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

별이 빛나는 밤
끝없이 펼쳐진 설원에서
너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너는 그곳에 없다
네가 남긴 언어만
눈 위에서 쓸쓸히 뒹굴고 있다

그것은 슬픈 흔적이었다
견딜 수 없는 삶의 무게 때문에
너는 떠났고
가슴 아픈 사연들이
응어리진 채 한을 남기고
사랑마저 연기처럼 사라진
그 자리에 나는 홀로 서있다

물안개 피는 호숫가에서
겨울의 편지를 읽는다
눈보라처럼 밀려오는
너를 향한 그리움
온몸을 떨면서
허공을 바라본다

눈이 쏟아지고
눈물이 쏟아지고
그리움을 껴안은 채 잠이 든다

어이 하란 말인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
내 모든 것을 주었는데

이미 하나가 되어버린 후에
하나의 반쪽만이 남아
무엇을 어쩌란 말인가

겨울이 길을 떠난다
스스로 깔아놓은 하얀 길을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사랑이 몸부림친다

겨울을 따라 왔다가
겨울을 따라 가버린 사랑이
슬픈 흔적을 남기는 겨울밤에는
설화(雪花)의 향기에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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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온다

네가 다가오고 있다
바람을 타고
파도를 타고
내게로 온다

눈을 감고 너를 기다린다
네가 부는 바람
일으키는 파도를
밤새 느끼며
한숨도 자지 못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는 작은 배를 타고
폭풍을 마주하며
넓은 바다로 향한다

작은 그리움이 쌓여
거대한 탑을 만든다
조금씩 파고 들어간 곳에
깊은 동굴이 놓여졌다

우리만의 것을 찾아 나섰던
시간들이 길가에 흩어져있다
들풀 속에는 잊혀졌던 기억들이
다시 되살아난다

너에게 기댄 채
겨울을 보낸다
너는 아픔이었지만
한없는 슬픔이었지만
이제는 내 곁에 서서
빛과 그림자처럼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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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

노란 은행잎들이 방황하고 있다
한 동안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곁에서 서성거리고 있다가
그 무엇을 응시한다

사랑의 흔적이 얼룩진 곳에
희미하게 씌여진 이름
한 때 원 없이 불렀던 너
가을에 덮혀
이제는 진한 색으로 선명해졌다

같이 가는 거야
껴안는 건 위로하는 거야
손을 잡는 건 격려하는 거야
동행의 의미는
언제나 가슴 속에 있는 거야
그래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거야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게 아냐
일정한 거리가 필요해
그래야 편한 거지
붙어있으면 움직일 수 없잖아
마음이 같으면 돼
같은 색깔로 물드는 거야

우리의 언어는 곧 익숙해질 거야
사투리는 사랑에 녹아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거야
몸의 소리는 밀착의 의미가 있어
사랑은 소리를 내고
음성을 제압하는 거야

한 동안 눈빛으로만 말해야 해
빛은 침투하니까
오직 진실만을 담고 있어
의심하지 마
불안해 하지 마
사랑의 소리, 언어, 빛
그 안에서 하나를 찾아
진실을 껴안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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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사랑

꿈속에서 꽃을 보다가
문득 깨어난 것은
당신을 생각하고 싶어서였어요
더 생생하게 얼굴을 떠올리려고
끝내 커튼을 올리지 않았어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채
당신을 껴안고 있었어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당신은
눈물을 흘리며
꿈속에서 사라졌어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당신의 미소를 떠올려요
호숫가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당신이 타준 것으로 믿었어요
그때 사라지는 안개 속으로
당신의 따뜻한 촉감도 사라졌어요

사랑한다는 건
운명이라고 믿어요

뜨거웠던 태양은
황량한 사막 위에서
삶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
깨우쳐 주지만
가냘픈 당신의 모습은
낯선 도시의 한복판에서도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가슴에 새겨주고 있어요

다시 내 가슴의 등불을 켜고
밤을 맞이할래요
내 영혼의 움직임을 따라
당신이 함께 해 준 흔적들이
파도처럼 따라왔어요
이젠 보이지 않는 꿈을 꾸어요
꿈속에서 당신은 꽃 대신
내 곁에 있어 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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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에 서있어도

