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4-19

“친구분은 얼마를 요구하는 거지요?”
“친구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 한 3천 정도는 줘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뭐라고요! 3천이라고 했어요? 지금. 3백이 아니라 3천만 원을 달라는 겁니
까?”

“아니 제 친구가 강간을 당해서 가정도 파탄나게 생겼고, 아파서 병원도 다
니고 있잖아요? 그리고 요새 강간범이 얼마나 무섭게 처벌되는지 모르세요? 
애엄마를 강간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만들었는데, 3천이 많다는 말이예
요? 그럼 그만 두세요. 내일 고소할 테니까. 친구는 이미 변호사를 선임해서 
고소준비를 다해놓았어요. 끊을 게요.”

상대 여자는 사정 없이, 아주 냉정하게 사무적으로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명훈 엄마는 정신이 빠짝 나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 여자는 다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명훈 엄마는 급히 고등학교 친구로서 
법대 교수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를 만나자고 했다.

“아니 세상에 이런 꽃뱀들 봤나! 정말 너무한 것 아니니? 이게 강간이 되는 
거야?‘

“글세 명훈이 말이 증명이 되면 강간이 아닐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나야 
학교에서 강의만 하니까 실제 수사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몰라. 하
지만 고소를 당하면 골치 아플텐데 어쩌지?”

“글세 명훈이 한 짓이 기껏해봤자 미수에 그친 것인데 그걸 가지고 얼마나 
처벌하겠어? 그 여자들은 완전히 날강도야. 유부녀가 애도 있는데 40이나 돼
서 어린 아이들 노는 클럽에 와서 술을 처먹고 모텔까지 따라가서 강간 당했
다고 돈이나 뜯어내는데 이렇게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있나? 정 안되면 그 여
자 남편을 찾아가서 마누라 단속 잘 하라고 말을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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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8

명훈 엄마 역시 보통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에
는 어떤 사람이 명훈 엄마가 운영하는 약국에 와서 약사 아닌 사람이 약을 
판매했다는 내용으로 보건소에 신고를 했다.

약국에서 근무하는 보조자가 약을 파는 것을 사진을 몰래 찍어 신고한 것이
었다. 그래서 보건소에서 조사가 나왔고, 경찰에 고발되어 벌금을 받게 되었
다. 약사에 대해서는 면허정지처분까지 떨어졌다.

어떤 사람이 명훈 엄마 약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여 몰래카메라로 동영상까
지 찍어 약사 아닌 사람이 약을 판매한 장면을 찍어 고발한 것이었다.

아마 부근에 있는 경쟁관계에 있는 약국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그 부
근 약국들에 대해 비약사의 약판매행위를 계속해서 감시하고 증거를 잡아서 
고발하는 것같았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병원에서 가지고 온 처방전의 
경우에는 절대로 약사 아닌 사람이 조제하지는 않는다.

처방전 없이 사러 온 일반 약의 경우 약사가 바쁘면 비약사인 총무 같은 사
람이 간단하게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약점 잡아 고발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약점이 있으면 언제 누가 어떤 방법으로 그 약점을 잡아
서 고발을 할지 모르는 세상이다.

“명훈 엄마 되시죠? 지난 번 뵈었던 강간사건 피해자 친구입니다. 제 친구
가 병원에서 상해진단서를 떼어서 경찰서에 고소를 한다고 해요. 어떻게 해
결할 의사는 없으신 거지요? 제가 중간에서 좋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
아 말씀드리는 거예요. 제 친구는 그 일로 병원에도 다니고 있고, 또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어요. 그런데 경찰에 고소를 하게 되면 혹시 남편이 알게 될
까봐 망설이고 있는데 피해가 너무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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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7

그런 뉴스에 접하면서 정 사장은 ‘왜 저렇게 약해질까? 조사 받고 징역 살
면 되지, 왜 죽을까? 죽으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갔다. '오죽 했으면 죽고 싶었을까? 검찰 수사가 얼마
나 두려웠을까? 그리고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배신감, 증오심 때문에 견딜 
수 없었을 거야?'

정 사장은 TV 채널을 돌렸다. 개그 프로를 재방송하고 있었다. 그전에는 개
르 프로를 자주 보았다. 지금은 개그하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였다 저런 것을 
보고 웃고 있는 방청객들도 한심해 보였다.

‘세상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데, 저런 말장난이나 하고들 있고, 그걸 보러 
녹화현장까지 앉아 있을까?’ 채널을 계속 돌려도 모두 한심한 프로들뿐이었
다. 실화라고 사건에 관한 프로도 듣기 싫었다. TV를 껐다.

라디오 방송을 켰다. 구성진 노래가 들려왔다.
<이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
몽중에 또 다시 꿈같도다>

노래는 정 사장 가슴 속에 깊이 박히고 있었다. 슬펐다. 아팠다. 노래 제목
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옆에 있는 성경을 펴니 이런 구절이 눈에 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
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
아가고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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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6

변호사는 남의 일이기 때문에 정 사장처럼 크게 걱정도 하지 않는다. 먼저 
정 사장에게 전화를 해오는 일도 없다. 꼭 정 사장이 먼저 전화하고 찾아가
야 그제서야 비로소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세상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었다. 외로웠다 그렇다고 형제들에게 말을 해
봤자, 창피하기만 하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남자의 바
깥 생활, 사업, 대외관계는 언제나 이렇다. 

