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너는 강 건너편에 있다
너에게 가는 길은 없다
애당초 다가갈 생각을 할 수 없었으니까
너는 외로운 학처럼 보였다

이 밤에 강을 건널 수도 없다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너의 미소를 품는 것으로 그친다
그 미소 조차 차츰 창백해졌다

꿈 속에서 어느 무인도에 닿았다
너를 따라간 것도 아니었다
힘든 사랑보다 고독이 낫다기에
힘든 고독보다 사랑이 낫다기에
오늘 밤 나는
무대에 서서 독백을 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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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언제나 눈이 내렸다>

그곳에는 언제나 눈이 내렸다

겨울의 창가에서
너를 기다리는 시간에
눈이 내린다
눈이 소복히 쌓인다

어디선가 너도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떠나가는 배처럼
고동소리를 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겠지

눈보라가 쏟아져도
따뜻한 가슴을 맞대고
하늘을 보던 시간
꿈을 꾸는 것처럼
포근했던 미소들이
별처럼 쏟아져 내린다

우리는 겨울에 만났다
밤새 손을 잡고
함박눈을 맞으며
들떠있었던 거리의 풍경들

사랑의 약속을
눈 위에 써가면서
함께 걸었던 언덕길

그곳에는 언제나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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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강을 건넜다>

낙엽이 쌓여 있던 시간
겨울 바람이 불어오면
상처는 시려오고
추억은 멍이 든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긴 밤 잠들지 못하고
술잔을 든채 쓰러졌다

그것은 이별이었다
가슴 아픈 밤을 보내고
애증의 깊은 강물 앞에서
우리는 통곡을 했다

사랑이 강을 건넜다
물안개 자욱한 밤에
저 혼자 위험한 길을 떠났다
그토록 애원했건만
뒤돌아보지 않고 갔다

강 건너에는
물안개만이 피었을 뿐
사랑은 보이지 않았다
동이 트면서
물새 한마리가 보였다

슬픔이 파편처럼 떠올랐다
가슴을 찢을 것 같은
이별의 슬픔이 길을 막으며
사랑했던 흔적들은
장미꽃 있던 자리를 채웠다

사랑은 겨울 바람처럼
먼 곳에서 왔다가
다시 먼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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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거예요>

사랑이 무언지 몰라요
눈을 맞으며
당신의 미소를 떠올렸어요
커피를 마시면서
당신의 음성을 들었어요

사랑이 어디 있는지 몰라요
당신 생각에 마음 아프고
당신 때문에 수은등이 창백해져도
사랑은 여전히 방황하고 있어요

사랑이 떠났는지 몰라요
어느 날 그림자만 밟으며
혼자 걸었던 낙엽이 쌓였던 공원
사랑의 허상을 붙잡고 울고 있었지요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 밤
겨울처럼 바람은 차갑고
황량한 벌판에서도
저 멀리서 당신이 서 있는 건
아직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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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따라 나선 길>

너를 따라 나선 길에
눈이 내린다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커피의 진한 향기를 나누고
서로의 아픔을 눈물로 나누면서
우리는 존재의 합치와 공유의 의미를 반복한다

너의 미세한 떨림이 전율이 된다
너의 침묵마저 깊은 감동이 된다

밤새 보이지 않던 너는
어느 새 내 가슴 깊숙한 곳에 들어와
사랑의 흔적을 새기고 있다

망각은 이제 불가능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길은 끝이 없는 길이며
너와 나만이 가야하는
아픈 길이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다시
서로에게 가는 징검다리를 건넌다

새벽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호수에 잠긴 달을 포옹하며
사랑의 진실을 숲속에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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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눈을 기다리는 건 눈이다
눈으로 보아야 눈이다
눈의 순백을 눈속에 넣는다

눈을 기다리는 건 사랑이다
눈처럼 하얗게
눈처럼 부드럽게
사랑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이제 우리 진실 앞에서
무릎을 꿇자
사랑의 진실 앞에서
눈물을 흘리자

눈이 내리는 밤에는
다시 사랑을 붙잡자
진실한 사랑을 위해
우리 별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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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실>

처음부터 예감했었다

우연이 아닌 운명이라고

그래서 강하게 집착했다

오직 너에게로 향했다

행복은 행복으로 이어졌고

영원은 영원으로 보였다

무엇때문에 상실되었을까

너는 그림자로 남았고

나 혼자 달빛에 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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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으로 내리는 눈>

 

 

눈이 내리는 오후

나를 찾으러 나갔다

 

흩날리는 눈 속에서

나는 보이지 않고

연하게 떠오르는 건

, 바로 너였다

 

인연

문득 떠오르는 억겁의 연

우리 사이에 맺어진

무거운 사슬의 무게를 느낀다

 

떨어져 있어도

보지 않아도

지금 내리는 눈처럼

너는 내 가슴 속에 있다

 

눈을 만지는 촉감으로

너를 껴안는다

연한 미소가 느껴질 때

눈은 소리 없이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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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서>

숲 속의 아침은 고요했다
낙엽은 곳곳에 쌓여 있고
간밤에 내린 눈은
하얀 솜처럼 우리를 감싼다

아주 작은 새가 햇살을 받으며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사랑의 갈증을 심하게 느낀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면서도 아프다

너와 똑 같은 느낌을 가져도
건널 수 없는 다리 앞에서
우리는 신음한다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간다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은 변형되며 소멸된다

참기 어려운 분노를 느끼며
우리는 태양을 본다

사랑이 비틀거리며
나무처럼 비탈에 서있다
술에 취한 사랑이 중얼거린다
‘너는 내사람이야’

하지만 긴 고뇌의 시간 끝에
사랑은 달빛에 젖어
신음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추억으로만 기억된다
너는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곳에서
작은 심장소리만 들려주고 있다

사랑은 보이지 않아도
잡을 수 없어도
사랑으로 남는다

우리가 숲속에서 만든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하며
영원히 두 가슴 속에서
아름다운 상징으로 살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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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겨울이 짙게 깔린 호수에서
너를 생각한다

사랑의 의미가 구체화되면서
너는 상징으로 별을 닮아간다

어디까지가 우리의 경계일까?
네가 내속에 들어와 있는 동안
나는 너를 하나의 사랑의 영역에 담는다

네가 거부하지 않는 사랑이
저 혼자 밤새
눈사람을 굴리고 있다

너의 품안에서 먼 길을 떠난다
꿈을 꾸는 것처럼
너의 미소가 꽃잎을 따라
파란 물위에 뿌려지고 있다

우리는 전율을 느낀다
사랑을 몸에 감은 채
떨어지며 바로 물속으로 들어가는
눈꽃송이를 본다

너의 의미가 오늘 따라
유난히 진한 향기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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