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덕 변호사의 문화산책

깊을수록 진해지고

그리움이 눈송이처럼 내리면
나는 겨울을 붙들고 있다
차가운 바닥에서
그리움에 매달려 운다

그리울 줄 알았더라면
그리움이 사무쳐
가슴이 터질 줄 알았더라면
그 정을 불에 던지지 않았으련만

상처가 깊을수록
그리움은 진해지고
눈물이 흐를수록
빛은 그림자가 된다

맺을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짙은 그리움은
갈 길을 잃어버린 채
겨울 앞에서 울고 있다
비에 젖은 나뭇잎을 쓸어안고
그리움이 신음하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가을에는 파란 하늘을 보자
가슴 속에 따뜻한 마음을 품자

이제 모든 것을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우리의 만남은
낯선 도시의 가로등 밑에서
서로의 슬픔을 껴안으며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촛불이 켜졌어요

찬란한 사랑의 파편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져
신음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며
사랑이라는 이름을 새겼어요

이제 모든 것을
서로에게 맡겨요
시련의 강이 우리를 바라보더라도 
서로의 품이 따뜻한 것임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사랑이 운명을 극복할 때
운명도 사랑을 껴안는 거예요

사랑은 혼자 울고

밤이 깊었어요
사랑이 울고 있네요
밤이 새도록
별처럼 빛나면서
겨울을 지새고 있어요

들에는 봄이 오지만
사랑은 깨어날 줄 모르고
가냘픈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낙엽이 지고
쓸쓸한 바람이 불면
삭막한 초원에
눈이 내릴 거예요

눈 위를 뒹굴며
사랑의 상처로
붉은 선을 그어도
우리는
에덴의 동쪽에 머물 거예요

사랑은 운명을 껴안는다

이제 어쩌면 좋아요
당신에게 너무 정이 들었어요
이토록 깊어질 줄을
내 마음을 잃어버릴 줄은
정말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달랐을 거예요
온 마음을 주지 않고
그렇게 가까이 가지 않았을 거예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예요
서로가 좋아서
서로에게 이끌려서
여기까지 온 것이니까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상처 때문에 신음하면서
사랑에 끌려왔어요

사랑이란 모진 거예요
이성을 마비시키고
어쩌지 못하게 만드는
신비한 마력을 가진 괴물이예요
그 사랑 때문에
손가락질을 받고
돌팔매를 맞아도
기꺼이 다가갈 거예요
운명이 우리를 이끌었듯이
우리는 사랑을 이끌 거예요

밤이 깊었어요
사랑이 울고 있네요
밤이 새도록
별처럼 빛나면서
겨울을 지새고 있어요
들에는 봄이 오지만
사랑은 깨어날 줄 모르고
가냘픈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낙엽이 지고
쓸쓸한 바람이 불면
삭막한 초원에
눈이 내릴 거예요
눈 위를 뒹굴며
사랑의 상처로
붉은 선을 그어도
우리는
에덴의 동쪽에 머물 거예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우리의 만남은
낯선 도시의 가로등 밑에서
서로의 슬픔을 껴안으며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촛불이 켜졌어요
찬란한 사랑의 파편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져
신음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며
사랑이라는 이름을 새겼어요

이제 모든 것을
서로에게 맡겨요
시련의 강이 우리를 경멸하더라도 
서로의 품이 따뜻한 것임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사랑이 운명을 극복할 때
운명은 사랑을 껴안을 거예요

인생은 언제나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힘들 때 좌절하지 않는 게 
참된 삶의 자세다

사랑을 정과 혼동하지 마라
정들면 계속 가는 거지
사랑 때문에 가는 건 아니다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실망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라 
우리도 그들을 실망시키기 때문이다

사랑을 정과 혼동하지 마라
정들면 계속 가는 거지
사랑 때문에 가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추상적인 조언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마라

창밖으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
가을은 깊어가고
커피의 향은 더 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