에 더 몰입하자
사랑으로 만족하자
내일 사랑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하나의 사랑을 심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적>  (0) 2020.12.25
<사랑이라는 이름>  (0) 2020.12.25
그리움에 꽃을 바친다  (0) 2020.12.25
쉰들러 리스트  (0) 2020.12.25
바이올린 선율  (0) 2020.12.25


<그리움에 꽃을 바친다>

바람이 가을을 따라
고독을 가득 담아 왔다
단풍이 있어
외롭지 않다던 소나무에서도
진한 향기는 사라졌다

그림자를 보지 않고
빛만 따라 가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달의 고독에서 벗어나
별의 노래를 듣는 게
사랑이라고 했다

혼자라는 것이 두려워
가까이 다가갔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공허함이
강한 덫처럼 숨어 있었다

차가운 가을비를 맞으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영혼을 빼앗아 간
어떤 그리움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라는 이름>  (0) 2020.12.25
<지금 이 사랑>  (0) 2020.12.25
쉰들러 리스트  (0) 2020.12.25
바이올린 선율  (0) 2020.12.25
Tomaso Albinoni – Adagio  (0) 2020.12.25


<쉰들러 리스트>

Itzhak Perlman en Chile가 연주하는
<La Lista de Schindler>의 음악을 듣고 있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좀 더 삶에 진지한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인생을 짧다.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봄바람같다.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아침안개와 같다.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을까?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잘했던 것일까?

남으로부터 내가 받은 상처는 무엇이고,
내가 남에게 준 상처는 무엇일까?

얼마나 이기적으로
내 욕심만 차리고 살았던 것일까?
그로 인해 내가 얻은 이익은 무엇이고 쾌락은 무엇이었을까?

나만 열심히 사는 것으로 착각했고,
내가 잘났다고 잘못 생각했던 정도는 어느 정도였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크게 잘못한 것도 없고
크게 후회할 것도 없다.

다만, 내가 깨닫는 것은
인간은 연약하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직 주어진 삶 앞에서
보다 진지하고
보다 성실하고
보다 착하고
보다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뿐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이 사랑>  (0) 2020.12.25
그리움에 꽃을 바친다  (0) 2020.12.25
바이올린 선율  (0) 2020.12.25
Tomaso Albinoni – Adagio  (0) 2020.12.25
음(音)과 색(色)  (0) 2020.12.25


<바이올린 선율>

조용한 시간에 바이올린 선율에 영혼을 맡긴다.
한없이 빨려들어가 어딘가 깊은 곳에 머문다.

아~ 이 은은함, 이 포근함, 이 부드러움!
잔잔한 눈물이 맺힌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
가슴 속에 그리움이 가득하다는 것.
그리하여 너도 함께 한다는 것.

겨울 바람에 낙엽이 뒹군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사랑의 그림자가
낯선 오후를 거닌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에 꽃을 바친다  (0) 2020.12.25
쉰들러 리스트  (0) 2020.12.25
Tomaso Albinoni – Adagio  (0) 2020.12.25
음(音)과 색(色)  (0) 2020.12.25
겨울의 단상  (0) 2020.12.25


Tomaso Albinoni – Adagio

간밤에는 눈이 내렸다
어디선가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너무 뜨거워서 심장이 멈춘다

부드러운 선율을 따라
깊은 계곡으로 내려간다

아주 천천히
아주 한없이 내려간다

마침내 그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너의 이미지와 마주친다

연한 미소를 건네주며
침묵의 언어를 남긴다
‘사랑했다고, 정말 사랑했다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쉰들러 리스트  (0) 2020.12.25
바이올린 선율  (0) 2020.12.25
음(音)과 색(色)  (0) 2020.12.25
겨울의 단상  (0) 2020.12.25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0) 2020.12.24


음(音)과 색(色)

인간에게 소리와 색깔은 아주 소중하다.
모든 감정과 감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희로애락은 소리로 표현된다.
모든 감성은 색으로 칠해진다.

바이올린 선율에 이끌려
아주 깊은 심연으로 내려간다.

피아노 건반을 따라
너의 심장을 두드린다.

