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길을 잃었다>

아이 같던 사랑
풀밭에서 뒹굴던 사랑
그 사랑이 떠나갔다

마음이 돌아섰기에
돌이킬 수 없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토록 붙잡았지만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남겨놓은 것은
눈밭에 쌓인 냉정함뿐
우리들의 사랑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사랑이 길을 잃었다
저 혼자 깊어만 갔던
스스로 행복을 머금었던
사랑이 어느 날 슬픔으로 변했다

무엇이 앞을 막았을까
누가 사랑의 끈을 끊었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개 너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사랑은 봄비를 맞으며 떠났다
겨울의 끝자락에 떠났다

사랑은 사랑도 모르면서
사랑은 아픔도 모르면서
우리 곁을 떠났다
떠남의 의미도 모르면서
떠남만을 남겼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
봄꽃이 핀다
세월의 아픔을 씨앗으로
이별의 눈물을 양분으로
사랑의 꽃이 피어난다

사랑이 떠난 그곳에는
새로운 사랑이
싹을 내리지 못한다
그곳에는
오직 우리의 추억만이 남아 있다

사랑의 낙엽이 쌓이고 쌓여
우리를 덮을 때까지
한 겨울의 눈이 쌓일 때까지
사랑의 아픈 기억만이
우리를 감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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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기댄 채>

너의 위로에 기대고 싶었다
너의 따스함에 무너지고 싶었다
슬픔을 이기고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너의 존재가 필요했다

너는 그렇게 서있었다
네 그림자에 가려져
겨울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이제 하나가 되어
나를 상실한 채
너를 바라본다

우리가 아꼈던 사랑이라는 말
비록 침묵해도
그 의미를 안다
너에게 매달린 내가
너 때문에 살아간다는 것을
존재의 이유가 이토록 단순할 수 있음을

오늘 밤 문득
너에게 말을 건넨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일까?

풀 수 없는 암호를 지닌 채
두 사람은 더 좁혀지는 거리에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래
지금처럼 아끼자
서로에게 기대어 굳게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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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나>

사랑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때로 침묵했다
보이지 않는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사랑의 마력에 끌려
어쩌지 못했던 시간, 시간들

이상을 찾아 떠난 들판에는
너의 사랑스런 미소로 가득 찼고
잠자리의 정지된 날개에는
우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사랑은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신음했고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는
끈을 붙잡고
우리는 안타까움에 울고
서러움에 또 울었다

사랑했던 시간들이
남겨 놓았던 정은
가을이 깊어가면서
더 깊어가고
깊어진 정이
가슴을 억누르면
가을은 또 낙엽과 함께 간다

나를 풀어 헤쳤던
사랑이 낱낱이 얽어매고
무심코 맡겼던
내 몸과 마음이
사랑의 포로가 되었다가
진흙에 내팽캐쳐진 지금 나는
어디를 보아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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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슬픈 거지요>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요
그리움이 쌓여
낙엽에 덮힌 것처럼
내 마음의 형상을
찾을 수 없네요

그건 사랑이었어요
첫 모습에 마음 뺏기고
미소에 넋을 잃었던 것은

지금 허공에 떠있어요
아이의 손을 떠난
하얀 풍선처럼
구름 위에 떠있어요
아무런 방향도 없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대 없는 날들을
끝없이 방황해야 할
이 밤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사랑은 슬픈 거지요
정말 가슴 아픈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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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비 소나타>

비가 내릴 때는
한잔 커피를 마시고 싶다
커피잔에 빗물을 담는다
빗속에는 사랑이 녹아있다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
사랑은 빗물이던가?
사랑은 눈물이던가?

눈물을 글썽이며
빗속에서 사랑을 듣는다
빗물이 안개처럼 흩어지는 오후
우리는 안개꽃을 껴안고
슬픈 겨울소나타를 듣는다

사랑을 그리다 잠이 들면
꿈속에서 미소를 만나고
그 미소에 취해
밤하늘의 별을 본다

사랑이란 붙잡을 수 없고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는
인연의 사슬이다

겨울의 빗소리에
애절한 사랑의 고백만
조용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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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개념을 망각할 때가 있다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
나는 너를 위해 사랑하는가?
나는 나를 위해 사랑하는가?

과연 너도 나를 사랑하는가?
네가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사랑은 사랑으로만 머물며
추억만 남기고 떠난다

사랑을 잡으려 하지 마라

사랑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단지 느낄 뿐,
단지 마음에만 새길 뿐,

결코 소유하지 마라
독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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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점에서>

그러고보니 참 어리석었다
우리가 가벼운 감상에 이끌려
현실을 바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주 냉정한 약육강식의 법칙을 잊었던 것은...

이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저 강을 건너야 한다
아무 것도 없이 죽을 힘을 다해
헤엄쳐 저 강둑에 닿아야 한다

우리는 지칠 것이다
기진맥진해서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빛날 것이리라
맑은 정신으로, 진정한 마음으로
삶의 원점에 서서
서로를 껴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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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 길>

사랑했다면 무언가
흔적이 남아야 한다
진정 사랑했다면
모든 것을 바쳤어야 한다

유월의 폭염
그것은 내가
네게 쏟았던 열정이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산곡의 가는 솔바람
가랑잎이 구른다
낙엽 밟는 그곳에서
너의 발자국을 찾는다

돌아서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다시 볼 수 없는 아쉬움에
애정으로 그린
너의 슬픈 미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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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 Boat>

비를 맞으며
Moon River 노래를 듣는다
잔잔한 슬픔들이 강을 건너 내게로 온다

그린랜드섬에 첫발을 내딛은 붉은 머리는
감동에 넘쳐 사랑을 짓밟았다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사라지는
삶의 열정이 군데 군데 흔적을 남겼다

북극의 백야 속에서도
달의 자취를 쫓아
바이킹의 long boat는
빠른 속력으로 노를 젓는다

사랑의 탑이 무너지면서
그들의 잔인한 복수는 시작된다

허망한 존재들은 뒤엉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몰려드는 상어떼 앞에서
삶의 의미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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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행>

어디에서 왔을까?
삶의 긴 여정에서
이름 모를 낯선 새를 만났다

너 때문에 이끌려갔던
그 작은 오솔길에서
연한 들꽃도 보고
작은 계곡의 끝에서
깊은 샘에 이르렀다

심한 갈증을 채워준 샘물은
바로 너의 영혼이었다

우리는 천천히 나아갔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삶은 가슴으로 채워지고
길은 반드시 동행이어야 한다

너는 언제나 내 곁에 있다
낮에는 그림자로
밤에는 빛으로 존재한다

사랑은 물로 채워진다
네가 주는 완벽한 충만감을
가슴에 담고
우리는 물안개 가득 피어 있는
새벽 호수를 건넌다

밤을 새우며 나누었던
우리들만의 언어가
작은 배 위에 널려 있다

사랑을 손에 잡은 우리는
다시 태양을 향한다

풍랑을 헤쳐 나가는
어부의 이마에 맺히는 구슬땀을 보며
우리 사랑도 감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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