숲속의 아침은 고요했다
낙엽은 곳곳에 쌓여 있고
간밤에 내린 눈은
하얀 솜처럼 우리를 감싼다
아주 작은 새가 햇살을 맞으며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사랑의 갈증을 느낀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면서도 아프다
너와 똑 같은 느낌을 가져도
건널 수 없는 다리 앞에서
우리는 신음한다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간다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은 변형되며 소멸된다
참기 어려운 분노를 느끼면서도
우리는 태양을 본다

사랑이 비틀거리며
나무처럼 비탈에 서있다
술에 취한 사랑이 중얼거린다
너는 내 사람이라고
긴 고뇌의 시간 끝에
사랑은 달빛에 물들어
신음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추억으로만 기억된다
너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곳에서
작은 심장소리만 들려주고 있다

사랑은 보이지 않아도
잡을 수 없어도
사랑으로 남는다

우리가 숲 속에서 만든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하며
영원히 두 가슴 속에
아름다운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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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꽃

별이 빛나는 밤
끝없이 펼쳐진 설원에서
너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너는 그곳에 없다
네가 남긴 언어만
눈 위에서 쓸쓸히 뒹굴고 있다

그것은 슬픈 흔적이었다
견딜 수 없는 삶의 무게 때문에
너는 떠났고
가슴 아픈 사연들이
응어리진 채 한을 남기고
사랑마저 연기처럼 사라진
그 자리에 나는 홀로 서있다

물안개 피는 호숫가에서
겨울의 편지를 읽는다
눈보라처럼 밀려오는
너를 향한 그리움
온몸을 떨면서
허공을 바라본다
눈이 쏟아지고
눈물이 쏟아지고
그리움을 껴안은 채 잠이 든다

어이 하란 말인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
내 모든 것을 주었는데
이미 하나가 되어버린 후에
하나의 반쪽만이 남아
무엇을 어쩌란 말인가

겨울이 길을 떠난다
스스로 깔아놓은 하얀 길을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사랑이 몸부림친다
겨울을 따라 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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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형벌

이제 사랑은 없다
사랑 받을 수 없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한낱 슬픈 사슴일 수밖에

더 이상 사랑을 말하지 말자
그토록 함께 느끼고 나누었던
긴 여로의 종점에서는

서로의 따뜻함이 쌓였던
애틋한 탑과
저 혼자 깊어만 갔던
애증의 강
그곳에서 우리는
사랑이 만든 지옥을 본다

암벽에 묶이고 유황에 타는
천형을 받을지라도
서로의 시선을 놓치지 말자
지옥에서도 함께 하는 운명

아~아! 사랑의 형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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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온다

네가 다가오고 있다
바람을 타고
파도를 타고
내게로 온다

눈을 감고 너를 기다린다
네가 부는 바람
일으키는 파도를
밤새 느끼며
한숨도 자지 못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는 작은 배를 타고
폭풍을 마주하며
넓은 바다로 향한다

작은 그리움이 쌓여
거대한 탑을 만든다
조금씩 파고 들어간 곳에
깊은 동굴이 놓여졌다

우리만의 것을 찾아 나섰던
시간들이 길가에 흩어져있다
들풀 속에는 잊혀졌던 기억들이
다시 되살아난다

너에게 기댄 채
겨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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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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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덮혀
이제는 진한 색으로 선명해졌다

같이 가는 거야
껴안는 건 위로하는 거야
손을 잡는 건 격려하는 거야
동행의 의미는
언제나 가슴 속에 있는 거야
그래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거야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게 아냐
일정한 거리가 필요해
그래야 편한 거지
붙어있으면 움직일 수 없잖아
마음이 같으면 돼
같은 색깔로 물드는 거야

우리의 언어는 곧 익숙해질 거야
사투리는 사랑에 녹아
더 이상 들리지 않을 거야
몸의 소리는 밀착의 의미가 있어
사랑은 소리를 내고
음성을 제압하는 거야

한 동안 눈빛으로만 말해야 해
빛은 침투하니까
오직 진실만을 담고 있어
의심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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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새

겨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창가에 눈이 내리고
겨울 새 한 마리가 앉는다

한 동안 너 때문에 힘들었다
어떤 촉감도 느낄 수 없었다
아무리 다가가도
너는 제 자리에서 맴돌고 있을 뿐
우리 사이의 거리는 여전했다

밤새 눈처럼 녹았다
너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망각했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에
나는 너를 믿고
깊은 잠에 빠졌다

꿈 속에서도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는 눈이 쌓인 계곡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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