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빗소리를 들으며
먼 곳으로 꿈속의 여행을 떠난다

맨 처음 너의 손을 잡고
한동안 떨고 있었던 시간
그때 빗방울이 떨어졌다
빗방울에 따라
피아노 선율도 파도치고 있었다

비가 그치면서
사랑은 지쳐 나뒹굴었다
낙엽처럼 빛을 바랜 채
사랑은 스스로 존재를 부정했다
길 위에 허망과 눈물이 뿌려졌다

다시 부서진 조각들을 주워 담아
작은 사랑의 탑을 쌓으면서
서로는 그 의미를 찾지 못하고
찾으려는 마음도 없이
함께 길을 걷는다

그것이 곧 끝날 길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동행에 동의한다
깊어가는 가을에
빗물의 촉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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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으로 내리는 비

아무도 알지 못하는 길을
혼자 걷고 있어요
사랑에 이끌려
앞이 보이지 않는 곳을
가시에 찔려 피 흘리고
눈물의 호수를 건너며
말없이 걷고 있어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시작된 만남은
작은 계곡의 물줄기에서
폭포가 되어 쏟아졌어요
세찬 물소리에 몸을 떨면서
당신을 보고 있어요

함께 했던 시간만큼
돌아가는 길은 멀고
아픈 추억들은
비에 젖은 낙엽이 되어
붉은 상처를 뿌리고 있네요

아무리 걸어도
찔레꽃 향기는 멈춰있고
슬픈 미소는 구름에 가린 채
오늘 밤에는 비가 내려요
당신 없는 이 밤에는
가슴 속으로 비가 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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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수 없는 건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아
더 가까이 와
그리고 숨을 멈춰
저 앞에 붉은 색을 봐
그게 사랑인 거야
불타는 인연인 거야

커피를 마시면서 나를 봐
진한 그리움이 흐르고 있어
손은 붙잡지 않아도 돼
가슴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가는 줄 위로
뜨거운 떨림이 전해지잖아

몽마르뜨 언덕에서 서서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어
삶을 부정하는 건 아냐
단지 네가 없어
너의 부재와 나의 부존재를 혼동했던 거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어
까마득하게 잊었던 시간
네 심장을 느꼈던 밤
무언의 침묵이 끝은 아니었어

같은 길을 걸었던 거야
너의 그림자를 쫓아
가시밭길을 헤맸던 것은
사랑이 찢어졌기 때문이었어

뻥 뚫린 구멍에서 찾은 건
아무 것도 아니었어
천정에서 샌 물 때문에
눈물이 맺힌 것도 아니었어
이룰 수 없는 건 똑 같아
깨지든가 빈 껍데기를 잡고 있든가
손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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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 Sonata>

LoLa & Hauser가 연주하는
Moonlight Sonata를 듣는다.
만추(晩秋)의 은은함이 가을색을 따라 울려퍼진다.
너무 완벽한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
차라리 눈물이 흘러야 한다.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예쁘게 물이 들었다해도
낙엽은 낙엽이다.

아무리 사랑했다고 해도
한 여름밤의 꿈이다.
사랑 때문에 아무리 울었다 해도
메마른 눈물은 빗물일 뿐이다.

선율을 따라 가을이 흐른다.
사랑의 아픔이 멈추고
사랑의 슬픔이 정지한다.

구름에 가렸던 달빛에 눈이 부시다.
가슴과 가슴을 이어주는 선
파도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새하얀 물거품에 남은 건
빨간 빛
네가 뿌린 사랑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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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소나타

달빛이 비취는 백색 건반 위에서
너의 가냘픈 손길이 펼쳐진다

우리는 눈을 감고
선율을 따라 가을여행을 한다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에서 정지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일까

너의 몸짓으로
내 가슴은 찢어지고
너의 침묵으로
내 청춘은 산산조각이 났으니
하여 사랑은 불꽃이어라
얼음같은 눈꽃이어라

강물에 잠겼던 달이
아주 선명한 빛으로 떠오른다
차가운 눈물을 떨어뜨리며
내 가슴을 쥐어짜는 소리
지금 이 시간
사랑은 차라리 침묵이어야 한다
네가 없는 빈자리에
물안개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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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된 아픔

