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97)
영미는 일단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로 했다. 부모님 때문에 지금은 절대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여기 저기 원서를 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정성껏 만들었다.
김 과장에게 부탁을 해서 눈에 확 띄게끔 자기소개서를 화려하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여기 저기서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맹 사장에게 계속 사정을 했다. 예전처럼 다시 돌아와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맹 사장은 선뜻 노여움을 풀지 않았다. 그러면서 무슨 연유에서인지 요즈음 맹 사장은 다른 여자들도 만나지 않는 것같았다. 영미에게 남다른 정을 느꼈던 것인지, 이상하게 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맹 사장은 갑자기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 유럽 거래처와 중요한 협상을 하기 위해 프랑스로 7일간의 장기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맹 사장은 출장자 명단에 영미를 집어넣었다. 영미는 입장이 곤란하게 되었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댔지만 사장은 요지부동이었다. 맹 사장도 요새 몸이 극도로 나빠졌지만, 회사를 위해 이를 악물고 참고 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퇴근하면 집으로 간호사를 불러서 링케루 주사를 맞고 있었다. 그러면서 영미에게도 원하면 링케루를 맞도록 간호사를 원룸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맹 사장 입장에서도 영미는 다른 여자와 달라서 속궁합이 제대로 맞았기 때문이었다. 영미는 김 과장을 만나 상의를 했다.
“절대로 따라가지 마요. 그냥 사표를 던지고 회사에 출근하지 말아요. 이번에 따라가면 절대로 그 사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요.”
“하지만 이런 직장을 어디서 구해요. 이 정도 월급을 주는 데가 없을 거예요. 그리고 꼭 육체관계를 계속해서 원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출장 가더라도 제가 응하지 않으면 돼요. 그리고 같이 가는 일행이 있는데, 사장님이 저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김 과장은 더 이상 강요할 수 없었다. 영미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기도 어려웠고, 영미를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책임지는 것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미는 하는 수 없이 사장을 따라 프랑스로 출장을 갔다. 사장과 영미, 최 상무, 정 과장 이렇게 모두 네 사람이 비행기를 탔다. 사장은 비즈니스석을 두 개 끊어서 자신과 영미를 데리고 탔다. 최 상무와 정 과장은 이코노미를 타도록 했다.
그러면서 영미는 여자고 몸이 약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타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최 상무와 정 과장은 입이 튀어나왔다.
아직 영미가 맹 사장의 애인인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사장이 갑자기 페미니스트가 된 것은 나이가 들었고, 우리나라에 여자 대통령, 여자 국무총리까지 나왔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운명 (199) (0) | 2019.06.17 |
---|---|
작은 운명 (198) (0) | 2019.06.16 |
작은 운명 (196) (0) | 2019.06.16 |
작은 운명 (195) (0) | 2019.06.16 |
작은 운명 (194) (0) | 2019.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