붉은 장미 앞에서 울고
진한 은행잎에서 몸을 떤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이올린 선율  (0) 2020.12.25
Tomaso Albinoni – Adagio  (0) 2020.12.25
겨울의 단상  (0) 2020.12.25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0) 2020.12.24
<잎새의 떨림>  (0) 2020.12.24


겨울의 단상

1.
사랑했던 것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랑을 경험했던 것은 그 사람을 크게 변화시킨다.
그 사랑이 비록 실패로 끝났다 해도...

2.
인생의 진실은 언제나 파묻히고 만다.
본인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
그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3.
고독은 겨울 밤에 밀려온다.
차가운 날씨와 칠흑 같은 암흑,
그리고 숨막힐 듯한 적막 때문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maso Albinoni – Adagio  (0) 2020.12.25
음(音)과 색(色)  (0) 2020.12.25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0) 2020.12.24
<잎새의 떨림>  (0) 2020.12.24
섬에도 눈이 내렸다  (0) 2020.12.24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아플 때 위로받고
피곤할 때 쉼을 주는 곳

한 때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곳에서 행복했고
풋풋한 향기가 났다
부드러운 미소로 전달되던 의미는
삶을 키워가는 유일한 효소였다

어느 날 찾아온 단절
그것은 모든 것을 빨아들인 진공이었다
진실은 허공에 뿌려지고
그곳에는 불꽃 축제 뒤의
허망함이 뒹굴며 신음하고 있다

다시 돌아간다는 건
그곳에 다시 삭풍을 막아줄
따뜻한 둥지를 만든다는 건
사라진 불씨 때문에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가슴에 담아 두는 일이다
아프기도 했고
진하게 감동을 받았던
우리가 만들었던 작은 행복을
망각하지 않는 일이다

외로울 때 그 추억을
다시 꺼내 되새김질하자
서로의 순수를 훼손하지 말자
에덴이라고 불렀던
둘만의 공간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자

겨울이라 그곳이 더 그립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音)과 색(色)  (0) 2020.12.25
겨울의 단상  (0) 2020.12.25
<잎새의 떨림>  (0) 2020.12.24
섬에도 눈이 내렸다  (0) 2020.12.24
<바람처럼 다가와>  (0) 2020.12.24


<잎새의 떨림>

그건 슬픔이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을 맞고
바람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은
잎새의 운명이었다

바람은 잎새에게
떨림을 알게 해주었다
낯선 이방인이었지만
곧 익숙한 연인으로
자리 잡았다

잎새는 믿었다
영원히 곁에 있을 거라고
함께 숨을 쉬면서
새벽을 맞을 거라고
낙엽되어 떨어질 때도
그 바람에 의할 거라고

하지만
바람은 바람이었다
머물 수 없는 걸 어쩌랴
정을 남길 수 없는 걸 어쩌랴

바람은 떠났다
어둠만을 남기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잎새 곁을 떠났다
새벽을 맞은 잎새의 떨림은
바람에 한 떨림과 달랐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의 단상  (0) 2020.12.25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0) 2020.12.24
섬에도 눈이 내렸다  (0) 2020.12.24
<바람처럼 다가와>  (0) 2020.12.24
<그리움이 눈처럼 쌓이면>  (0) 2020.12.23



<섬에도 눈이 내렸다>

달빛에 취한 나를
바람이 길을 막았다
눈이 내리는 벌판에서
나는 울고 또 울었다
가로등에 기댄 채
흩어진 슬픔들을 주워 담았다

무표정한 사슴들이
목적지도 없이
산너머로 달려가고 있다
때로 깊게 신음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차가운 촉감에 깨어
하늘을 본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텅 빈 가슴 속에는
채워도 채워도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

섬에도 눈이 내렸다
그리움을 품고 있는
동백나무 숲 속에
눈꽃이 흩날리고 있다
겨울향기에 젖은 채
눈이 내리는 바다를 본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0) 2020.12.24
<잎새의 떨림>  (0) 2020.12.24
<바람처럼 다가와>  (0) 2020.12.24
<그리움이 눈처럼 쌓이면>  (0) 2020.12.23
<섬이 내게로 왔다>  (0) 2020.12.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