모든 것이 자신의 어깨에 지고 있는 짐이다. 자기만의 삶의 지게에 올려져있
는 무거움이다. 점점 공황상태가 되면서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자신감을 잃
게 된다. 

우울증세도 나타날 것이고, 대인기피증세도 나타날 것이다. 잘못하면 자살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TV를 켰다. 그리고 술을 찾았다. 그동안 집에서는 담배
를 피지 않았는데, 하는 수 없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지금의 공황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런 것밖에 없었다. 자신의 육체를 마
비시키고, 정신을 둔화시키는 것이 유일했다. 술기운이 올라오자 약간 몽롱
해졌다. TV에서는 어떤 현직 검사가 투신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현직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
로 조사를 받는 중압감과 수치심, 억울함 때문에 투신해서 병원으로 옮겨졌
으나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정 사장은 왜 저런 자살사건이 일어나는지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전
에는 뉴스에 피의자가 자살했다고 해도 남의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대기업 회장도 자살하고, 도지사도 자살하고, 공무원도 자살하고, 경찰관도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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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5

정 사장은 파김치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공황상태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검찰에 의해서 구속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변호사도 특별한 대책을 세워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상대방과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일체 연락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동해주식회사 사장도 전혀 협조를 하지 않고 있고, 뇌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시청 공무원에 대한 조사도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회사 비자금을 5억 원 만들어 사용했다는 부분도 검찰에서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속이 무서워서 도망갈 수도 없다.

도주하면 곧 바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위험이 있다. 증거를 인멸한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주 외국으로 피해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러면 회사는 부도난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 사건 수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밤에 잠도 못자고,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면 모든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자신은 구속되어 징역을 몇 년 살고, 회사는 부도나고, 신문에 나면 명예는 추락한다. 앞으로 관청 일은 더 이상 볼 수도 없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이 너무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이었다.

너무 억울했다. 고생해서 이제 잘 살 수 있는 때가 되었는데, 놀지도 못하고, 악착같이 일을 했는데, 너무 억울했다. 이럴 때는 아무하고도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심지어 부인과도 자꾸 말하기 싫었다. 걱정해봤자 부인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변호사도 돈을 많이 주고 선임했지만, 별로 도움도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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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4

리베이트라 함은 이 사건에서처럼 어떤 회사에 공사를 맡기고 공사대금을 20억 원으로 과다책정한다. 그리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한다.

공사를 맡은 업자는 부풀려진 공사대금 20억 원 가운데 실제 자기가 받아야 할 금액인 18억 원은 진정한 공사대금으로 받아 쓰고, 처음부터 돌려주기로 약정했던 2억 원은 이른바 리베이트 명목으로 공사를 맡긴 회사에 현금으로 돌려준다. 그리고 이에 대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다.

그러면 공사를 맡긴 회사에서는 2억 원을 대표이사 개인 통장으로 받아 개인이 사용한다. 이것은 회사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며, 법인에 대한 업무상횡령죄가 되고, 탈세가 된다.

정사장은 동해주식회사로부터 2억 원을 개인통장으로 받았던 것인데, 리베이트를 받은 객관적인 증거가 드러났기 때문에 다시 돌려주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검사는 5시간에 걸쳐 대질조사를 하면서 집요하게 파고 들었지만, 정사장은 끝내 범죄사실을 부인했다. 시청 공무원과의 대질조사도 이루어졌다. 그리고 법인 자금으로 애인 오피스텔을 얻어 준 부분도 심하게 추궁받았다. 다시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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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3

서로의 주장이 너무 다르면 검사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두 사람을 동시에 심리테스트를 하면 진실반응과 허위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수사에 참고자료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거짓말탐지기 측정은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 당사자가 거짓말탐지기 측정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더 이상 강요하지 못한다.

“동해주식회사 사장은 정상석 사장이 하청을 주고, 하청대금 중 2억 원을 리베이트로 돌려받았고, 그에 대한 증거로 은행송금자료를 제출하고 있는데 정사장은 왜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는가요?”

“제가 부인하는 게 아닙니다. 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그것은 거래업체로서 일시 빌려 쓴 것이고, 나중에 2억 원을 모두 돌려주었습니다. 돈은 일부 자기앞수료로 주고, 나머지는 5만 원 현금을 주었습니다. 지금 증거자료를 찾고 있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닙니다. 저는 정 사장이 하청을 주면서 처음부터 2억 원의 리베이트를 하청대금에서 떼어서 돌려달라고 해서 통장으로 보내 준 것입니다. 그후 정사장이 저에게 반환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정 사장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 사장은 동해 사장이 리베이트 준 사실을 검찰에 신고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왜 저런 진술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앞으로도 동해주식회사와 거래를 하려고 하고 있었고, 리베이트야 업계의 당연한 관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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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2

그러면서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을 참고인에게 ‘피의자가 진술한 이 부분의 진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실은 어떠한가?’를 질문하는 것이다. 그러면 참고인이 그에 대해 진술을 한다.

