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너를 만난 건 운명이었다
피할 수 없는 굴레에 빠진 영혼이었다

왜 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내가 만든 환영의 노예가 되었다
사랑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왜 벗어날 생각조차 못하는가?
벗어나고 싶지 않다
사랑의 덫에는 같이 빠진 것이니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냥 끌려가는 것이다
침묵하면서 사랑에 저항하는 것이다
그게 사랑의 법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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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갈 수 없는 건>

네게로 향하던 불꽃이 사라졌다
눈이 무섭게 쏟아지던 밤
신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던 시간
바람은 거세게 불어왔다

서로가 다가갈 수 없었던 건
너무 많이 아팠기에
너무 많이 슬펐기에
차라리 동백꽃처럼 선명했던 탓

꼭 끝을 맺지 않아도
꼭 너의 마음을 훔치지 않아도
사랑을 손안에 쥐고
달빛에 흠뻑 젖었다

강변에 두 마음이 서있다
서로가 겹치지 않는 지점에서
운명이라고 돌린다
이룰 수 없어도
사랑은 사랑이었다고
서로의 가슴에 날선 말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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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전설(Legend of Love)

오늘 이 밤
가슴에 촛불을 켜자
바람에 흔들리는 불꽃을 보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자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눈빛을 보자

파도가 잠든 이 밤
우리는 연한 새싹처럼
화려한 외출을 두려워하며
낡은 코트를 걸친 채
주문처럼 사랑을 외우고 있다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을까
발자국조차 남길 수 없던
겨울의 눈길을
말없이 걷던 시간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의 터널을 지날 때
애증의 눈송이들은 쏟아졌다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하나
아프기 때문에 사랑하고
사랑 때문에 아픈 사람들은
가로등 조차 꺼진 이 밤에
어디로 갈 지 모른다

사랑은 또 아픈 사랑을 잉태하고
잉태는 또 다른 잉태를 가져 온다
우리가 만든 사랑의 무게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신화가 되고
세상에 태어난 사랑은
저 혼자 깊어만 간다

그건 사랑의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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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서의 사랑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고
사랑이 달빛을 따라
촛불을 밝힌다

언어의 침묵이
알 수 없는 의미를 던진다
사랑의 무게를 느끼며
우리는 어둠 속에서 탈출한다

빛바랜 종이 위에
사랑의 초상을 소묘한다
진실과 거짓이 교차한다

삶이 늘 그래왔듯이
애정의 비등과 냉각속에서
우리의 사랑은
때로 신음하다가
디시 메아리를 공유한다

너는 그곳에 서있다
네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랑의 불멸을 뜻한다

영원한 불꽃으로 상징되는
사랑의 열기가 온 몸을 감싼다

봄날의 꽃잎들이
슬픈 독백을 반복하고 있다
시계는 멈춰져있다
사랑도 더 이상 소멸하지 않는다

우리의 색깔이 상실되었다
네잎 크로바잎이 변색된 것처럼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체부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는다
사연들이 나뭇잎에 걸려있다
너의 부존재와 사랑의 부재가 겹쳐진다

사랑 때문에 사랑은 질식한다
미움 때문에 사랑은 소생한다

사랑은 제 갈 길로 떠난다
사랑의 길이
사랑에 짓밢혀 폐허가 된다

황무지에서 다시 사랑이
꿈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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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창밖을 본다>

창밖에 어두움이 내리면
우리는 말없이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보고 있어요

낯선 구름이 흘러가면
눈물이 흐르고
두 마음은 강물을 따라
아주 멀리 가고 있어요

눈을 감고 느끼는
서로의 숨결
그것은 운명이었어요
거역할 수 없기에
마침내 무릎을 꿇었어요

왜 이렇게 아플까요
가슴은 뜨거운데
입술을 깨문 채 웃고 있는데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겉잡을 수 없는
상처의 파편들을 맞으며
우리는 몸부림쳤어요

비에 젖은 가로등이
뿌연 신음을 토하며
우리와 함께 울고 있어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가슴에 비수를 꽃으며
어두움에 빛을 더하면
사랑은 봄날 꽃잎처럼
붉은 피를 뿜으며
강변으로 흩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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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

지나간 사랑은 모두 애틋하다
애증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물속에 잠겼기 때문이다
미움은 물에 녹고
남은 건 연민뿐이다

지금의 사랑은 초원의 사랑
겉으로는 화사한 햇살이지만
풀 아래로는 거친 돌과
야생동물이 숨어 있다
행복과 불행이 공존한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
그곳에는 오직 추상적인 사랑
열정도 없고
인간에 대한 짙은 불신
경험에서 오는 호기심의 결여
그래서 사랑은 형해화된다

우리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밤 기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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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수 없기에

창밖에 어둠이 내리고
우리는 말없이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보고 있어요

낯선 구름이 흘러가면
눈물이 흐르고
두 마음은 강물을 따라
아주 멀리 가고 있어요

눈을 감고 느끼는
서로의 숨결
그것은 운명이었어요
거역할 수 없기에
마침내 무릎을 꿇었어요

왜 이렇게 아플까요
가슴은 뜨거운데
입술을 깨문 채 웃고 있는데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겉잡을 수 없는
상처의 파편들을 맞으며
우리는 몸부림쳤어요

비에 젖은 가로등이
뿌연 신음을 토하며
우리와 함께 울고 있어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가슴에 비수를 꽃으며
그림자에 빛을 내리면
사랑은 봄날 꽃잎처럼
붉은 피를 뿜으며
강변으로 흩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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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깊어가는>

나무와 더불어
겨울의 사랑을 보듬고 있다
상큼한 바람을 따라
사랑이 낙엽 위를 뒹군다

하나로 밀착된 감정이
온 몸을 덮는다
하얀 설원을 따라
사랑의 오아시스를 찾는다

별이 뜰 때까지
사랑의 조각들을 모아
정성껏 가다듬고
하나의 이름을 정한다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간다
스스로 만든 궤도를 따라
비탈길을 향한다

네가 곁에 있어 좋은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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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촌토성에서

아직은 바람이 차다
겨울나무에 남은 잎들이
잿빛 하늘을 가리고
어제 내린 눈이 밟히는 곳에
우리의 작은 비밀이 기록된다

빛이 차단되는 곳에서
마음과 마음이 뒤엉킨 채
보이지 않는 그것을 잡으려
밤새 걸었다

어디까지 간 것인지
무엇을 기다린 것인지
원점은 원점으로 연결된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수은등 아래 떨고 있다
날아갈 방향을 잃고
오늘 밤 머물 곳을 찾는다

짙은 갈색 언어가
찻잔 위로 떨어지고
정지된 불빛이
우리 가슴 안을 비추면
먼 곳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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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으로 등대를 켜요

이제 떠나요
우리들만의 세계로
그곳에서는
당신과 내가
밤하늘을 수놓을 거예요
다정한 밀어로
사랑의 숨결로

서로를 봐요
우리들만의 눈빛으로
등대가 켜질 거예요
고깃배를 안내하고
삶을 잉태할 거예요

떠나지 말아요
어떤 유혹이 있어도
어떤 위험이 닥쳐도
내게
창이 되어 주어요
방패가 되어 주어요

눈물을 잊어요
여기까지 왔잖아요
내가 당신 속에
당신이 내 속에
뒤섞여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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