어디에서 만났던 것일까
낯선 만남 가운데
서로에게 다가갔고
가냘픈 떨림속에서
작은 싹은 솟아났다

사랑은 아픔으로 잉태된다
왜 그렇게 많은 날들을
힘들게 보냈던가
무엇 때문에 좋아하면서도
서로에게 슬픔을 주었던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진 고문을 했다

죽고 싶을 만큼 사랑했다
너를 향한 길은
험한 가시밭이었지만
나는 목숨 보다 더
너를 사랑했다
사랑이 단절된 시간
그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그래도 사랑 없이는 못 산다
너를 향한 강렬한 빛은
삶의 어둠을 밝혀주었다
너로 인해 멍든 가슴이지만
너의 이름을 잊어버리면
나의 존재는 소멸되리라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나는
너의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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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는 길

그것을 길이라고 했다
사랑을 찾아 나선
낯선 길에서
우연히 너를 만났다

그곳에서
부드러운 눈빛에 끌려
너에게 다가갔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채
너와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그곳에 머물렀다
더 이상 갈림길이 없기를 바라며
삶의 헛된 욕망을 거부했다

사랑의 길은
앞을 보지 않았다
뒤를 보지도 않았다
오직 한곳을 바라보았다

낙엽이 가득 쌓였을 때
사랑은 길을 잃었다
사랑을 잃은 내가
서있는 곳은 길이 아니었다

상처 때문에 쓰러져 있던
길을 떠난다
네가 없는 길은 길이 아니다
다시 똑 같은 너를 찾으러
새로운 길을 떠나려 한다
별빛이 길 위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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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물

오늘 밤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요
비를 맞으며
당신의 눈을 떠올렸어요

사랑 때문에
당신이 흘린 눈물을
내 가슴에 담았어요
그 눈물의 무게가
가슴을 짓누르고 있네요

우리의 눈물이 쌓여
강물을 이루면
우린 더 이상
사랑의 강을
건널 수 없을 거예요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요
우리 사랑이
몸부림치고 있는 곳에서
비에 젖은 채
밤을 지새우고 있어야 하나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슬픔은 빗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리고
가로등 불빛에 얼굴이 시리면
다시 당신의 이름을 부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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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도

우리가 사랑하는 건
운명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사랑은 결코 쉽게 만날 수 없다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다

진정한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온다
꼼짝하지 못하도록
두 사람을 함께 묶어놓는다
나는 너에게 묶이고
너는 나에게 묶인다

사랑의 사슬의 고통을 아는가?
결박되어 피흘리고 몸이 찢기는
처참한 시간 속에서도
우리의 영혼은 갈구한다
사랑이 주는 이상한 매임과 짜릿한 자극을!

진정한 사랑은 아픔이다
아프지 않다면 애당초 사랑이 아니었거나
더 이상 사랑이 아니다

봄꽃이 화사한 어젯밤
아픈 사랑이 꿈속에서 찾아왔다.
비록 꿈이었지만
꿈속에서 사랑을 붙잡고 통곡했다.
떠나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사랑은,
꿈속의 사랑은
무정하게 떠났다.
어디로 떠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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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에 서있어도

숲속의 아침은 고요했다
낙엽은 곳곳에 쌓여 있고
간밤에 내린 눈은
하얀 솜처럼 우리를 감싼다

아주 작은 새가 햇살을 맞으며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사랑의 갈증을 느낀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면서도 아프다
너와 똑 같은 느낌을 가져도
건널 수 없는 다리 앞에서
우리는 신음한다

사랑은 저 혼자 깊어간다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은 변형되며 소멸된다
참기 어려운 분노를 느끼면서도
우리는 태양을 본다

사랑이 비틀거리며
나무처럼 비탈에 서있다
술에 취한 사랑이 중얼거린다
너는 내 사람이라고
긴 고뇌의 시간 끝에
사랑은 달빛에 물들어
신음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추억으로만 기억된다
너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곳에서
작은 심장소리만 들려주고 있다

사랑은 보이지 않아도
잡을 수 없어도
사랑으로 남는다

우리가 숲 속에서 만든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하며
영원히 두 가슴 속에
아름다운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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