‘피의자가 하는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는 이렇게 된 것이다. 그에 대한 증거는 이런 것이 있다.’라는 식으로 진술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검사는 피의자와 참고인의 진술을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상에, 각각 진술자를 표시하고 진술내용을 기재하는 것이다.

대질조사의 목적은 서로의 주장이 다를 때 두 사람을 동시에 조사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다.

특히 고소사건에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동시에 조사함으로써 피의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하는 것이다. 많은 사건에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은 대질조사를 하면 100% 상반되는 내용의 진술을 한다.

그러면서 서로 상대방을 거짓말한다고 주장하고 비난한다. 먼저 피고소인이 말한다. “고소인 저 여자는 입만 떼면 거짓말하는 사람이예요. 악질이예요. 검사님 믿지 마세요. 저는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아요.”

이에 대해 고소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뭐라고! 검사님. 저 여자는 숨만 쉬면 거짓말이 저절로 나와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얼마나 거짓말만 하고 사기를 치고 다니는지, 정말 무서운 여자예요. 내가 사기를 당한 피해자인데 왜 거짓말을 해요?”

이런 식이다. 뇌물사건에서 대질조사하는 것은 공무원은 돈을 절대로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뇌물을 준 업자는 돈을 주었다고 하니까 두 사람을 동시에 조사해서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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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1

“그런데, 그 아이 정말 내 아이는 맞는 거야? 나는 몇 번 안 했잖아? 우리 엄마 얘기로는 자기가 다른 남자와 동거도 하고, 낙태수술도 여러 번 했다고 그러던데. 내 애기도 아니라고 그랬어.”

“그건 엄마가 거짓말로 나를 떼어버리려고 거짓말 하는 거야. 믿지 마. 나는 동거도 안했고, 낙태도 안했어. 나는 자기가 첫사랑이고, 처음 섹스를 한 거야. 아이도 처음 생긴 거고. 나는 성당에 다니기 때문에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아. 병원에 가서 같이 확인시켜 줄게. 내가 처녀로서 자기와 첫 섹스를 했다는 사실과 이번이 첫 번째 임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줄 수 있어.”

“정말 내가 첫 번째 남자고 내 아이가 맞다면 내가 책임져야 해.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자기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명훈은 갑자기 은영의 말이 사실로 여겨졌고,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술에 취했지만, 은영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어린 나이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생각이 문득 이상한 정을 느끼게 한 것 같았다.

“오빠 내 말을 믿어. 그리고 모든 여건을 초월해서 우리 사랑하면서 잘 살면 좋겠어. 내가 잘 할게.”

명훈 아빠는 다시 검사실로 출석했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들어갔다. 검사는 다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고지했다.

그리고 제1회 조사받은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설명해 준 다음,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동해주식회사 박국경 사장을 들어오게 해서 대질조사를 시작했다.

대질조사(對質調査)라 함은 검사가 피의자와 참고인을 동시에 앉혀놓고 조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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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진 운명 4-10

명훈은 은영을 데리고 맥주집으로 갔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은영에게 물었다.
“지금 나 사랑하는 거야?”

“응, 오빠, 많이 사랑해. 오빠만 사랑해. 나 버리지 마! 정말 잘 할게. 아이도 잘 자라고 있어. 오빠 닮은 아이 낳아 똑똑하게 잘 키울게.”

“근데,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듣고, 나를 괴롭히지 말아야 할 거 아냐? 지금 나는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어. 엄마 아빠는 매일 이 문제로 싸우고, 나보고 나가서 죽으라고 해. 그러니까 일단 아이를 떼어버리고 우리 차분하게 사랑하면 안 될까? 내가 책임질게.”

“오빠, 그런데 내가 오빠를 어떻게 믿어. 그동안 나를 못본척하고 버렸었잖아? 그럼 아이를 수술할테니 혼인신고만 해줘. 그러면 내가 믿을 수 있잖아? 제발 부탁이야. 나도 오빠를 괴롭히고 싶지 않아.”

“아니, 어떻게 지금 학생인데 혼인신고를 해. 그게 무엇 때문에 급해. 사랑은 그냥 믿는 거지. 사람을 못믿고 의심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했어. 어떤 책에서 읽었어. 나는 그 말을 믿어. 원치 않는 아이를 몰래 임신하고 일방적으로 낳겠다고 하는 건 나쁜 거야? 그러니까 우리 수술하고 앞으로 서로 믿고 잘 지내. 부탁이야.”

“그럼 수술하면, 나를 사랑하고 버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내가 믿게 해줄 방법을 찾아봐. 내가 생각해 볼게.”
“응 알았어.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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